※ 이 영상은 2019년 4월 28일 방영된 [다큐 공감 - 산유화,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입니다.
▶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어느덧 겹벚꽃 가득한 4월도 막바지에 다 달았다.
그런데, 움푹이 패인 골짜기에 위치한 설천면의 봄은 이제야 시작인가보다.
달큼한 꽃향기가 넘실대고, 꽃가지 꺾어 건네는 나이든 사내가 해죽인다.
연분홍빛 진달래 품에 안은 여인이 부끄러운 듯 요리조리 도망쳐나간다.
만날 당시의 감정을 그대로 간직한 최희동 (78) 씨와 애교 많은 연상 김은화 (81) 씨다.
은화 씨는 경상남도 진해에서 신랑 얼굴도 모르고 시집을 와 결혼 생활을 시작했다.
얼굴은 몰랐지만, 행복하게 살리라 꿈꿨던 그녀 앞에 선 것은 수줍은 전라도 산골 청년이었다.
용기 내 건넨 인사 한마디, 답 없던 그 사내.
그저 내성적이구나 싶었고 그런 모습이 싫지만은 않았다.
어려서부터 청력이 안 좋았던 희동 씨는 사람이 어려웠다.
남들이 하는 말 못 알아듣고, 이야기도 못 하니 사람을 대하는 방법조차 알지 못했다.
학교에 다니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고, 가닥 나온 나무 잘라 아버지가 만들어 준 지게 메고 이 산, 저 산으로 나무하러 다니는 것이 인생의 전부인 줄만 알고 살았다.
지금은 산에 가면 언제 오나 오매불망 기다리는 54년 지기 단짝이 있어 흐뭇하다는 사내, 아직도 "각시"라 부르며 졸졸 따라다니는 사랑꾼 짝꿍이 있어 행복하다는 여인.
54년 전 봄날에도 당신은 예뻤고, 이번 봄에도 당신은 참 예쁘다.
▶ "그대가 좋아 산에서 사노라네“
80살이 다 돼가지만 희동 씨, 비탈지고 넓은 돌밭을 소와 함께 쟁기질을 하고 있다.
거친 호흡 몰아 내쉬며 있는 힘을 다해 소를 부리면, 아내 김은화 씨가 괭이질한다.
깊은 산골의 돌밭에서 서로 의지하며 삼 남매를 키워냈으니 눈만 봐도 서로 마음 알아채는 것은 기본이란다.
산은 꽃이 있어 아름답고, 꽃은 산이 있어 밝게 피어나듯 홀로 외롭게 살던 사내는 한 여인을 만나 ‘남편’이자 ‘아버지’가 되어 아름답게 흩날리는 꽃, 산유화가 되었다.
희고 곱던 두 노인의 손 닳고 닳아, 어느새 같이한 세월이 54년을 넘어가는데 아직까지도 남편이 하는 그 모든 장난과 농담이 그저 좋다는 아내.
길가에 분홍색 꽃잎이 소복이 떨어진다.
그렇게 벚꽃잎 진 자리에 철쭉이 돋아난다.
이윽고 버찌는 열릴 것이고 노랗게, 빨갛게 저마다 익어갈 것이다.
덜 익은 버찌는 신맛이 강하고, 잘 익은 버찌는 단내 가득 맛을 품어간다.
세상에 피어난 꽃의 아름다움을 누가 정할까
봐주는 이 없어도 홀로 피었다 지는 꽃들이 있어 무주 삼도봉의 골짜기는 아름다웠고 순하게 살아가는 노부부가 있어 설천의 봄은 더욱 향기로웠다.
#삼도봉 #단짝 #노부부
▶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어느덧 겹벚꽃 가득한 4월도 막바지에 다 달았다.
그런데, 움푹이 패인 골짜기에 위치한 설천면의 봄은 이제야 시작인가보다.
달큼한 꽃향기가 넘실대고, 꽃가지 꺾어 건네는 나이든 사내가 해죽인다.
연분홍빛 진달래 품에 안은 여인이 부끄러운 듯 요리조리 도망쳐나간다.
만날 당시의 감정을 그대로 간직한 최희동 (78) 씨와 애교 많은 연상 김은화 (81) 씨다.
은화 씨는 경상남도 진해에서 신랑 얼굴도 모르고 시집을 와 결혼 생활을 시작했다.
얼굴은 몰랐지만, 행복하게 살리라 꿈꿨던 그녀 앞에 선 것은 수줍은 전라도 산골 청년이었다.
용기 내 건넨 인사 한마디, 답 없던 그 사내.
그저 내성적이구나 싶었고 그런 모습이 싫지만은 않았다.
어려서부터 청력이 안 좋았던 희동 씨는 사람이 어려웠다.
남들이 하는 말 못 알아듣고, 이야기도 못 하니 사람을 대하는 방법조차 알지 못했다.
학교에 다니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고, 가닥 나온 나무 잘라 아버지가 만들어 준 지게 메고 이 산, 저 산으로 나무하러 다니는 것이 인생의 전부인 줄만 알고 살았다.
지금은 산에 가면 언제 오나 오매불망 기다리는 54년 지기 단짝이 있어 흐뭇하다는 사내, 아직도 "각시"라 부르며 졸졸 따라다니는 사랑꾼 짝꿍이 있어 행복하다는 여인.
54년 전 봄날에도 당신은 예뻤고, 이번 봄에도 당신은 참 예쁘다.
▶ "그대가 좋아 산에서 사노라네“
80살이 다 돼가지만 희동 씨, 비탈지고 넓은 돌밭을 소와 함께 쟁기질을 하고 있다.
거친 호흡 몰아 내쉬며 있는 힘을 다해 소를 부리면, 아내 김은화 씨가 괭이질한다.
깊은 산골의 돌밭에서 서로 의지하며 삼 남매를 키워냈으니 눈만 봐도 서로 마음 알아채는 것은 기본이란다.
산은 꽃이 있어 아름답고, 꽃은 산이 있어 밝게 피어나듯 홀로 외롭게 살던 사내는 한 여인을 만나 ‘남편’이자 ‘아버지’가 되어 아름답게 흩날리는 꽃, 산유화가 되었다.
희고 곱던 두 노인의 손 닳고 닳아, 어느새 같이한 세월이 54년을 넘어가는데 아직까지도 남편이 하는 그 모든 장난과 농담이 그저 좋다는 아내.
길가에 분홍색 꽃잎이 소복이 떨어진다.
그렇게 벚꽃잎 진 자리에 철쭉이 돋아난다.
이윽고 버찌는 열릴 것이고 노랗게, 빨갛게 저마다 익어갈 것이다.
덜 익은 버찌는 신맛이 강하고, 잘 익은 버찌는 단내 가득 맛을 품어간다.
세상에 피어난 꽃의 아름다움을 누가 정할까
봐주는 이 없어도 홀로 피었다 지는 꽃들이 있어 무주 삼도봉의 골짜기는 아름다웠고 순하게 살아가는 노부부가 있어 설천의 봄은 더욱 향기로웠다.
#삼도봉 #단짝 #노부부
- Category
- 다큐멘터리 - Documentary
- Tags
- KBS, 다큐멘터리, doc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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