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화와 산업화를 거치는 동안 숱한 변화를 겪으면서도 사라지지 않고
오롯이 남아있는 전통 농어업들은 선조들의 지혜와 경험이 고스란히 담겨
지역과 마을을 살리는 기회가 되고 있다 사라지지 않고 남아 주어 고마운 전통 농어업!
오랜 세월 손에서 손으로 이어지며 고집스럽게 지켜온 맛의 유산을 소개한다
■ ‘독살’을 아시나요? – 경기도 안산시 대부도
경기도 안산시 대부도 남쪽 끝 흘곶마을, 바닷물이 빠지고 갯벌이 드러나면 물속에 숨어있던 돌담이 모습을 드러낸다. 꽂게며 광어 망둑어 등 온갖 고기들을 가두어 놓은 이 돌담의 정체는 바로 독살! 해안에 돌을 쌓아 밀물이 되면 파도와 함께 고기가 들어왔다가 썰물이 되어 바닷물이 빠지면서 돌담에 남는 고기를 잡는 전통적인 방식이 독살어업이다. 이 마을에만 10여 개의 독살이 있었다는데 시화방조제가 생기면서 사라졌다가 10년 전 다시 복원했다고 한다.
소달구지 한가득 물고기와 해산물을 실어 나를 만큼 넉넉했던 갯벌은 여전히 흘곶마을 사람들에게 고마운 곳간이다. 꽃게를 쪄서 소금에 담가놓고 먹었던 소금꽃게찜과 안 좋아하는 사람 없이 모두 즐긴다는 말린망둑어구이와 말린망둑어찜.
옛이야기와 함께 향수를 자극하는 음식을 먹으니 배 타고 시집왔던 이야기부터 배 타고 학교에 갔던 이야기까지 술술 나온다. 바닷가 사람들만 안다는 나문재무침과 바다잡채라고 불리는 설묵바지락무침까지 금세 그들의 손에서 만들어진다. 독살 덕분에 그리웠던 옛 맛을 되찾은 흘곶마을의 맛있는 이야기를 듣는다.
■ 가장 따뜻한 꽃이 피었습니다 - 산청 목화의 추억 – 경상남도 산청군 단성면
찬바람을 견디며 몽실몽실 하얗게 피어난 세상 가장 따듯한 꽃, ‘어머니의 사랑’이라는 꽃말처럼 오랫동안 우리네 삶을 포근하게 안아준 주인공, 목화다. 고려말 문익점 선생이 목화씨를 가져와 처음 심은 경남 산청은 오래전부터 목화를 재배하며 살아온 곳. 점점 사라져가는 토종 목화를 보존하기 위해 목화밭을 일구고, 솜을 틀어 실을 잣고 무명베를 짜며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산청 사람들에게 목화는 삶의 모든 것이고, 자부심이다
꽃이 지고 열매를 맺은 다음, 다시 솜 꽃이 피는 목화는 귀한 먹거리를 내어주기도 했다. 목화 열매인 다래는 아이들에겐 잊을 수 없는 달콤한 간식이었고, 목화씨는 기름을 짜고 목화꽃도 요긴한 식재료. 찹쌀 반죽에 올려 구운 고운 목화꽃전과 은은한 향기 가득한 목화꽃차는 딸을 위해 솜을 틀어 이불을 만들어 주던 어머니의 마음처럼 따뜻한 추억을 품은 음식이다.
목화솜을 따고 나면 밤새 물레를 돌려 실을 잣고, 베틀에 앉아 무명베를 짜는 날이면 늙은 호박에 말린 고구마빼때기로 뭉근하게 범벅을 끓여 허기를 달래곤 했다.
보릿가루를 도넛 모양으로 반죽해 불에 구워 만드는 보리개떡장에 담긴 웃지 못할 추억까지, 옛 기억과 경험을 배우며 살아가는 목화 시배지 마을 사람들의 어제와 오늘이 오롯이 담긴 밥상을 만난다.
■ 강진 가래치기 – 감사와 복을 나누다 – 전라남도 강진군 병영면
전남 강진군 중고마을. 추수가 끝나기를 기다려 대나무숲으로 나간 송용백 씨는 대나무를 가늘게 쪼개고 깎아 ‘가래’를 만드느라 바쁘다. ‘가래’는 대나무살을 삶거나 구운 다음 줄로 엮어 만든 원통형 바구니로 수확이 끝나고 저수지에 물을 빼고 나면 본격적으로 가래가 제 몫을 할 시간! 물이 빠진 저수지 바닥을 누비며 가래로 고기를 가둬 잡는 ‘가래치기’가 시작된다. 가래치기는 100년이 넘게 이어온 전통으로 가래치는 날이면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여 한바탕 잔치가 벌어지곤 했다.
가래로 잡은 큼직한 붕어는 삶은 고구마 순과 각종 채소를 섞어 양념한 뒤 붕어 속을 채워 ‘물천어’를 만든다. 3~4시간 은근하게, 국물이 자박자박할 정도로 찜처럼 끓이는데, 가래치기 하는 날이면 집집마다 물천어 찌는 냄새가 진동했다.
가래치는 날 갓 잡아 온 싱싱한 가물치는 회를 떠서 막걸리에 씻어 초장에 찍으면 최고의 술안주고, 뜨겁게 달군 솥에 참기름을 두르고 넣은 다음 푹 고아내면 더없이 좋은 보양식이다. 1년에 한 번, 가래치기 하는 날을 기다리며 힘든 농사일도 견디며 산다는 중고마을 사람들. 그 행복한 기다림으로 차려낸 밥상을 소개한다.
■ 사람은 나무를 지키고, 나무는 마을을 품는다 – 경상북도 울진군 금강송면
우리나라 최대 금강송 군락지가 있는 경상북도 울진군 금강송면. 소나무가 지역의 이름이 될 정도로 소나무와 연관이 많은 곳이다. 잘 썩지 않고 뒤틀림이 적으며 해충 피해가 적은 금강송은 문화재에 쓰이는 등 예부터 귀한 목재로서 자리매김했다.
금강송을 지키며 살아온 마을 사람들에겐 소나무가 살림 밑천이었다. 소나무 뿌리에 붙어 자라는 ‘복령’은 쇠꼬챙이로 땅을 찔러 가며 찾아내는데, 여기저기 쓰이는 곳에 많아 복덩이나 다름없었다고 한다. 복령을 얇게 썰어 말린 뒤 가루를 내어 만든 복령떡은 양을 늘리기 위한 지혜였고, 건강에 좋은 약떡이기도 했다. 소나무에서 얻은 것 중 최고는 송이. 지금은 귀한 대접받는 송이지만 판로가 없던 시절엔 흔한 밥반찬이었다.
송이를 고추장독에 박아 두면 매콤 짭조름한 장아찌가 되었고, 애호박에 소금만 넣고 끓이면 송이 향 가득한 국이 됐다. 솔잎과 송홧가루도 귀한 식재료. 송홧가루를 꿀에 재워 만든 다식, 솔잎을 쪄서 말린 다음 고두밥과 누룩에 섞어 막걸리를 만들면 솔향 가득한 약주가 된다. 요즘은 솔잎을 넣어 소시지까지 만들고 있다.
송이며 약초를 캐느라 험한 산을 누비고, 무거운 소나무를 베고 옮기는 목도로 온몸에 상처와 굳은살이 가득하지만, 온갖 풍상에도 꼿꼿한 소나무처럼 살아온 금강송마을 사람들. 금강송을 지키며 그 나무가 내어준 것들을 귀하게 여기고 살아온 사람들의 밥상을 소개한다.
※ 이 영상은 2024년 11월 21일 방영된
[한국인의 밥상 - 맛있는 고집 맛의 유산을 지키다 ]입니다.
#한국인의밥상 #송이버섯 #자연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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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롯이 남아있는 전통 농어업들은 선조들의 지혜와 경험이 고스란히 담겨
지역과 마을을 살리는 기회가 되고 있다 사라지지 않고 남아 주어 고마운 전통 농어업!
오랜 세월 손에서 손으로 이어지며 고집스럽게 지켜온 맛의 유산을 소개한다
■ ‘독살’을 아시나요? – 경기도 안산시 대부도
경기도 안산시 대부도 남쪽 끝 흘곶마을, 바닷물이 빠지고 갯벌이 드러나면 물속에 숨어있던 돌담이 모습을 드러낸다. 꽂게며 광어 망둑어 등 온갖 고기들을 가두어 놓은 이 돌담의 정체는 바로 독살! 해안에 돌을 쌓아 밀물이 되면 파도와 함께 고기가 들어왔다가 썰물이 되어 바닷물이 빠지면서 돌담에 남는 고기를 잡는 전통적인 방식이 독살어업이다. 이 마을에만 10여 개의 독살이 있었다는데 시화방조제가 생기면서 사라졌다가 10년 전 다시 복원했다고 한다.
소달구지 한가득 물고기와 해산물을 실어 나를 만큼 넉넉했던 갯벌은 여전히 흘곶마을 사람들에게 고마운 곳간이다. 꽃게를 쪄서 소금에 담가놓고 먹었던 소금꽃게찜과 안 좋아하는 사람 없이 모두 즐긴다는 말린망둑어구이와 말린망둑어찜.
옛이야기와 함께 향수를 자극하는 음식을 먹으니 배 타고 시집왔던 이야기부터 배 타고 학교에 갔던 이야기까지 술술 나온다. 바닷가 사람들만 안다는 나문재무침과 바다잡채라고 불리는 설묵바지락무침까지 금세 그들의 손에서 만들어진다. 독살 덕분에 그리웠던 옛 맛을 되찾은 흘곶마을의 맛있는 이야기를 듣는다.
■ 가장 따뜻한 꽃이 피었습니다 - 산청 목화의 추억 – 경상남도 산청군 단성면
찬바람을 견디며 몽실몽실 하얗게 피어난 세상 가장 따듯한 꽃, ‘어머니의 사랑’이라는 꽃말처럼 오랫동안 우리네 삶을 포근하게 안아준 주인공, 목화다. 고려말 문익점 선생이 목화씨를 가져와 처음 심은 경남 산청은 오래전부터 목화를 재배하며 살아온 곳. 점점 사라져가는 토종 목화를 보존하기 위해 목화밭을 일구고, 솜을 틀어 실을 잣고 무명베를 짜며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산청 사람들에게 목화는 삶의 모든 것이고, 자부심이다
꽃이 지고 열매를 맺은 다음, 다시 솜 꽃이 피는 목화는 귀한 먹거리를 내어주기도 했다. 목화 열매인 다래는 아이들에겐 잊을 수 없는 달콤한 간식이었고, 목화씨는 기름을 짜고 목화꽃도 요긴한 식재료. 찹쌀 반죽에 올려 구운 고운 목화꽃전과 은은한 향기 가득한 목화꽃차는 딸을 위해 솜을 틀어 이불을 만들어 주던 어머니의 마음처럼 따뜻한 추억을 품은 음식이다.
목화솜을 따고 나면 밤새 물레를 돌려 실을 잣고, 베틀에 앉아 무명베를 짜는 날이면 늙은 호박에 말린 고구마빼때기로 뭉근하게 범벅을 끓여 허기를 달래곤 했다.
보릿가루를 도넛 모양으로 반죽해 불에 구워 만드는 보리개떡장에 담긴 웃지 못할 추억까지, 옛 기억과 경험을 배우며 살아가는 목화 시배지 마을 사람들의 어제와 오늘이 오롯이 담긴 밥상을 만난다.
■ 강진 가래치기 – 감사와 복을 나누다 – 전라남도 강진군 병영면
전남 강진군 중고마을. 추수가 끝나기를 기다려 대나무숲으로 나간 송용백 씨는 대나무를 가늘게 쪼개고 깎아 ‘가래’를 만드느라 바쁘다. ‘가래’는 대나무살을 삶거나 구운 다음 줄로 엮어 만든 원통형 바구니로 수확이 끝나고 저수지에 물을 빼고 나면 본격적으로 가래가 제 몫을 할 시간! 물이 빠진 저수지 바닥을 누비며 가래로 고기를 가둬 잡는 ‘가래치기’가 시작된다. 가래치기는 100년이 넘게 이어온 전통으로 가래치는 날이면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여 한바탕 잔치가 벌어지곤 했다.
가래로 잡은 큼직한 붕어는 삶은 고구마 순과 각종 채소를 섞어 양념한 뒤 붕어 속을 채워 ‘물천어’를 만든다. 3~4시간 은근하게, 국물이 자박자박할 정도로 찜처럼 끓이는데, 가래치기 하는 날이면 집집마다 물천어 찌는 냄새가 진동했다.
가래치는 날 갓 잡아 온 싱싱한 가물치는 회를 떠서 막걸리에 씻어 초장에 찍으면 최고의 술안주고, 뜨겁게 달군 솥에 참기름을 두르고 넣은 다음 푹 고아내면 더없이 좋은 보양식이다. 1년에 한 번, 가래치기 하는 날을 기다리며 힘든 농사일도 견디며 산다는 중고마을 사람들. 그 행복한 기다림으로 차려낸 밥상을 소개한다.
■ 사람은 나무를 지키고, 나무는 마을을 품는다 – 경상북도 울진군 금강송면
우리나라 최대 금강송 군락지가 있는 경상북도 울진군 금강송면. 소나무가 지역의 이름이 될 정도로 소나무와 연관이 많은 곳이다. 잘 썩지 않고 뒤틀림이 적으며 해충 피해가 적은 금강송은 문화재에 쓰이는 등 예부터 귀한 목재로서 자리매김했다.
금강송을 지키며 살아온 마을 사람들에겐 소나무가 살림 밑천이었다. 소나무 뿌리에 붙어 자라는 ‘복령’은 쇠꼬챙이로 땅을 찔러 가며 찾아내는데, 여기저기 쓰이는 곳에 많아 복덩이나 다름없었다고 한다. 복령을 얇게 썰어 말린 뒤 가루를 내어 만든 복령떡은 양을 늘리기 위한 지혜였고, 건강에 좋은 약떡이기도 했다. 소나무에서 얻은 것 중 최고는 송이. 지금은 귀한 대접받는 송이지만 판로가 없던 시절엔 흔한 밥반찬이었다.
송이를 고추장독에 박아 두면 매콤 짭조름한 장아찌가 되었고, 애호박에 소금만 넣고 끓이면 송이 향 가득한 국이 됐다. 솔잎과 송홧가루도 귀한 식재료. 송홧가루를 꿀에 재워 만든 다식, 솔잎을 쪄서 말린 다음 고두밥과 누룩에 섞어 막걸리를 만들면 솔향 가득한 약주가 된다. 요즘은 솔잎을 넣어 소시지까지 만들고 있다.
송이며 약초를 캐느라 험한 산을 누비고, 무거운 소나무를 베고 옮기는 목도로 온몸에 상처와 굳은살이 가득하지만, 온갖 풍상에도 꼿꼿한 소나무처럼 살아온 금강송마을 사람들. 금강송을 지키며 그 나무가 내어준 것들을 귀하게 여기고 살아온 사람들의 밥상을 소개한다.
※ 이 영상은 2024년 11월 21일 방영된
[한국인의 밥상 - 맛있는 고집 맛의 유산을 지키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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