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영상은 2018년 12월 16일 방영된 [다큐 공감 -당신의 손] 입니다.
► 어느 종가의 가을이야기
경북 안동의 320년 역사를 지닌 경당 종택, 장성진(81)과 권순(80)부부의 가을은 유난히 분주하다. 수령이 100년 된 탱자나무에서 열매를 따는 것으로 가을걷이가 시작된다. 매년 경당 고택의 탱자를 기다리는 이웃과 나누기 위해서다. 올해는 여섯 마지기 벼농사 수확도 제법 쏠쏠하다. 하지만 종가의 가을은 농사보다도 문중의 행사로 분주한 계절이다. 종가의 시작이 된 경당 선생의 시제와 1주일 후 안동 장씨 시조 장태사의 시제가 이어진다. 장성진 할아버지는 환갑이 넘어 종손이라는 무거운 짐을 어깨에 짊어졌을 때 힘들었다. 암으로 생명을 위협받기도 했고 당뇨병으로 왼손 가운데 손가락을 잃기도 했다. 그리고 종손으로 산다는 것은 때로는 녹록치 않은 삶의 무게를 감당해야 하는 일이다. 세상만사 마음에 달린 것이니 이 또한 사람 사는 재미라 여기니 모든 것이 즐겁다고 한다.
► 최초의 한글 조리서‘음식디미방’을 쓴 장계향의 친정집 내림음식
경당 종택은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조리서‘음식디미방’을 지은 정부인 안동 장씨(본명 장계향)의 친정으로 양반 음식이 대대로 이어져오고 있는 종가다. “검소하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되 사치스럽지 않다”는 것이 정갈하고 솜씨 좋은 종부 음식에 대한 평가다. 허리를 두 번 다쳐 아픈 몸에도 종부가 여전히 가장 신경쓰는 것은 손님맞이다. 안동에서는 귀한 손님을 대접할 때 국수를 준비한다. 음식은 정성이 반이라는데, 그 정성만큼이나 손이 많이 가는 것이 안동국수다. 국수를 미는 데만 족히 3시간이 걸리는 국수를 종부는 60년을 만들었다. 그리고 경당 종택에는 종손들에게 이어져 내려오는 내림음식이 있다. 큰제사나 집안 잔치 때 올리는 종손들의 지극한 마음을담은 땅콩·밤·호두 고임으로, 특히 장성진 할아버지의 땅콩 고임은 일품이다. 땅콩을 크기에 따라 고르고 균형을 맞춰 쌓아야 하므로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다. 이 까다롭고 고된 일을 할아버지가 여든 하나의 나이에도 기꺼이 하는 것은 음식에 담은 선조들의 마음을 되새기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종부가 결혼 당시, 신부를 위한 큰상에 올랐던 땅콩 고임도 할아버지 솜씨다. 새색시를 집에 혼자 두고 군대로 돌아가야 하는 미안한 마음을 담은 것이다.
► 종부의 특별한 외출, 장인들의 삶을 만나다
부부는 겨우살이 준비를 위해 경북 의성으로 향했다. 권순 할머니가 시집올 때 해왔다는 혼수 이불, 무려 55년이나 해묵은 솜을 손보기 위해서다. 의성전통시장의 솜틀집은 양영섭 할아버지(82)가 아직도 일제강점기 기계를 이용해 솜을 타고 있는 곳이다. 가을에 썼던 농기구를 고치러 들른 대장간에서는 경력 60년의 최상길 할아버지(85)를만났다. 여전히 전통방식을 고집하는 장인이 손을 떨면서도 대장간을 지키고 있다.스무 살 때부터 평생을 바쳤고 가족의 희로애락이 담긴 곳을 문 닫는 것이 못내 서운하기 때문이다. 조상을 모신 사당의 문을 새로 단장하기 위해 찾은 안동 전통 한지(공방), 20대에 시작해 50년 넘게 전통 한지를 만들고 있다는 이영걸(76)씨, 천년을 이어온전통 한지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리고 부부는 아들이 종손을 물려받을 때를 준비하기 위해 안동포 마을을 찾았다. 올해 기능보유자로 인정받았다는 권연이(76)씨, 열다섯 살 때부터 베를 짰다는 장인의 손에는 훈장처럼 옹이가 박혔다. 돌아오는 길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봉정사를 들렸다.‘지척이 천리’라고 집에서 5리 밖에 안 되는 이곳을 무려 10년 만에 찾았다. 이곳에서 부부는 잠시 삶의 고단함을 내려놓는다.
#손 #세월 #당신의손
► 어느 종가의 가을이야기
경북 안동의 320년 역사를 지닌 경당 종택, 장성진(81)과 권순(80)부부의 가을은 유난히 분주하다. 수령이 100년 된 탱자나무에서 열매를 따는 것으로 가을걷이가 시작된다. 매년 경당 고택의 탱자를 기다리는 이웃과 나누기 위해서다. 올해는 여섯 마지기 벼농사 수확도 제법 쏠쏠하다. 하지만 종가의 가을은 농사보다도 문중의 행사로 분주한 계절이다. 종가의 시작이 된 경당 선생의 시제와 1주일 후 안동 장씨 시조 장태사의 시제가 이어진다. 장성진 할아버지는 환갑이 넘어 종손이라는 무거운 짐을 어깨에 짊어졌을 때 힘들었다. 암으로 생명을 위협받기도 했고 당뇨병으로 왼손 가운데 손가락을 잃기도 했다. 그리고 종손으로 산다는 것은 때로는 녹록치 않은 삶의 무게를 감당해야 하는 일이다. 세상만사 마음에 달린 것이니 이 또한 사람 사는 재미라 여기니 모든 것이 즐겁다고 한다.
► 최초의 한글 조리서‘음식디미방’을 쓴 장계향의 친정집 내림음식
경당 종택은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조리서‘음식디미방’을 지은 정부인 안동 장씨(본명 장계향)의 친정으로 양반 음식이 대대로 이어져오고 있는 종가다. “검소하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되 사치스럽지 않다”는 것이 정갈하고 솜씨 좋은 종부 음식에 대한 평가다. 허리를 두 번 다쳐 아픈 몸에도 종부가 여전히 가장 신경쓰는 것은 손님맞이다. 안동에서는 귀한 손님을 대접할 때 국수를 준비한다. 음식은 정성이 반이라는데, 그 정성만큼이나 손이 많이 가는 것이 안동국수다. 국수를 미는 데만 족히 3시간이 걸리는 국수를 종부는 60년을 만들었다. 그리고 경당 종택에는 종손들에게 이어져 내려오는 내림음식이 있다. 큰제사나 집안 잔치 때 올리는 종손들의 지극한 마음을담은 땅콩·밤·호두 고임으로, 특히 장성진 할아버지의 땅콩 고임은 일품이다. 땅콩을 크기에 따라 고르고 균형을 맞춰 쌓아야 하므로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다. 이 까다롭고 고된 일을 할아버지가 여든 하나의 나이에도 기꺼이 하는 것은 음식에 담은 선조들의 마음을 되새기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종부가 결혼 당시, 신부를 위한 큰상에 올랐던 땅콩 고임도 할아버지 솜씨다. 새색시를 집에 혼자 두고 군대로 돌아가야 하는 미안한 마음을 담은 것이다.
► 종부의 특별한 외출, 장인들의 삶을 만나다
부부는 겨우살이 준비를 위해 경북 의성으로 향했다. 권순 할머니가 시집올 때 해왔다는 혼수 이불, 무려 55년이나 해묵은 솜을 손보기 위해서다. 의성전통시장의 솜틀집은 양영섭 할아버지(82)가 아직도 일제강점기 기계를 이용해 솜을 타고 있는 곳이다. 가을에 썼던 농기구를 고치러 들른 대장간에서는 경력 60년의 최상길 할아버지(85)를만났다. 여전히 전통방식을 고집하는 장인이 손을 떨면서도 대장간을 지키고 있다.스무 살 때부터 평생을 바쳤고 가족의 희로애락이 담긴 곳을 문 닫는 것이 못내 서운하기 때문이다. 조상을 모신 사당의 문을 새로 단장하기 위해 찾은 안동 전통 한지(공방), 20대에 시작해 50년 넘게 전통 한지를 만들고 있다는 이영걸(76)씨, 천년을 이어온전통 한지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리고 부부는 아들이 종손을 물려받을 때를 준비하기 위해 안동포 마을을 찾았다. 올해 기능보유자로 인정받았다는 권연이(76)씨, 열다섯 살 때부터 베를 짰다는 장인의 손에는 훈장처럼 옹이가 박혔다. 돌아오는 길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봉정사를 들렸다.‘지척이 천리’라고 집에서 5리 밖에 안 되는 이곳을 무려 10년 만에 찾았다. 이곳에서 부부는 잠시 삶의 고단함을 내려놓는다.
#손 #세월 #당신의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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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큐멘터리 - Document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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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다큐멘터리, doc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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