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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늘아... 내가 많은 걸 바라는 게 아니야..." 며느리에게 하나라도 더 해주려 애쓰는 시어머니와 뭐든 싫다고 하는 며느리. 외로움이 커져가는 시어머니┃다문화 고부열전┃알고e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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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보성, 시계 바늘이 7시를 채 가리키기도 전, 시어머니 정정남 여사(82)는 오랜만에 ‘립스틱’을 집어 들었다. 시어머니가 이렇게 이른 시간 거울을 보는 까닭은 바로 ‘장날’인 것. 은근슬쩍 며느리에게 같이 갈 것을 권유해 보지만 역시나 캄보디아 며느리 안윤아(33)씨는 고민도 하지 않고 ‘안 갈래요.’이다.



살갑게 먼저 다가와 팔짱도 끼고 ‘어머니~ 어머니~’ 해주기는 바라지도 않는다는 정정남 여사. 하지만 하나뿐인 며느리. 그래도 시어머니가 ‘같이 가자’고 하면 못 이기는 척 따라와 어깨너머라도 보는 척, 배우는 척이라도 해야 할 것을… . 어쩐 일인지 우리집 며느리는 시어머니에게 등을 돌렸다.


가난한 집안에 태어났지만 음전한 어머니 밑에서 자라 동네에서 참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정 여사였다. 열아홉 꽃다운 나이, 같은 마을에 사는 지금의 남편과 결혼한 시어머니는 ‘시어머니’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살았다고. 온 동네에 소문이 자자할 정도로 고부간에 사이가 좋았던 시어머니는 본인 또한 그런 고부사이가 되고 싶었다. 첫째 아들을 가슴에 묻고 하나 남은 아들 ‘진순이’를 허리에 물렁뼈가 닳도록 얼마나 애지중지 키웠던가. 장성한 아들 장가도 보냈겠다! 참한 며느리도 얻었겠다! 이제 좀 편하게 시어머니 대접 받으며 여생을 즐기려 했건만… .


집안 살림이며 농사일이며 관심도 없는 며느리 탓에 시어머니는 온종일 밭 매랴, 금쪽같은 손주 챙기랴. 손이 두 개. 아니 세 개, 네 개라도 모자란다고. 이런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일하고 온 시어머니를 본 체 만 체, 살가운 인사 한 마디 할 줄 모르는 며느리가 서운하기만 한 시어머니. ‘너는 어른한테 인사할 줄도 모르냐! 생전 그렇게 배웠어?’ 싫은 소리를 할수록 골만 깊어가는 두 사람.


과연 이 두 사람 남들 다 부러워하는 살가운 고부사이가 될 수 있을까?


“저러코롬 버릇이 없어! 부모 없이 자라서 생전에 인사깔이 없어!”
vs "나도 참아요. 나도 어른한테 인사하는 거 알아요. 인사법이 달라요.“



“내가 캄보디아에 가면! 느그 언니한테 물어볼 거여!” 요새 들어 시어머니 정정남 여사가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딸 같던 큰아들이 세상을 떠나고 말수가 적은 ‘진순이’를 키우며 적적했던 시어머니는 밝고 나긋나긋한 며느리를 원했다. 시어머니가 들어오건 말건 멀뚱멀뚱 쳐다보고만 있는 며느리를 보고 있자면 시어머니 복장은 터지기 일보직전이다. “버르장머리가 없어! 어른이 들어오면 인사를 해야 쓰지” 잔소리도 벌써 몇 차례. 그러거나 말거나 들은 척도 안 하는 며느리의 ‘버르장머리’를 부모 없이 자란 탓이라고 생각하는 시어머니. “즈그집에서 배운 것이 그거밖에 없는 모양이지!” 시어머니의 큰소리에 급기야 며느리는 며칠간 방문을 걸어 잠그기까지 해 이제 잔소리조차 조심스럽다고… . 도대체 뭘 보고 자란 걸까. 내 캄보디아에 가면 한 소리 하고 마리라. 이를 갈던 시어머니 정정남 여사가 드디어 캄보디아로 떠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요거 내가 일부로 너 줄라고 고춧가루 안 넣었어! 입이라도 대 봐!”
vs "싫어요. 안 먹어요. 한국음식 매워요. 안 맞아요!“


매운 한국음식이라면 입에 대기도 싫어하는 며느리를 위해 시어머니 정정남 여사는 오늘도 두 번 장을 본다. 장을 보면서도 며느리가 먹을 음식과 가족들이 먹을 음식을 따로 장을 본다는 시어머니. 며느리 김치와 식구들이 먹을 김치도 따로 담근다. 손이 두 번 가는 게 수고스럽더라도 고춧가루가 들어간 음식을 끔찍이도 싫어하는 며느리를 위해서 일부로 김치를 따로 담그신다고… . 며느리가 맛나게 다 먹어주기만 한다면 두 번이고 세 번이고 해줄 수 있는데 오늘도 며느리는 “싫어요. 안 먹을래요‘. 어디 김치뿐이랴. 옷이며 반찬이며 시어머니가 해주는 건 쳐다도 안 보고 마다하는 며느리 때문에 시어머니는 하루에도 열 번씩 부아가 치민다. 하지만 며느리도 생전 못 먹어본 음식을 먹으라고 강요 아닌 강요하는 시어머니가 부담스럽기만 한데… .


성질 급한 시어머니와 한 고집하는 며느리의 역지사지 캄보디아 여행


생전 나긋나긋한 모습일랑 보인 적이 없던 며느리건만, 친정 언니의 집에 도착하기 전부터 싱글벙글 뭐가 그리 좋은지 웃음꽃이 활짝 폈다. 며느리가 그토록 가고 싶어 하던 친정 언니의 집은 캄보디아의 ‘프놈펜’. 나름 도시에서 흙 한 번 묻혀보지 않고 자란 귀한 며느리였던 셈이다. 생전 처음 보는 며느리의 활발한 모습과 살갑게 자신을 챙기는 모습에 시어머니는 기분이 좋아지고! 극진히도 대접하는 며느리의 언니들로 시어머니는 마치 행차 나온 왕이라도 된 듯하다고. 오히려 배운 것 없이 자랐다고 생각했던 며느리의 우애 있고 살가운 가족들의 모습이 시어머니는 놀랍기만 하다.


캄보디아 여행 중 우연히 며느리의 부모 잃은 상처를 알게 되는 시어머니. 엄마 품이 그리울 열한 살. 그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고 큰언니 집에서 얹혀 살 듯 자라온 며느리의 아픔을 시어머니는 과연 안아줄 수 있을까.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했던 고부의 역지사지 힐링여행이 시작된다! 본데없이 자랐다고 생각했던 며느리의 가족들과의 만남이 이 고부에게 어떤 변화를 안겨다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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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정보
????프로그램명: 다문화 고부열전 - 외로운 시어머니와 등 돌린 며느리
????방송일자: 2014년 7월 17일
Category
문화 - Culture
Tags
EBS, EBS culture, EBS 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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