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e For Us

사업 실패로.. 보증금 마련이 힘들어.. 한 평 남짓 고시원을 선택한 사람들의 사연!(KBS 20081214 방송)

E-Commerce Solutions SEO Solutions Marketing Solutions
76 Views
Published
■ 고시원엔 고시생이 없다.
1980년대까지 고시생들을 위한 공간이었지만 2008년 깊어지는 경기침체 속에서 고시원은 여관방조차 찾을 수 없는 가난한 서민들의 살림집이 되었다.

■ 고시원 108호, 109호.
올해 마흔 일곱의 최종범씨와 그의 딸 재영(가명)이의 집은 서울시 은평구에 위치한 고시원 108호, 109호다. 부녀가 이곳으로 보금자리를 옮긴 건 6개월 전. 10달째 밀린 월세로 보증금 300만원을 모두 내준 부녀의 마지막 선택이었다.
미용재료 영업일을 하던 종범씨는 3년전만해도 남부럽지 않는 가정의 가장이었다.
그런 그에게 불운이 닥친 건, 지인의 권유로 이민을 결심하고 미국으로 건너갔던 2005년이었다. 미국에 살던 지인은 한국에서 미리 보내 그의 전 재산을 탕진했고, 미국 물정을 몰랐던 종범씨는 그저 당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가정불화가 시작됐고, 종범씨는 정신적 스트레스로 온몸에 마비가 왔다. 결국 그는 큰 딸 재영이만 데리고 한국으로 도망쳐왔다. 작은 딸은 비행기 삯이 없어 두고 왔다. 살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건강이 악화 될 대로 악화된 그가 생계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대리운전이 전부였다. 하지만 요즘 들어, 마비 증상 휴유증으로 인한 호흡곤란 증세에 시달리는 날이 늘어가고 있다.
그때마다 아픈 아빠의 곁을 지키는 사람은 딸 재영이. 종범씨에게 딸 재영이는 세상을 살아가는 이유다. 올해 중3 졸업반인 재영이. 내년이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딸을 위해 하루 빨리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아빠 종범씨의 새해 소망이다.

■ 절망 끝에서 견고해진 가족이라는 울타리
얼마 전까지 패션업계에 종사하던 자영업자 이장희씨. 1년 전, 그는 부도로 인해 가족과 함께 고시원으로 내몰렸다. 극심한 경제난 속에서 자영업자들의 잇따른 줄도산, 장희씨 또한 예외는 아니었던 것이다.
전세금 3500만원을 사채업자들에게 넘겨주고 고시원으로 거처를 옮긴 건 지난 1월-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가족에겐 희망은 있었다. 계속 된 주문량을 맞추느라 공장에선 밤낮없이 물건을 생산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지난 10월, 자금 순환에 문제가 생겼다. 곧바로 원단 공급이 끊기고 말았고 봉제공장을 운영한지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공장의 기계들이 멈춰버렸다. 게다가 계속된 자금난으로 공장 월세는 물론, 한 달 21만원하는 고시원비도 넉 달이나 밀렸다.
미안한 맘에 부부는 고시원을 나와 공장 사무실에서 쪽잠을 자며 생활하고 있지만 공장도 계약이 만료되어 내주어야만 하는 상황 이런 절박한 상황에서도 부부가 희망을 버리지 않는 건 딸 유진이 때문이다.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는 수재 유진이. 켜켜이 쌓인 옷가지 속 좁은 고시원 방에서 생활하지만 단 한 번도 불평을 늘어놓은 적이 없다. 그런 유진이의 꿈은 교육부 장관이 되는 것
그런 유진이의 꿈을 지켜주기 위해 장희씨 부부가 공장에 쌓인 재고품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한 푼이라도 벌어보기 위해 길거리 장사를 시작하기로 한 것이다.
좌절과 시련 앞에서 늘 부부를 일으켜 세운 것은 보석보다 귀한 아이와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지켜내겠다는 굳은 의지였다.
고시원 206호. 그곳엔 퍼내도 퍼내도 마르지 않는 금은보석보다 귀한 가족의 사랑이 있다. 인생이라는 긴 터널을 지나고 언젠간 장희씨네 가족은 고시원에서 보낸 2008년 겨울을 추억하게 될 것이다.

■ 1평 남짓한 방을 찾아 온 사람들
1년 전 서울로 올라와 고시원에서 생활하기 시작했다는 금연수씨는 올해 10년차 유치원 선생님이다. TV도 없는 월 27만 원짜리 고시원 방 한 칸이 그녀의 보금자리다.
경북 봉화에서 가난한 집의 맏딸로 태어난 그녀는 아직도 서울 생활이 낯설기만 하다. 친인척 한 명 없는 타지에서의 쳇바퀴 도는 일상. 덕분에 유치원에서 밤늦게까지 남아 유치원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많지 않은 수입에 부모님 용돈과 생활비, 매달 고시원 비를 제외하면 통장의 잔고는 늘 바닥이다. 내년이면 서른다섯인 그녀의 꿈은 좋은 배우자를 만나서 결혼 하는 것 그녀는 언제쯤 소박한 꿈을 이룰 수 있을까?
20대 초반 젊은 시절, 사랑하는 여자를 따라 필리핀으로 무작정 떠났던 최영석씨.
그런 그에게 남겨진 것은 그녀가 유부녀라는 사실과 카드빚뿐이었다. 사랑에 실패한 후, 방황하던 영석씨는 고국에 부모님께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은 것만 같아 차마 돌아갈 수 없었다. 그렇게 시작한 필리핀 생활이 10년... 그 사이 필리핀 아내를 만나고 두 아이를 낳았지만 또 한 번 이혼이라는 시련을 겪어야만 했다.
그럴수록 영석씨에겐 고향에 대한 향수가 커져만 갔고 자신이 키우기로 한 큰 아들 안토니를 국제중학교에 보내고 홀로 귀국을 했다. 그렇게 고시원에 들어 온 것이 3개월 전.
부모의 마음은 부모가 돼 봐야 안다고 했던가. 자신의 젊은 시절을 생각하니 이제야 불효자였음을 느낀다는 영석씨.
가스 충전소에서 3교대 일을 하며 아이의 학비와 생활비를 마련해 나가고 있다. 고시원의 좁은 방에서 몸을 뉘일 때 마다, 언젠가는 아들을 데려와 함께 살 수 있길...... 영석씨는 매일 밤 꿈꾸고 있다.

※ 이 영상은 2008년 12월 14일 방영된 [KBS 스페셜 - 절망과 희망사이, 고시원] 입니다.

#고시원 #전세 #집
Category
다큐멘터리 - Documentary
Tags
KBS, 다큐멘터리, docu
Sign in or sign up to post comments.
Be the first to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