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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보다 가까운, 내 이웃과 나누는 한가위 밥상! 이웃사촌이 된 사연도 다양. 함께하기에 더 따뜻하고 흥겨운 추석 이야기 | 한국인의 밥상 | KBS 20240919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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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촌보다 가까운 내 이웃을 소개합니다
그들은 왜, ‘남’이 아닌 ‘이웃사촌’이 됐을까? 마음이 오가고 정을 나누는 밥상 덕분이었다. 만날 수 없는 어머니 대신 어머니가 되어주고, 멀리 있는 자식 대신 아들, 딸이 되어주는 사촌보다 가까운 내 이웃과 나누는 풍성한 한가위 밥상! 숨 가쁘게 바쁜 하루에 가족끼리 밥 한 끼 같이 먹기가 어려운 요즘, 3대가 밥상에 둘러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풍경은 명절 이외엔 보기 힘든 우리네 일상이다. 우리에게 ‘밥상’의 의미는 무엇일까? 우리에게 밥상은 한데 둘러앉아 이야기꽃을 피우고 지난 추억을 나누는 ‘가족’ 아닐까?

1인 가족 시대, 혼밥시대... 새로운 가족 형태와 문화로 삶이 변화됐지만 여전히 우리는 ‘밥상’에 둘러앉아 정담을 나누고 추억을 나누면 가족처럼 가까운 사이가 된다. 밥상을 나누는 이웃은 도회로 떠난 가족의 빈자리를 채워주고 이제는 만날 수 없는 나의 어머니, 아버지가 되기도 한다. 뿔뿔이 흩어졌다 명절이면 만나는 고향 친구, 경상도와 전라도 그 뿌리는 다르지만 재난을 겪으며 더 가까운 이웃사촌이 된 마을 공동체, 그리고 70여 년이 지나도 좀처럼 닿을 수 없는 고향, 제각각 그 모습은 다르지만 오래도록 기억하는 맛으로, 그리운 추억을 나누는 형제로, 사촌보다 가까운 이웃이 된 이들의 따뜻하고 흥겨운 한가위 밥상을 소개한다.

■ 경상도와 전라도로 나뉘었지만! 우리는 한 가족! – 충청북도 영동군 양산면
충청북도 영동군 양산면, 금강을 가로지르는 ‘봉곡교’를 중심으로 윗마을엔 경상도 함양 여씨가, 아랫마을엔 전라도 구례 장씨가 산다. 조상 대대로 여씨와 장씨 집성촌으로 나뉘어 살았지만 이들은 한 식구! 오순도순 사이가 좋다. 물론 가구 수가 한두 집 많은 장씨가 이장으로 장기 집권을 했다는 것 빼고는 말이다. 황골마을 사람들은 코로나19, 수해 등 마을에 불어닥친 위기를 겪으면서 더 단단한 공동체가 되었다. 마을 경관을 위해 연못을 가꾸고, 그 옛날 부모님의 삶을 추억하는 마을 전시관도 만들었다. 1977년 다리를 처음 놓기 전까지 나룻배가 유일한 교통수단이었던 육지 속의 섬, 봉곡리(옛 황골마을). 그래서 구하기 힘든 소고기보다 물고기가 손님상, 잔칫상의 단골 메뉴였다는 황골마을의 한가위 밥상은 어떤 모습일까?

한가위를 맞아 고향에 찾아온 친구와 가족들을 위해 투망을 들고 강가로 나선 장영래 씨. 쏘가리부터 빠가사리(동자개), 뿌구리(동사리)까지 금강에서 나는 각종 민물고기를 척척 건져내는 그는 반세기 넘게 ‘투망의 달인’이라는 타이틀을 지킨 마을위원장이다. 덕분에 그의 아내 김민희 씨는 50여 년 매운탕을 끓이다 민물매운탕의 달인이 됐단다. 잔칫상에 올리는 민물매운탕엔 들깻가루 대신 으깬 감자를 넣는 게 특징이다. 쌀을 구하기 힘든 시절, 이맘때면 배불리 먹을 수 있다고 좋아하시던 어머니. 그 어머니가 만들어주셨던 단호박설기를 만든다. 옛날 어르신들이 쓰던 시루에 찌는 방식이다. 공동체가 가꾼 연못에서 직접 따온 연잎으론 올해 수확한 밤, 호박, 연근을 채워 어르신들의 건강을 챙기는 연잎밥을 만든다. 큰일이 생길 때마다 마을의 길잡이가 되어주신 101세 최고령 어르신부터 65세 막내까지... 여씨, 장씨! 성씨는 달라도 더 사이좋게, 더 흥겹게 차려내는 봉곡리의 한가위 밥상을 소개한다.

■ 윗집 아들, 아랫집 어무이. 오늘은 뭘 같이 먹을까요? – 경상남도 거창군 북상면
고즈넉한 선비의 고택, 1666년에 지어졌다는 지역 문화유산인 만월당은 정외상 씨의 어린 시절 추억이 머무는 특별한 공간이다. 진양 정씨 후손으로 만월당을 지키며 사셨던 외상 씨의 부모님은 병환을 얻고 고향 집을 떠났다. 만월당과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뒷집에 자리한 외상 씨의 본가는 십수 년간 폐가로 변했다. 부모님 삶의 흔적이 가득한 고향 집을 포기할 수 없었던 외상 씨 부부는 1년에 걸쳐 손수, 옛 모습을 고스란히 살려냈다. 그런데 폐가가 수리되고 가장 큰 혜택을 입은 사람은 바로 뒷집에 사는 김귀연 씨란다. 마을 초입이지만 딱 두 집이 만월당과 나란히 이웃한다. 집을 수리하고 이웃으로 살기까지 밑반찬을 나르며 어머니처럼 외상 씨 부부를 보살펴 줬다는 귀연 씨, 멀리서 사는 자식 대신 다정한 앞집 아들이 되어준 외상 씨 서로가 부모, 자식이라는 빈자리를 채워주었다. 이제는 외상 씨의 ‘어무이’가 된 귀연 씨. 매일 앞뒷집을 오고 가며 함께 밥상에 둘러앉는 것이 일상이 됐다. 앞집 아들, 외상 씨와 뒷집 어머니, 귀연 씨가 그 옛날 외상 씨 어머니 친구분들을 초대하여 ‘밥정’을 나눈다.

명절이면 약속이 없어도 한데 모일 수밖에 없는 고향 친구들! 족대를 둘러메고 유년 시절 놀던 1급수 월성계곡에서 이맘때면 통통하게 살이 오른 퉁가리와 다슬기를 잡는다. 퉁가리는 명절날 아버지가 술안주로 즐겨 드시던 퉁가리어탕수로 만들고, 다슬기는 뒷집 어머니 귀연 씨가 갓 수확한 햇사과를 넣어 다슬기 초무침을 만든다. 귀한 손님을 대접할 때 올렸다는 쓸개즙에 재운 곱창구이에는 등 너머로 배운 귀연 씨 어머니만의 비법이 담겼다. 어탕수제비와 궁합이 딱 맞는 장자젓(대구아가미젓)깍두기도 이 지역의 별미다. 생선 구하기 힘든 내륙지방이라 대구 한 마리를 구해오면 아가미까지 알뜰히 사용하여 젓갈을 담근 거창 지역의 향토 음식이 ‘장자젓깍두기’다. 외상 씨의 친구들까지도 친아들처럼 대하는 귀연 씨는 아들들 먹는 것만 봐도 배가 불러 더 즐겁기만 하다. 앞집 아들, 뒷집 어머니가 말 그대로 사촌보다 가까운 가족이 된 두 집의 한가위 풍경을 들여다본다.

■ 꿈에 본 내 고향, 밥상에서 찾은 그리운 내 고향 – 인천광역시 강화군 교동면
고향과의 거리, 불과 2.8km! 물때가 맞으면 걸어서도 오가던 황해도 연백과 강화 교동도. 그러나 70여 년간 그들은 고향에 가지 못했다. 실향민 1세대는 대부분 아흔 고개를 넘었다. 전쟁을 피해 교동도로 건너온 황해도 연백 주민을 따뜻하게 품어준 이웃은 교동 사람들이었고 피난민이 거주하던 장소는 지금 교동의 명소, 대룡시장이 되었다. 이들이 한데 어울려 사는 가족 같은 공동체가 된 건 황해도 연백과 강화도 교동의 옛 생활사와 관련이 깊다. 광활한 연백평야의 곡식과 교동도의 수산물을 물물교환하던 시절, 교동 사람들은 강화 읍내보다 연백장을 더 자주 다녔단다. 그 이유로 교동도의 음식문화는 황해도 연백과 더 가깝다. 실향민 1세대에게 전해 들은 대로 대룡시장 골목에 자리한 사랑방에서 손윤경 씨는 어르신들의 기억 속 추억의 밥상을 이어가고 있다. 유명한 만담가 장소팔 씨의 아들, 장광팔 씨가 자원봉사자로 노래 선생이 되어준 실향민 노래교실에선 아흔 고개의 어르신들이 다 함께 부르는 ‘그리운 내 고향’이 흘러나온다.

교동을 떠났던 실향민들도 다시 교동으로 돌아온다는 명절. 아이 고무신 크기만 한 황해도식 왕만두는 그리운 내 고향을 추억하는 교동의 대표 음식이 되었다. 꿩고기를 넣었던 만두소에는 꿩 대신 닭이 들어가고, 황해도 사리원에 당면공장이 있었던 유래로 당면이 들어간다. 이 만두는 자칭 만두의 전설이라 불리는 최봉열 씨의 제안으로 만들기 시작했다는데... 예전보다 그 크기는 작아졌어도 황해도 왕만두는 여전히 손바닥 크기만 하다. 만둣국과 궁합이 맞는 김치는 황해도 호박김치. 이맘때면 늙은 호박을 껍질째 썰어 넣고 열무와 섞어 풀죽이 들어간 질퍽하고 끝맛이 단 김치를 담근단다. 가고 싶어도 다시 갈 수 없는 고향, 만날 수 없는 가족을 향한 그리운 마음을 알기에 묵묵히 곁을 내어준 교동의 이웃들. 올 추석에도 채재옥 할아버지는 전망대에 서서 목놓아 어머니를 부른다. 이제는 제2의 고향이 된 교동도에서 고향 음식을 나누며 70년이 넘게 이웃사촌으로 살아온 이들의 애틋하고, 따뜻한 이야기를 만나본다.

※ 이 영상은 2024년 9월 19일 방영된 [한국인의 밥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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