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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족에게 부친 손숙의 편지 '어머니가 어머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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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인 손숙 씨가 16일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자녀를 잃은 부모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써서 CBS 라디오 '손숙 한대수의 행복의 나라로'에서 낭독했다.
손숙씨는 ‘어머니가 어머니에게’라는 제목의 편지에서 "끝까지 어른들을 믿었던 그 순진무구한 아이들을 수장시켜놓고 우리 모두는 이렇게 별일 없다는 듯이 살고 있어 정말 몸 둘 곳을 모르겠다"며 "하지만 아이들의 어머니 아버지들 주저 앉지 마시고, 다시 힘을 내달라"고 당부했다.
그리고 "무책임하고 뻔뻔한 어른들도 있지만 말 없는 많은 사람들이 아파하고 미안해하고 있다는 걸 꼭 알아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문)
그 아이를 잃으셨네요.
그날 이후 삶의 방향도 감각도 모두 잃어버리셨다고요.
모든 것이 구체적이지 않고 두루뭉술하게 뭉개졌다고 하셨습니다.
죽으려고 소주를 한꺼번에 대여섯 병씩 들이키고 구급차에
실려가기도 여러 번 하셨다고요.
딸 장례 치르고 와보니 소포가 하나 와있었어요. 풀어보니 소연이가
인터넷에서 산 책 들이었어요. 그거 보고 엄청 울었네요.
아빠 힘들까 봐 나중에 중학교 선생님이 돼서 효도하겠다던 소연이는
이제 가고 없지만 소연 아빠는 이제 그런 생각하면 안돼요.
그건 절대 소연이가 원하는 게 아닐거예요.
제가 이렇게 부탁할게요.
소연 아빠 힘내세요.
엄마 안녕
오늘 제주도로 가
수학여행 가는 거 때문에
예민하게 굴어서 미안해요
재미있게 놀다 올테니
전화 없다고 걱정하거나 서운해 하지마
사랑해 정말 사랑해
이제는 편지 한 장으로 남은 승희는 그날 4월 16일 9시 50분에 전화가 왔다고 합니다.
엄마 우리 탄 배가 사고가 났어
배 이름이 세월호야
그리곤 잠시후
승희 아빠가 전화를 했더니
아빠 구조될 거야
걱정하지 마
그리고 전화가 끊겼답니다.
이렇게 끝까지 어른들을 믿었던 그 순진무구한 아이들을 수장시켜놓고 우리 모두는 이렇게 별일 없다는 듯이 살고 있습니다.
정말 몸 둘 곳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어머니 아버지들 다시 힘내주세요.
주저앉지 마세요.
무책임하고 뻔뻔한 어른들도 있지만 말 없는 많은 사람들이 아파하고
미안해하고 있다는 걸 꼭 알아주시길 바랍니다.
다시 한번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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