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100억불 달성' 서독 11년, 일본 16년 걸렸는데 우리는 불과 7년! 최빈국 한국의 비밀병기는? (KBS 20130615 방송)

■ 수출 10억불 달성 7년 만에 이루어내다!
1970년 수출 10억불을 돌파한지 불과 7년 만에 우리나라는 수출 100억불을 달성한다. 서독은 11년, 일본은 16년 만에 해낸 일을 불과 7년 만에 말 그대로 기적을 이룬 것이다. 지금도 전 세계 경제학자들 사이에 회자되는 수출 100억불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오일쇼크를 오일특수로 바꾼 중동진출, 수출창구와 노하우를 일원화하기 위한 종합무역상사, 포항제철을 비롯한 6개 공단의 활약, 대통령과 일대일로 수출의 애로사항을 해결해 온 수출진흥확대회의 등으로 매년 40% 이상의 수출증가를 기록했던 1970년대. 당시 수출전사들은 전쟁에 임하는 마음으로 수출전선에 도전했다.

■ 1960년대 대한민국, 수출만이 살 길이었다.
1960년대 초반, 한국은 경제적으로 파산한 상태나 마찬가지였다. 1960년도 수출액은 3283만 달러에 불과했지만, 수입액은 수출액의 10배가 넘는 3억 4353만 달러! 미국의 원조 역시 무상에서 유상으로 돌아선 상황에서 정부는 국민들의 의식주 해결을 위해 수출정책을 감행한다. 그러나 기술도 자원도 자본도 없던 나라에서 수출은 지극히 원초적인 가지고 있는 것을 내다파는 정도에 불과했다. 오징어, 철광석, 고사리, 무말랭이 등 팔수 있는 것은 뭐든지 팔았고, 심지어 소변과 은행잎도 모아서 약품의 원료로 팔았다. 만들 기술도 원료도 없었으니 공산품은 극히 일부에 불과했지만, 온 국민이 노력한 결과 마침내 1964년 11월 30일 수출 1억불 고지를 달성하고, 이 날을 수출의 날로 선정한다. 언젠가는 우리도 보릿고개에서 탈출할 수 있으리라 희망을 준 쾌거였다.

■ 6년만의 쾌거, 수출 10억불 달성!
1억불 수출고지 달성! 그것은 발상의 전환을 가져온다. 수출산업을 일으키면 우리도 잘 살 수 있으리라는 희망과 함께 박정희 정부는 수출전선에 도전장을 내민다. 그러나 수출정책은 시작부터 반대여론에 부딪힌다. 당시 세계는 수출보다 내수산업 확충에 주력을 기울이던 상황! 식민지 시절의 쓰라린 경험이 수출은 곧 경제적 식민지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는 여론이 지배적이었고, 무엇보다 원자재를 들여올 자금이 부족했다. 이에 박정희 정부는 고심 끝에 한일협정, 광부 파독, 베트남 파병 등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고, 경공업 발전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한다. 경제기획원, 무역협회, 대한무역진흥공사를 세우고, 수출기업에 특혜를 주며 각종 표어와 아이디어 공모, 수출의 노래 등으로 범국민적인 수출 분위기도 조성한다. 잘 살아보세를 외치며 국민들은 머리카락도 아낌없이 잘랐고, 심지어 쥐가죽도 ‘코리아 밍크’라며 내다 팔았다.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다는 수출의 시대! 대한민국은 마침내 수출 10억불 고지를 넘어선다.

■ 10년 내에 수출 100억불을 달성하라?
수출 10억불 달성으로 자신감을 얻은 정부는 1973년 중화학 공업정책과 함께 10년 내 수출 100억불을 선언한다. 당시 수출 100억불 선언은 교통부의 경부선 철도 전철화, 경제기획원의 1000달러 소득과 더불어 3대 웃음거리로 꼽힐 정도로 불가능하리라 예상되었다. 미국이 닉슨 독트린을 발표하고 우리보다 잘 살던 북한이 끊임없이 적화통일을 꾀하며, 베트남과 캄보디아가 차례로 공산화되던 불안한 세계정세에서 수출 100억불 달성을 위한 중화학 공업화는 당시 우방이었던 미국도 말릴 정도로 위험요소가 다분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1973년 한국은 오일쇼크라는 위기도 맞는다. 전국에 있는 1700개 제조업체들이 전력공급 제한을 받는 것은 물론, 소비자 물가도 72%, 도매물가는 심지어 100%까지 상승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그 위기를 어떻게 극복했을까?간... 그 시간이 축복은 아닐지라도 적어도 공포는 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이들의 마지막 꿈인지도 모른다.

※ 이 영상은 2013년 6월 15일 방영된 [다큐극장 - 수출 100억불, 한강의 기적을 이루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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