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송혜희 좀 찾아주세요" 잊을 수도 포기할 수도 없다. 오늘도 실종된 내 딸, 내 아들을 찾아나선 사람들 | 실종 - 돌아오지 않는 사람들 | KBS 20150507 방송

※ 2024년 8월 26일 故 송길용 님께서 향년 71세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지난 25년간 故 송길용 님은 전국에 '실종된 송혜희 좀 찾아주세요'란 현수막을 붙이고 전단지를 돌리며, 17살의 나이에 행방불명된 딸 송혜희 님을 찾아다녔습니다. 이 다큐멘터리는 2015년 방송된 [실종 : 제 1편. 돌아오지 않는 사람들]로 실종된 자녀를 찾는 가족에 관한 기록이며, 故 송길용 님의 생전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실종 - 돌아오지 않는 사람들,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
정확한 통계조차 나와 있지 않지만 실종사건은 한 해 줄잡아 5만 여건에 이른다.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가족, 남은 가족에게는 죽음으로 인한 이별보다 더한 고통이다. 잊을 수도 포기할 수도 없는 실종은 우리 사회의 또다른 그늘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실종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제도가 미미하다는 것, 실종의 고통은 오롯이 가족의 몫이 되고 있다. 과연 이대로 괜찮은 것일까?

■ “딸을 찾지 못하면, 자살한 부인을 볼 면목이 없습니다” - 송길용
경기도 평택. 여기 딸을 찾아 울부짖는 한 남자가 있다. 15년 전 17살의 나이로 홀연히 사라져버린 딸은 살았는지 죽었는지 조차 알 수 없다. 아이의 흔적으로 가득 찬 삶. 그의 가훈은 ‘내 딸 송혜희를 꼭 찾는다’ 그는 오늘도 전국 방방곡곡을 트럭 하나로 누비며 딸을 찾는 전단지와 현수막을 걸고 다닌다. 그러나 이제 그는 점점 지쳐가고 있다. 아내는 자살로 생을 마감했고 그는 트럭으로 호떡 행상을 하며 번 돈을 모조리 딸을 찾는 데 쏟아 붇고 있다. 그의 마지막 소원은 형편상 가보지 못한 섬 지역을 가보는 것. 과연 그는 딸을 찾을 수 있을까.

■ “이제는 군인이 됐을 아들, 제발 찾아주세요” - 정혜경
1997년 4월, 엄마가 잠깐 잠든 사이 당시 4세였던 아들 하늘이 사라졌다. 전단지 속 어린 아들은 이제는 군대 갈 나이가 됐다. 어머니는 군인만 보면 아들이 아닐까 싶어 눈물이 난다. 하늘이 어머니의 몸 상태는 아이를 찾으러 나갈 수도 없을 만큼 쇠약한 상태. 그러나 잠깐 잠든 사이 아들을 잃었다는 죄책감으로 낮에는 잠시도 눕지 못한다. 다정했던 부부는 이혼했고, 두 동생은 제대로 돌봄을 받지 못했다. 생활은 점점 어려워져만 간다. 삶의 이유는 오직 잃어버린 아들을 보기 위한 것. 하늘이 어머니는 언제쯤 아들과 눈물의 재회를 할 수 있을까.

■ “이름만 불러도 아픈 내 딸, 동은이를 찾아주세요” - 정향숙
2006년 실종돼 경남 일대를 떠들썩하게 했던 두 아이의 실종사건이 있었다. 박동은(당시 11세) 양과 이은영(당시 13세) 양이었다. 그 후로도 동은이의 방은 시간이 멈춘 곳이 됐다. 모든 것을 그대로 남겨두고 있는 동은의 방...사라지기 전 동은의 편지엔 ‘엄마를 위해 해주고 싶은 것이 너무 많다’고 적혀있는데 엄마는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동은이는 언제쯤 엄마를 다시 찾아올까.

■ “아들을 위해서라면 세상을 바꾸겠습니다” - 박혜숙
부산의 어느 한 여고 교실, 실종 예방 강의를 하는 강사, 그러나 실은 자신의 아들을 잃어버린 어머니다. 2003년 어린이집에서 소풍을 갔다가 실종된 모영광(당시 4세). 그 후로 영광이 어머니 혜숙 씨는 아들을 찾기 위해 전국을 수소문하고 다녔다. 그러다 우리나라의 실종 관련 제도가 얼마나 미비한지 알게 됐고, 이제 그녀는 세상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먼저 실종 관련 법과 제도를 바꾸는 일에 몰두했고 실종 정책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했다. 다시는 자신의 아들과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어머니 혜숙 씨는 오늘도 뛰고 있다.

※ 이 영상은 2015년 5월 7일 방영된 [KBS 다큐 1 - 실종 : 제 1편. 돌아오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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