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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트랜스젠더 변호사' 박한희씨와 숙명여대 트랜스젠더 합격생이 나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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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자대학교 법학부 2020년 신입생으로 최종 합격했던 트랜스젠더 ㄱ(22)씨가 긴 고민 끝에 결국 입학을 포기했습니다. 지난해 8월 태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고 여성이 된 ㄱ씨는 ‘최초의 트랜스젠더 변호사’ 박한희씨를 보며 용기를 얻었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박한희씨의 이야기를 통해 “변호사가 되어 사회적 약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꿈을 키웠다고 합니다.
ㄱ씨의 합격이 모든 이에게 축하를 받은 건 아니었습니다. 합격 보도가 나간 뒤 숙대 안팎에선 ㄱ씨의 입학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여럿 쏟아졌습니다. ‘여성들의 공간에 들어오지 마라’ ‘애당초 트랜스젠더가 조용히 있었으면 난리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날 선 반대 여론에 ㄱ씨는 합격의 기쁨을 뒤로 한 채 불안에 떨어야 했습니다. 
입학 포기를 결정하기 전, 최종 등록을 두고 숱한 고민으로 마음 애태우던 지난 5일. ㄱ씨는 '한겨레'를 통해 박한희 변호사에게 조언을 얻고 궁금한 것을 묻고자 했습니다.
‘오픈리(성적 지향∙성정체성 등을 드러내는 것)로 살아가기로 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일상생활, 특히 캠퍼스에서 문제는 없었는지 궁금합니다.’
‘법조계에서의 시선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차별을 느낀 적은 없으셨나요?’
박한희 변호사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 진심을 다해 ㄱ씨의 질문에 답했습니다. 그리고 6일 오전, 기자는 기사를 작성하기에 앞서 박한희 변호사의 메시지를 정리해 먼저 ㄱ씨에게 보냈습니다. 그러자 ㄱ씨에게 아래와 같은 답이 돌아왔습니다.
’과도하게 위축되지 않고 자신감을 가진 상태로 이 세상을 적극적으로 헤쳐나갈 수 있는 용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 뒤 하루가 지난 7일 새벽, ㄱ씨는 결국 입학을 포기하기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하지만 ㄱ씨는 끝까지 ’절망’보단 ’희망’을 얘기하고자 했습니다.
"그래도 (박한희씨가 북돋아준) 용기 덕분에 아직 살아 있는 것 아닌가 싶어요.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고, 저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께도 힘이 됐을 것 같아요. 지금은 잠시 이렇게 물러나 있지만, 사실 물러나 있기 때문에 앞으로 나갈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최초 트랜스젠더 변호사’와 ‘최초 트랜스젠더 여대 합격생’의 만남. ‘하나의 날갯짓이 커다란 폭풍이 될 수 있다’고 믿는 이들의 이야기.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확인해주세요.

기획 박윤경 기자 [email protected]
촬영 조소영 권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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