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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에서 희생된 국군의 미발굴된 유해를 찾고 유품이 가족에게 전해지는 과정 ㅣ 끝나지 않은 귀환 (KBS 20110606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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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일 특집 '끝나지 않은 귀환'

동족상잔의 비극인 6.25전쟁이 발발한 지도 어느 덧 61년.
하지만 13만 명에 달하는 호국영령들은 여전히 이름 모를 산야에 홀로 잠들어 있다.
누군가의 아들이고, 형이고, 아버지였지만 조국을 위해 초개와 같이 목숨을 바쳤던 이들.
호국용사들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원들은 오늘도 산에 오른다.

■ 61년만의 해후
올해 여든 다섯인 김일환 씨는 최근 국방부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6.25 전쟁 당시 행방불명됐던 동생의 유해가 61년 만에 강원도 백석산에서 발견됐다는 것. 낙동강 전투가 한창이던 50년 9월, 열일곱의 나이로 강제징집 된 동생 김종환. 신원확인의 단서가 된 건 유해와 함께 발견된 인식표였다. 61년 만에 동생의 유품을 손에 쥐게 된 형 김일환 씨는 ‘살아왔으면 얼마나 좋았겠느냐만 동생의 유품이라도 보니 너무 고맙다’며 끝내 회한의 눈물을 쏟았다.

■ 그대를 조국의 품으로
1950년 6월 25일, 예고 없이 시작된 전쟁은 무수히 많은 희생을 낳았다. 전쟁 기간 사망․실종한 국군 전사자의 수는 약 16만 명, 이 가운데 13만 명의 국군 전사자 유해가 미처 수습되지 못한 채 고국산천에 홀로 남겨졌다. 이에 지난 2000년 정부는 6.25 전쟁 발발 50주년을 기념해 유해발굴사업에 착수했다. 그 뒤 유해발굴사업은 국가영구사업으로 전환됐고 2007년에는 유해 발굴 전문 부대인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창단됐다. 지난 10년간 전국에서 발굴된 국군 유해는 총 4천 5백여 구. 하지만 이 가운데 신원이 확인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이들은 64명에 불과하다. 지금도 현충원 유해보관소에는 약 4천여 구의 유해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

■ 경남 창녕, 치열했던 전투를 증언하는 집단 유해
경남 창녕 본초리의 무명고지, 굵은 고목의 뿌리에서 상당한 양의 유해가 발견됐다. 이곳에서 출토된 유해는 모두 15구, 치열한 전투의 흔적을 말해주는 집단 유해다. 전쟁 발발 초기, 밀려드는 북한군의 공세에 아군의 방어선은 낙동강 부근으로까지 좁혀졌다. 이에 미8군 사령관 워커 장군은 낙동강과 동북부의 산악지대를 잇는 방어선을 구축한다. 이후 2개월에 거쳐 안동, 문경, 창녕, 칠곡 등지에서 지속된 낙동강 방어선 전투는 결국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의 발판을 만든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산화된 수십만 명의 유해는 수습되지 못한 채 고국산천의 한줌 흙으로 남았다.

■ 신원확인의 첫 단서, 유품
경남 창녕군 학산 일대에서 비교적 온전한 형태를 지닌 완전유해가 발견됐다. 유해 곁을 지키고 있는 만년필에 새겨진 이름은 ‘최대현’. 감식 결과 만년필의 주인은 스무 살 전후의 어린 병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병적기록에 남아있는 병사 최대현은 총 8명, 그 가운데 창녕 전투에서 사망한 병사는 단 한 명으로 좁혀지게 되는데... 만년필과 함께 발견된 ‘최대현’ 병사는 과연 유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인가?

■ 유가족의 마지막 희망, DNA 채취
특별한 유품이 발견되지 않을 경우, 발굴된 유해의 신원 확인은 유가족들의 DNA 샘플 대조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지난 2007년 故강태수 일병을 시작으로 지금껏 DNA 검사를 통해 신원이 확인된 유해는 총 10명. DNA 검사는 이름 없는 유해의 신원을 확인할 유일한 단서다. 13만 전사자들의 유해를 가족에게 돌려보내기 위해 필요한 DNA 샘플은 26만 개, 하지만 현재까지 확보된 유가족들의 DNA 샘플은 1만 4천 개에 불과한 상황이다. 유해의 신원을 확인할 마지막 희망, 유가족들의 DNA 샘플 채취가 절실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 마지막 한 분을 모시는 그 날까지...
유해 발굴 사업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전쟁이 끝난 지 60여 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전투 현장과 유해 매립지를 제보해줄 전쟁 1세대들은 물론 애타게 유해를 기다리던 유가족들 역시 점차 세상을 떠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발굴된 유해를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기 위한 유가족의 DNA 시료 채취는 물론 북한과 DMZ 지역의 유해 발굴 사업에 이르기까지... 더는 늦출 수 없는 유해 발굴 사업의 과제를 되짚어본다.

#현충일 #유해발굴 #귀환
Category
다큐멘터리 - Documentary
Tags
KBS, 다큐멘터리, doc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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