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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kg 짐을 지고 히말라야를 올라야 받는 돈, 6달러... 가족을 위해 오늘도 걷는 13살 소년 '포터' 로빈의 꿈 | 수요기획 | KBS 20091104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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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요기획 - 두 다리로 키워가는 꿈. 히말라야의 소년 포터 ‘로빈’
신들이 살고 있다는 신비의 땅, 히말라야. 무거운 짐과 거친 숨소리에도 꺾이지 않는 소년 포터의 꿈을 향한 여정. 신들이 살고 있다는 신비의 땅이며 트래커들의 성지, 히말라야.

히말라야 품속에 자리잡은 네팔은 히말라야를 오르고자 하는 트래커들의 성지다. 하지만 카트만두나 포카라 등 여행자들이 몰려드는 대도시들을 제외하고 네팔의 산간마을은 아직 휴대전화는 물론 전화도 전기도 없는 곳이 대부분이다. 가파른 산세 때문에 자동차, 오토바이, 자전거는 당연히 무용지물이다. 이런 히말라야를 오르고자 하는 이들은 누구를 막론하고 걸아야만 한다. 이국의 여행자들은 맨몸으로 산을 오르고 가난한 네팔인들은 여행자들의 짐을 대신 지고 산을 오른다. 이런 네팔사람들은 포터라 불린다. 공식적으로 네팔에선 아이들을 포터로 고용할 수 없게 되어 있지만 한 푼이 아쉬운 가난 속에서 아이들은 열 두서넛 나이에 포터로 나선다. 무거운 짐과 거친 숨소리에도 꺾이지 않는 소년 포터 로빈이 히말라야에서 보내온 꿈의 여정을 따라가본다.

■ 13살 소년 포터 로빈
올해 13세의 로빈, 히말라야를 찾아오는 여행객의 짐을 대신 이고 올라가는 포터다. 로빈의 가족은 히말라야 산자락 담푸스에 살고 있다. 한라산 정상보다 조금 낮은 그 곳. 히말라야의 내로라하는 봉우리들이 내려다보이는 곳이다. 마을 사람들은 가난으로 사정이 딱한 로빈네를 위해 못 쓰는 물레방앗간을 개조해 주었다. 산사태와 홍수를 걱정하며 가난에 상처받는 로빈의 가족. 로빈은 가족을 위해 포카라로 향한다. 포터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서다. 어린 포터들이 하루 종일 짐을 지고 받는 돈은 하루 6달러 남짓. 하지만 가난한 네팔 사람들에게 이 돈은 결코 적지 않은 살림 밑천이 된다.

■ 두 다리가 유일한 재산이 되는 사람들
포카라는 안나푸르나로의 본격적인 트래킹이 시작되는 도시로, 운이 좋으면 꽤 긴 여정의 트래킹에 끼어 목돈을 만질 수 있다. 한 번 트래킹이 시작되면 보통 사흘 이상, 길게는 열흘까지 집에 돌아갈 수 없는데, 아직 어린 로빈에게 포터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번 일은 두 명의 호주 아가씨들과 좀솜까지 가야 한다. 왕복 10일이란다. 로빈이 처음 맞이하는 장거리 여행이다. 로빈에게는 법적 제한량인 30kg도 버거운 무게다. 가파른 산길은 한 번 잘 못 디디면 목숨을 잃는다. 안 그래도 좁은 길 맞은편에서 나귀를 대동한 장사꾼이라도 만나면 꼼짝 없이 그 무거운 짐을 이고 한 쪽에 서서 기다려야 한다. 포터들은 여행객들의 여정에 따라 새우잠과 걷기를 반복한다. 어린 로빈은 뒤처지지 않기 위해 작은 발걸음을 힘겹게 내디딜 뿐이다.

■ 허기진 만두, 썩은 사과, 고칠 수 없는 신발... 그래도 소년은 울지 않는다.
트래킹이 끝나면 품삯을 받고 포터들은 각자 집으로 돌아간다. 홀로 산에서 내려오는 길은 꼬박 5일. 그 동안 로빈은 알아서 끼니를 사먹어야 한다. 돈을 아끼기 위해 가끔씩 만두를, 그것도 딱 5개만 먹는다. 그래도 허기진 배는 채워지지 않아 값싼 엿으로 때우기도 한다. 산에서 내려오는 길에 한 마을에서 산 사과 꾸러미.하지만 꼬박 5일을 이고 온 사과는 온통 썩어 제 값도 받지 못한다. 사과 판 돈으로 새 운동화를 사려고 했던 로빈. 하지만 운동화 가격이 너무 비싸다. 대신 운동화 고치는 아저씨에게 얼쩡거려 본다. 귀신같은 솜씨를 자랑하는 아저씨조차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로빈의 운동화. 너무 낡아서 고칠 수가 없단다.

■ “언젠가 사다가 되어 가족을 행복하게 해줄 거예요.”
로빈에겐 대장 너껄 아저씨가 있어서 다행이다. 너껄 아저씨는 일감을 구해 포터를 소집하는, 말하자면 포터들의 선생님이자 대장 같은 사람이다. 그런 사람들을 사다라고 부른다. 너껄 아저씨덕분에 이런 불경기에도 독일인 커플의 패러글라이딩 여행에 합류할 수 있었다. 패러글라이딩도 실컷 구경했다. 로빈은 너껄 아저씨를 존경한다. 로빈의 꿈은 언젠가 너껄 아저씨같은 사다가 되어 돈을 많이 버는 것이기 때문이다. 전문 등반대를 이끄는 고소 포터는 위험한 직업이지만 네팔에서 가장 쉽게, 빨리 부자가 되는 길이기도 하다.

■ 소년 포터 로빈의 꿈
누구보다 가족을 사랑하고 강한 의지를 가졌지만 아직 로빈은 13살이다. 열심히 돈을 벌고, 포터 일이 없을 땐 학교를 가고 공부도 열심이다. 여행객들 앞에서 수줍은 노래도 부르고, 여자애들의 인기투표에 우쭐해지는, 다 쓰고 난 볼펜 껍질을 보물마냥 모아놓고 공부하는 꿈 많은 소년. 로빈은 여느 13살과 다르지 않다. 인생은 산과 같은 데가 있어서 누구나 결국 자신의 두 다리로 걸어야 한다는 것을 조금 먼저 알았을 뿐이다. 가족들이 함께할 집을 짓기 위해 열심히 돈을 벌고 있다는 로빈. 그런 로빈을 위해 형 오닐은 깜짝 놀랄 선물을 준비한다.

※ 이 영상은 2009년 11월 4일 방영된 [수요기획]입니다.

#히말라야 #네팔 #트래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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