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미남’이라 불리는 남자
전라북도 정읍시 내장산 자락에는 ‘상화헌(尙華軒)’이라 적힌 문패를 달고 있는 집이 하나 있다. 꽃이 항상 있는 곳이라는 현판의 의미처럼 집 앞에 펼쳐진 너른 정원. 송정섭(67) 씨와 아내 유금명(62) 씨가 10년 가까이 손수 땅을 고르고 꽃을 심어 일궈온 곳이다. 30여 년간 화훼 분야 연구원으로 지냈던 정섭 씨는 원예 연구로 박사 학위까지 받은 꽃 전문가이다. 평생 꽃을 연구하며 살았던 그는 퇴직 후에도 꽃과 함께하는 삶을 꿈꾸며 고향으로 내려갔다. 도시에서 10년 동안 정원을 가꾸며 준꽃전문가가 된 아내와 함께 감나무 한 그루만 있던 땅에 수백 가지 꽃을 심은 정섭 씨. 그는 사람들에게 꽃에 미친 남자, 일명 ‘꽃미남’이라 불린다. 매일 새벽 꽃 이야기를 쓰며 하루를 시작하고, 정원을 가꾸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정섭 씨. 그는 한평생 ‘꽃에 미쳐 사는 삶’이 행복하다 말한다.
■ 삶의 스승, 꽃에게 배우다
인생의 절반을 꽃과 함께 살아온 정섭 씨는 꽃의 삶을 바라보며 세상의 이치를 깨달았다. 꽃과 잎이 다른 시기에 피어 서로 만날 수 없는 상사화. 봄에 먼저 자라난 잎은 나중에 피어날 꽃을 위해 여름까지 알뿌리에 꽃눈을 만들고 때가 되면 서서히 시들어 사라진다. 정섭 씨는 상사화에서 어머니의 내리사랑을 읽는다. 만개하는 꽃을 위한 엄마잎의 숭고한 희생과 사랑... 그가 상사화에게 배운 가르침이다. 27년간 도심에서 키운 석류나무를 친구로부터 선물 받았던 정섭 씨. 도시의 좁은 공간으로 인해 가지가 나올 때마다 잘려 옹이투성이가 된 석류나무에서 살아내기 위해 버텼던 그 강인함과 굴곡진 세월을 느낀다. 볼 때마다 선물해 준 친구를 떠올리게 하는 고마운 석류나무. 이제 넓은 정원에서 마음 편히 자라나며 행복하길 바란다.
늦은 시기에 잎과 꽃을 무성하게 피우는 배롱나무에서 대기만성(大器晩成)의 의미도 읽어내는 정섭 씨는 지금도 각양각색의 식물들을 통해 다양한 삶을 배우고 있다.
■ 꽃을 닮은 존재가 되어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나비와 벌의 먹이를 내어주는 꽃. 정섭 씨는 꽃처럼 주변을 행복하게 하는 존재가 되고자 한다. 강의를 통해 일평생 배워온 꽃의 철학을 알리고, 수많은 정원사를 육성하여 꽃을 함께 향유할 수 있도록 힘쓴다. 교육생들과 함께 도심 속 방치된 땅에 꽃을 심으며 ‘게릴라 가드닝’도 실천 중인 정섭 씨는 좀 더 많은 사람이 꽃이 주는 즐거움을 느끼길 바란다. 또한 40년 된 태산목 가지치기 문제로 애를 먹고 있는 교육생의 정원에 방문해 손수 시범을 보이며 가지키지 방법을 알려주기도 하는 정섭 씨는 정원 가꾸기에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간다.
■ 꽃처럼 산다는 것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25만 가지의 꽃 중 같은 것은 하나도 없다는 정섭 씨. 꽃들은 저마다 자기만의 고유한 색깔과 생존 전략을 갖고 있단다. 사람들도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가질 수 있어야 꽃처럼 살 수 있다는 그는 꽃들과 눈을 마주 보며 그들의 삶을 바라보고, 자신의 인생을 돌아본다. 꽃을 통해 사유하며, 꽃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읽어내는 정섭 씨는 오늘도 꽃에 고개 숙이며 꽃처럼 살고자 한다.
내츄럴 휴먼 다큐 자연의 철학자들 - 63회 [꽃처럼 살 수 있다면] 2023년 6월 30일 방송
#자연의철학자들 #꽃 #정원
전라북도 정읍시 내장산 자락에는 ‘상화헌(尙華軒)’이라 적힌 문패를 달고 있는 집이 하나 있다. 꽃이 항상 있는 곳이라는 현판의 의미처럼 집 앞에 펼쳐진 너른 정원. 송정섭(67) 씨와 아내 유금명(62) 씨가 10년 가까이 손수 땅을 고르고 꽃을 심어 일궈온 곳이다. 30여 년간 화훼 분야 연구원으로 지냈던 정섭 씨는 원예 연구로 박사 학위까지 받은 꽃 전문가이다. 평생 꽃을 연구하며 살았던 그는 퇴직 후에도 꽃과 함께하는 삶을 꿈꾸며 고향으로 내려갔다. 도시에서 10년 동안 정원을 가꾸며 준꽃전문가가 된 아내와 함께 감나무 한 그루만 있던 땅에 수백 가지 꽃을 심은 정섭 씨. 그는 사람들에게 꽃에 미친 남자, 일명 ‘꽃미남’이라 불린다. 매일 새벽 꽃 이야기를 쓰며 하루를 시작하고, 정원을 가꾸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정섭 씨. 그는 한평생 ‘꽃에 미쳐 사는 삶’이 행복하다 말한다.
■ 삶의 스승, 꽃에게 배우다
인생의 절반을 꽃과 함께 살아온 정섭 씨는 꽃의 삶을 바라보며 세상의 이치를 깨달았다. 꽃과 잎이 다른 시기에 피어 서로 만날 수 없는 상사화. 봄에 먼저 자라난 잎은 나중에 피어날 꽃을 위해 여름까지 알뿌리에 꽃눈을 만들고 때가 되면 서서히 시들어 사라진다. 정섭 씨는 상사화에서 어머니의 내리사랑을 읽는다. 만개하는 꽃을 위한 엄마잎의 숭고한 희생과 사랑... 그가 상사화에게 배운 가르침이다. 27년간 도심에서 키운 석류나무를 친구로부터 선물 받았던 정섭 씨. 도시의 좁은 공간으로 인해 가지가 나올 때마다 잘려 옹이투성이가 된 석류나무에서 살아내기 위해 버텼던 그 강인함과 굴곡진 세월을 느낀다. 볼 때마다 선물해 준 친구를 떠올리게 하는 고마운 석류나무. 이제 넓은 정원에서 마음 편히 자라나며 행복하길 바란다.
늦은 시기에 잎과 꽃을 무성하게 피우는 배롱나무에서 대기만성(大器晩成)의 의미도 읽어내는 정섭 씨는 지금도 각양각색의 식물들을 통해 다양한 삶을 배우고 있다.
■ 꽃을 닮은 존재가 되어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나비와 벌의 먹이를 내어주는 꽃. 정섭 씨는 꽃처럼 주변을 행복하게 하는 존재가 되고자 한다. 강의를 통해 일평생 배워온 꽃의 철학을 알리고, 수많은 정원사를 육성하여 꽃을 함께 향유할 수 있도록 힘쓴다. 교육생들과 함께 도심 속 방치된 땅에 꽃을 심으며 ‘게릴라 가드닝’도 실천 중인 정섭 씨는 좀 더 많은 사람이 꽃이 주는 즐거움을 느끼길 바란다. 또한 40년 된 태산목 가지치기 문제로 애를 먹고 있는 교육생의 정원에 방문해 손수 시범을 보이며 가지키지 방법을 알려주기도 하는 정섭 씨는 정원 가꾸기에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간다.
■ 꽃처럼 산다는 것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25만 가지의 꽃 중 같은 것은 하나도 없다는 정섭 씨. 꽃들은 저마다 자기만의 고유한 색깔과 생존 전략을 갖고 있단다. 사람들도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가질 수 있어야 꽃처럼 살 수 있다는 그는 꽃들과 눈을 마주 보며 그들의 삶을 바라보고, 자신의 인생을 돌아본다. 꽃을 통해 사유하며, 꽃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읽어내는 정섭 씨는 오늘도 꽃에 고개 숙이며 꽃처럼 살고자 한다.
내츄럴 휴먼 다큐 자연의 철학자들 - 63회 [꽃처럼 살 수 있다면] 2023년 6월 30일 방송
#자연의철학자들 #꽃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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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큐멘터리 - Document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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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다큐멘터리, doc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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