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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스페이스공감] 딥플로우 - 가족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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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거침없는 소리의 침투
1130회 - 바버렛츠 / 딥플로우
EBS 스페이스 공감,EBS Space
2015-06-04
도발적 가시내들 바버렛츠 / 거침 없는 소리의 침투 딥플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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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는 소리의 침투
딥플로우
“난 이미 꿈을 이뤘다고 봐
늘 래퍼가 되고 싶었고 이걸 타고났어”
- 곡 ‘열반’ 中
4년 만에 발표한 정규 앨범의 첫 트랙, 첫 구절로 가장 먼저 소리치고 싶은 말이었다. 2003년 힙합 씬에 등장한 이후 래퍼로서 쌓은 커리어와 자부심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았다. 네 박자 위에 풀어놓은 가사는 늘 작두를 타듯 비장했으며, 묵직한 비트에 내뱉은 메시지는 언제나 저돌적이었다. 국내에서 랩이 대중적인 존재가 되기 이전에도, 그리고 그 이후에도 언더그라운드 MC가 걸어야 할 방향을 지속적으로 제시했던 인물. 20장이 넘는 참여 음반과 수백 회의 라이브에서 거친 톤과 래핑으로 타의 추종을 불허했던 ‘딥플로우(Deepflow)’가 돌아왔다.
“이번 굿판도 작두 위는 내 것
(중략)
지루한 래퍼들은 다 물러서
이제 그분이 오셔. 그분이 오셔”
- 곡 ‘작두’ 中
하드코어 힙합을 구분 짓는 것은 음악적 스타일보다 먼저 랩의 내용이다. 직설적인 표현과 사나운 기세가 바로 그것인데, 딥플로우는 1집 「Vismajor」(2007)부터 거칠고도 불가항력적인 매력을 드러낸 바 있다. 그리고 이를 구체화한 것이 다수의 트랙에 배치한 배틀 라임(Battle Rhyme)이다. 이른바 발라드 랩이라 불리는 비슷한 무드의 지루한 래퍼들을 저격하고 가짜들의 말을 자른 딥플로우는, 자신이 ‘진짜’라 여기는 것들을 증명해냈다. 나아가 최근 발표한 3집 「양화」(2015)를 통해선 뮤지션으로서 분투 중인 홍대와 평범한 인간으로서 삶을 사는 영등포, 그리고 둘을 잇는 양화대교를 매일 건너며 삼켰던 생각들을 서사적으로 담아내는 데 성공한다.
무엇보다 그의 행보가 끊임없이 지지를 받는 것은 힙합 고유의 멋을 존중하는 프로듀서이자 선배로서 스스로와 주변인들을 독려하는 모습 때문이다. 곡 ‘당산대형’의 가사 그대로 ‘I'm a big brother’인 셈인데, 2011년 던밀스와 우탄 등 후배 래퍼들과 조직한 ‘비스메이저’의 수장으로서 그는 지금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레이블, 크루 등이 리그처럼 형성된 국내 힙합의 내일을 말이다. 수많은 집단이 탄생하고 소멸하는 이 씬에서 딥플로우만이 걸어갈 길에 응원을 보내며, 그의 남다른 각오를 가사로 대신한다.
“난 비로소 잘 익은 책임감의 맛을 음미
이건 진정한 가족의 탄생을 의미
(중략)
난 너를 가르치지 않아 그저 가리킬 뿐”
– 곡 ‘가족의 탄생’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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