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 수확의 기쁨을 함께한 탕게(Tange)를 떠나 디(Dhi)로 향하는 길. 마을을 떠나자마자 초목 하나 없는 황량하고 척박한 무스탕의 진면목을 마주한다. 짐을 옮기는 말도 멈추어 숨을 고르는 비탈길. 광야를 떠오르게 하는 적막한 땅을 장장 다섯 시간 동안 걸어 기착지에 도착한다.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 떠나는 길. 주변은 절벽으로 꼭대기는 평지로 이루어져 이른바 ‘활주로 평원’이라 부르는 지형을 찾는다. 파이프오르간을 연상시키는 절벽 위를 걸어 마침내 디(Dhi)마을에 도착한다. 마을에 들어서자 떠들썩한 잔치 소리가 들려온다. 평생 한 번의 생일을 축하한다는 무스탕 사람들. 그곳에서 환갑을 맞은 할아버님께 감사와 행복을 축원하는 흰색 천, 카다(Khada)를 걸어드리며 잔치를 함께한다. 이제 야크 방목지로 유명한 춤중(Chumjung)으로 이동한다. 해발 4,170m에 위치한 춤중 마을은 야크 방목지로 유명하다. 야크는 고산 지대 무스탕 사람들에겐 가장 소중한 가축 중 하나. 야크의 젖, 고기, 가죽, 털, 심지어 똥까지 활용한다. 야크와 함께하는 삶의 이야기를 듣고, 무스탕 사람들이 아침에 주로 먹는다는 바(Ba)와 버터차(Butter Tea)를 함께 한다. 춤중 근처에 고향 집이 있다는 가이드 소남 씨의 말에 길을 나선다. 11년 만에 고향 남도(Nyamdo)를 찾은 그와 함께 어머니가 만들어 주시는 네팔식 수제비, 텐툭(Thenthuk) 한 그릇을 먹으며 고향의 정을 느낀다. 몸과 마음의 온기를 채워준 남도를 떠나 은둔의 왕국, 로만탕(Lo Manthang)으로 향한다. 로만탕은 티베트 왕족의 후손 아메 팔(Ame pal)왕이 14세기에 세운 로 왕국의 수도로 600년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이다. 2008년 군주제가 폐지되며 왕조의 역사는 막을 내리게 되었지만, 주민들에겐 상징적인 존재로 여전히 존경받고 있다. 27대손이 운영하는 로얄 무스탕 리조트(Royal Mustang Resort)을 찾아 역사 속으로 사라진 로 왕국의 이야기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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