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 여행가 안근수 큐레이터는 20여 년 전, 중국 유학 시절 윈난성 배낭여행을 시작으로 여행의 맛에 푹 빠졌다. 그의 첫 여행지 윈난성은 ‘10리마다 민족과 풍습이 다르다’는 말이 있을 만큼 다양한 소수 민족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땅. 해발 약 2,000m 조용한 산간 지대에 자리한 이족(彜族) 마을, 홍완춘(红万村)은 이른 봄이면 주민보다 외지인으로 넘쳐난다. 지후오지에(祭火節)라는 ‘불 축제’가 열리기 때문. 이족은 예로부터 자연물을 숭배하는 민족으로 특히 수 천 년에 걸쳐 ‘불’을 숭상하는 제의를 해오고 있다. 홍완춘에 사는 주민들은 이족 중에서도 아시족(阿細族). 아시족의 불 축제, 제화절은 불의 신 무덩(木鄧)이 그들에게 처음 불꽃을 피우고 불의 사용법을 알려줬다는 음력 2월 3일을 기념하는 날이다. 아시족의 원시적인 율동과 노랫가락에는 오지의 삶을 따뜻하고 풍요롭게 해 준 불에 대한 감사와 기쁨의 마음이 담겨 있다. 그 흥겨움에 취한 여행자들도 아시족과 함께 모닥불을 뛰어넘으며 몸과 마음으로 불 축제를 즐긴다. 홍완춘에서 멀지 않은 곳에 또 한 곳의 특별한 이족 마을, 청쯔꾸춘(城子古村)이 있다. 이족의 전통 가옥 투장팡(土掌房)이 산세를 따라 층층이 놓여 있는 풍경. 마치 티베트 라싸에 있는 포탈라궁과 비슷하다 해 ‘이족의 포탈라궁’으로 불리는 마을이다. 지붕이 뚫려 있는 티엔징(天井), 지붕을 통해 다른 집들과 모두 연결된 구조 등 투장팡만의 독특한 건축 양식을 들여다보며 한 가족처럼 살았던 마을의 지난날을 상상해 본다. 이어지는 여정은, 윈난성 최고의 절경으로 유명한 카르스트 지형 푸저헤이(普者黑)를 지나 빠메이춘(坝美村)으로 향한다. 나룻배를 타고 약 800m의 어두운 동굴을 통과해야만 발을 들일 수 있는 비밀스러운 마을, 빠메이춘. 시인 도연명의 '도화원기'에서 묘사된 무릉도원과 꼭 닮은 모습으로 세외도원(世外桃源)이라는 찬사를 얻었다. 그 안온한 풍경 속에서 고즈넉한 하룻밤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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