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 인천 개항 박물관으로 재탄생한 옛 일본제1은행 인천지점은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금융기관이었던 일본제1은행 부산지점의 인천출장소로 시작됐다. 일본인 건축가 니이노미 다카마사 설계로 1987년 8월에 착공하여 1899년에 완공됐다. 건물은 지붕 중앙의 르네상스풍 돔과 좌우 채광용 도머창 처마 부조에 구멍이 뚫린 패러핏(난간)을 설치했고 모래, 자갈, 석회를 제외한 벽돌, 석재, 시멘트, 목재 등 건축자재 일체를 일본에서 들여왔고 바깥벽은 화강암을 다듬어 쌓았다. 외관은 석조 단층 건물이지만 천장 높이가 7m에 달하는 복층 구조로, 2단으로 경사진 4면의 맨사드 지붕으로 처리했고 내부는 넓은 공간을 만들기 위해 기둥으로 지붕 구조체를 지지했으며 4m 높이에 난간을 설치해 영업점 조망이 가능하도록 했다. 지금은 없어진 지붕의 브래티싱(brattishing)은 지붕 꼭대기에 같은 무늬를 반복해 새긴 건축 장식으로, 맨사드 지붕과 함께 개항기의 인천 근대 건축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요소이다. 당시에는 국내 최대급 건축물로써, 면적 64평과 적조 1층에 좌우대칭인 절충주의 양식을 취하고 있다. 일본 제1은행 인천지점은 처음에 부산지점의 출장소로 출발해 1889년 인천지점으로 승격됐고, 1909년 한국은행이 창립되면서 한국은행 인천지점으로 바뀌었다. 1911년 조선은행으로 바뀌면서 조선은행 인천지점이 됐었다가 광복 후 다시 한국은행 인천지점으로 현재는 인천 한국 근대 최초사 박물관을 조성해 "인천개항박물관"으로 운영 중이다. 조선에서 생산되는 금괴와 사금을 매입하는 업무를 대행하고 일본 영사관들의 금고 역할을 하면서 압도적인 지배력을 행사했던 일본 제1은행의 탄생과 함께 무력에 의한 일제의 금융 탄압은 계속됐고 한일합방과 함께 조선금융에 대한 본격적인 지배는 가속화됐다. 근대의 금융기관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인천 개항길과 그곳의 선두주자였던 일본제1은행은 외국자본이 금융의 기초를 흔들면서 시작된 우리나라 은행사를 통찰할 수 있는 근대의 유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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