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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월이 읽는 황인숙의 '목고리'[시 읽는 토요일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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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고리 / 황인숙
 
내가 마시는 한 잔의 커피
내가 보는 한 권의 책
내가 거는 한 통의 전화
내가 적선하는 한 푼의 동전
그것은 내 피와 땀을 판 게 아니다.
그렇다고 불로소득도 아니지. 이 말은
불로가 아니라는 뜻이 아니라
소득이 아니라는 거지.
 
그것은 말하자면, 그러니까,
빚-이었다는 건데, 빚- 그래, 피와 땀이 아니라
영혼을 판 것, 같은 기분을 주는 것이지.
급기야
이제는 더 이상 팔 영혼도 없다는 걸 깨달았을 때.
내 영혼이라는 게 그렇게 값나가는 게
아니었다는 걸 깨달았을 때
 
내가 평생 이 빚을
다 갚고 죽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억장이 무너지는 데
오, 또, 생각하면, 생각하면
생각 끝에 떠오르는
 
오오 불쌍한 마틸드,
내 목걸이는 가짜였어!
 
마틸드도 있을라구.
나는 마땅히 치를 것을 치러야 할 뿐.
빚을 담보로, 비장하고 의연하게!
 
그런데...... 그렇더라도......그러니까 말이에요.
오오, 마틸드, 내 목고리는 진짜예요!
 
무어니 무어니 해도
나를 미치게 하는 건
이 목고리가
참으로 우아하지 못하다는 것.
기획: 박유리,
제작: 한겨레TV,
낭송: 김사월,
영상편집: 위준영,
영상: 이경주, 박성영
Category
TV 채널 - TV Chann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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