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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토요판, 나의 시] 소설가 김훈의 이육사의 광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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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야 (낭송: 김훈 소설가)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기획: 박유리, 종합편집: 위준영, 촬영: 이경주, 이규호, 박성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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