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 (목요일 저녁 7시 40분 KBS1)
“달콤한 추억을 캐다, 고구마” (2012년 10월 25일 방송)
찬바람 불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우리나라 대표간식, 고구마! 어린 시절 어머니께서 구워주시던 고구마를 호호 불어가며 손과 입이 새까매지도록 맛있게 먹었던 추억이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한국인의 밥상에서 고구마는 단순한 간식이 아니었다. 조선시대 백성들의 기근을 해결하고자 들여온 최초의 구황작물로서, 가난한 밥상을 채워주던 고마운 식량이었던 고구마! 최근 세계 10대 건강식품 중 첫손에 꼽히면서 슈퍼푸드로서 주목을 받고 있는데, 그 달콤함 속에 담긴 쓰디쓴 기억들을 따라가며, 고구마의 진면목을 재발견해본다.
■ 고구마는 감자였다?
가을걷이 한창인 해남 들녘. 새벽부터 밤까지, 고구마를 수확하는 손길이 분주하다. 첫 서리가 내리기 전에 고구마를 캐야 하기 때문이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작물이지만, 따뜻한 기후와 해풍, 특히 황토의 영양덕분에 해남을 비롯한 남해안 일대는 고구마의 주산지로 손꼽힌다. 고구마만 있으면 겨우내 몸도 마음도 든든했던 고마운 작물이었다.
고구마는 18세기, 감자보다 먼저 우리나라에 들어온 최초의 구황작물이었다. 굶주림에 시달리는 백성들을 위해 고구마 재배법을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했던 조선의 유학자들. 당시 붙여진 이름은 감저(甘藷)였다. 여전히 제주, 해남 등에서 고구마를 감자라고 부르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고구마라는 이름을 갖게 됐을까?
또한, 일제강점기, 고구마가 비행기의 연료로 쓰이면서 남해안 일부지역에서 재배되던 고구마가 전국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가난과 수탈, 그 쓰디쓴 기억들을 품고 350 여 년간 우리의 밥상을 지켜온 고구마 이야기를 살펴본다.
■ 고구마, 가난한 밥상을 풍성하게 채우다
땅이 넓은 해남에서도 가난한 살림에 쌀은 늘 귀한 식량이었다. 그래서 겨울에서 봄까지 보릿고개를 넘겨주던 것은 다름 아닌 고구마였다. 조(서숙) 한 되에 고구마 한 개를 넣고 지은 고구마서숙밥과 순이 다 자라고 남은 씨고구마를 버리지 않고 담가먹었던 고구마김치는 가족들의 배를 불려주는 유일한 식량이었다. 그래도 고구마가 흔한 가을이면 고구마로 묵을 만들기도 하고, 꿀보다 달콤한 조청에 고구마떡, 고구마유과까지, 다양한 음식들이 밥상을 가난한 풍성하게 해주었다. 허기진 마음을 든든하게 채워주던 고구마. 그 옛 기억들이 간직하고 살아가는 정순남 할머니 가족과 무학마을 할머니들을 만나본다.
■ 고구마 없었으면 어떻게 살았을까 - 통영 욕지도 빼떼기
경남 통영에서 뱃길로 1시간. 통영의 유인도 중에서 최남단에 위치한 욕지도에 다다른다. 동항리 제암마을에 살고 있는 이판고 씨 부부는 어려서부터 고구마를 키우고, 또 먹고 자라온 욕지도 토박이. 해안가 근처 좁고 비탈진 밭에서 자라는 고구마를 캐기 위해 소로 쟁기질을 하고 90세인 노모가 일손을 돕는다. 고구마가 식량의 전부였던 욕지도에는 '빼떼기'라는 토속음식이 있다. 생고구마를 썰어서 말린 것을 말하는데, 겨우내 저장해두었다가 죽을 끓여먹었다. 유일한 식량인 고구마로 종일 끼니를 때워야 했던 섬사람들에게 빼떼기죽은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들을 생각나게 하지만, 어느새 맛으로 추억으로 먹는 욕지도의 대표적인 향토음식이 됐다.
■ 고구마의 변신,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다.
전남 무안군 현경면. 김용주, 이정옥 씨 부부는 이곳에서 고구마를 키운 지 30년이 넘은 베테랑 농사꾼이다. 호박고구마는 물론 자색고구마와 주황색고구마 등도 키우고 있는데 그 이름이 특별하다. 수고구마는 '달수', 호박고구마는 '달호', 자색고구마는 '하니', 주황색고구마는 '꽃님이'라는 애칭을 붙였다. 넝쿨이 서로 어우러져 비바람을 이겨내며 단단해지는 고구마처럼 땅도 사람도 고난을 딛고 일어설 때 비로소 힘을 가질 수 있다고 믿는 부부. 그 땅이 가르쳐준 지혜가 이 가을 들녘을 채운다.
#한국인의밥상 #고구마 #호박고구마
※ [한국인의 밥상] 인기 영상 다시보기
[하이라이트] 10주년 특별기획 제2편-수고했어요, 그대 https://youtu.be/uxbWqsjivJ4
[풀버전] 벌교 갯벌의 귀한 선물 짱뚱어와 망둥이 https://youtu.be/sEHtdUEKMZA
[풀버전] 지리산 야생의 진수성찬 https://youtu.be/6kmLajzuFr8
[풀버전] 내사랑 뽈래기 통영 볼락 https://youtu.be/kKuk8I77NUA
[풀버전] 지리산 흑돼지, 마음을 살찌우다 https://youtu.be/-RWQ9J5GZpI
[풀버전] 너를 기다렸다 - 겨울 굴 밥상 https://youtu.be/d9J8eDpJlZs
[풀버전] 삼겹살, 참을 수 없는 즐거움! https://youtu.be/VB6XKo2qgz0
[풀버전] 한우애(愛) 빠지다! https://youtu.be/u6Js6kXeo8o
“달콤한 추억을 캐다, 고구마” (2012년 10월 25일 방송)
찬바람 불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우리나라 대표간식, 고구마! 어린 시절 어머니께서 구워주시던 고구마를 호호 불어가며 손과 입이 새까매지도록 맛있게 먹었던 추억이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한국인의 밥상에서 고구마는 단순한 간식이 아니었다. 조선시대 백성들의 기근을 해결하고자 들여온 최초의 구황작물로서, 가난한 밥상을 채워주던 고마운 식량이었던 고구마! 최근 세계 10대 건강식품 중 첫손에 꼽히면서 슈퍼푸드로서 주목을 받고 있는데, 그 달콤함 속에 담긴 쓰디쓴 기억들을 따라가며, 고구마의 진면목을 재발견해본다.
■ 고구마는 감자였다?
가을걷이 한창인 해남 들녘. 새벽부터 밤까지, 고구마를 수확하는 손길이 분주하다. 첫 서리가 내리기 전에 고구마를 캐야 하기 때문이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작물이지만, 따뜻한 기후와 해풍, 특히 황토의 영양덕분에 해남을 비롯한 남해안 일대는 고구마의 주산지로 손꼽힌다. 고구마만 있으면 겨우내 몸도 마음도 든든했던 고마운 작물이었다.
고구마는 18세기, 감자보다 먼저 우리나라에 들어온 최초의 구황작물이었다. 굶주림에 시달리는 백성들을 위해 고구마 재배법을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했던 조선의 유학자들. 당시 붙여진 이름은 감저(甘藷)였다. 여전히 제주, 해남 등에서 고구마를 감자라고 부르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고구마라는 이름을 갖게 됐을까?
또한, 일제강점기, 고구마가 비행기의 연료로 쓰이면서 남해안 일부지역에서 재배되던 고구마가 전국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가난과 수탈, 그 쓰디쓴 기억들을 품고 350 여 년간 우리의 밥상을 지켜온 고구마 이야기를 살펴본다.
■ 고구마, 가난한 밥상을 풍성하게 채우다
땅이 넓은 해남에서도 가난한 살림에 쌀은 늘 귀한 식량이었다. 그래서 겨울에서 봄까지 보릿고개를 넘겨주던 것은 다름 아닌 고구마였다. 조(서숙) 한 되에 고구마 한 개를 넣고 지은 고구마서숙밥과 순이 다 자라고 남은 씨고구마를 버리지 않고 담가먹었던 고구마김치는 가족들의 배를 불려주는 유일한 식량이었다. 그래도 고구마가 흔한 가을이면 고구마로 묵을 만들기도 하고, 꿀보다 달콤한 조청에 고구마떡, 고구마유과까지, 다양한 음식들이 밥상을 가난한 풍성하게 해주었다. 허기진 마음을 든든하게 채워주던 고구마. 그 옛 기억들이 간직하고 살아가는 정순남 할머니 가족과 무학마을 할머니들을 만나본다.
■ 고구마 없었으면 어떻게 살았을까 - 통영 욕지도 빼떼기
경남 통영에서 뱃길로 1시간. 통영의 유인도 중에서 최남단에 위치한 욕지도에 다다른다. 동항리 제암마을에 살고 있는 이판고 씨 부부는 어려서부터 고구마를 키우고, 또 먹고 자라온 욕지도 토박이. 해안가 근처 좁고 비탈진 밭에서 자라는 고구마를 캐기 위해 소로 쟁기질을 하고 90세인 노모가 일손을 돕는다. 고구마가 식량의 전부였던 욕지도에는 '빼떼기'라는 토속음식이 있다. 생고구마를 썰어서 말린 것을 말하는데, 겨우내 저장해두었다가 죽을 끓여먹었다. 유일한 식량인 고구마로 종일 끼니를 때워야 했던 섬사람들에게 빼떼기죽은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들을 생각나게 하지만, 어느새 맛으로 추억으로 먹는 욕지도의 대표적인 향토음식이 됐다.
■ 고구마의 변신,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다.
전남 무안군 현경면. 김용주, 이정옥 씨 부부는 이곳에서 고구마를 키운 지 30년이 넘은 베테랑 농사꾼이다. 호박고구마는 물론 자색고구마와 주황색고구마 등도 키우고 있는데 그 이름이 특별하다. 수고구마는 '달수', 호박고구마는 '달호', 자색고구마는 '하니', 주황색고구마는 '꽃님이'라는 애칭을 붙였다. 넝쿨이 서로 어우러져 비바람을 이겨내며 단단해지는 고구마처럼 땅도 사람도 고난을 딛고 일어설 때 비로소 힘을 가질 수 있다고 믿는 부부. 그 땅이 가르쳐준 지혜가 이 가을 들녘을 채운다.
#한국인의밥상 #고구마 #호박고구마
※ [한국인의 밥상] 인기 영상 다시보기
[하이라이트] 10주년 특별기획 제2편-수고했어요, 그대 https://youtu.be/uxbWqsjivJ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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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버전] 지리산 야생의 진수성찬 https://youtu.be/6kmLajzuFr8
[풀버전] 내사랑 뽈래기 통영 볼락 https://youtu.be/kKuk8I77NU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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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버전] 삼겹살, 참을 수 없는 즐거움! https://youtu.be/VB6XKo2qgz0
[풀버전] 한우애(愛) 빠지다! https://youtu.be/u6Js6kXeo8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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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큐멘터리 - Documentary
- Tags
- KBS, 다큐멘터리, doc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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