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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삶의 회복???? 흙을 일구는 농사꾼이자 글과 그림을 나무에 새기는 판화가 이철수의 귀농스토리 | 자연의 철학자들 7부 오늘도 별일 없이 산다 220114 KBS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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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츄럴 휴먼 다큐 자연의 철학자들 - 7회 오늘도 별일 없이 산다 2022년 1월 14일 방송

이번 편에서는 판화가이자 농부인 이철수(68)의 흙을 일구고, 목판에 새기는 일상의 미학! 어느덧, 37년 차 농사꾼이 된 이철수의 단순한 삶으로부터 나를 회복하는 나날들을 들여다본다.

“자연의 변화에도 굴하지 않고 씩씩하게 일하며 사는 것,
말로만 들어도 기운차고, 아름다워 보이잖아요.
우리에게 그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축복이죠.
뭐 철학이 별거 있겠습니까, 땅이 그렇게 사람을 차별하지 않아요.”

“아침 안개가 있는 들판으로 나서면, 아침의 햇살처럼 막 쏟아져 들어오는 것들이 있어요.
눈만 뜨면 하늘 보이고, 땅 보이고, 땅에 뿌리 박고 사는 생명들이 보이고
‘식물적 감수성’이란 말이 가능할 거 아니겠어요?”
이 시골에서 만나게 되는 자연은 어떻게 계산해봐도 ‘남는 장사’ 아닌가요?“

이철수(68)는 흙을 일구는 농사꾼이자, 글과 그림을 나무에 새기는 판화가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목판화가인 그는 국내외 주요 도시에서 꾸준히 작품을 전시하며 예술가로 40여 년을 살아왔다. 이와 동시에 도시를 떠나 충북 제천으로 귀농한 지 37년째. 부지런한 농부 이철수는 드넓은 논밭에 유기농으로 농사를 짓고 산다.

1,000여 평의 논에 우렁이 농법으로 벼농사를 짓고, 800여 평의 밭에 40여 가지의 작물을 키워낸다. 섬세한 손길로 목판을 깎고 판화를 찍는 것처럼, 정성을 다해 흙을 만지고 농작물을 기른다. 농사를 통해 ‘마음공부’를 한다는 이철수. 매일 땀 흘려 걷어 올린 자연의 지혜와 일상을 목판에 새긴다. 그렇게 별 일 없는 그의 하루는 오늘도, 어제처럼 흘러가고 있다.

“내가 먹을 건 여기서 다 만들어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든하게 힘이 되더라고요.
그것만 해도 어디에요. 그게 사람을 많이 바꾸죠”

새벽안개 너머 밭으로 향하는 이철수는 매일 ‘청벌레 잡기’로 하루를 시작한다. 초록 잎 위에 숨바꼭질하듯 붙어있는 청벌레와 그 작은 생명체로부터 농작물을 지키려는 것이 농부의 흔한 일상이다.
발걸음을 옮긴 이철수가 향한 곳은 다양한 채소로 가득한 비닐하우스! 이곳은 그에게 마트와 다름없다. 오늘 먹을 만큼 필요한 채소를 골라 바구니에 담아 집으로 간다. 갓 따온 채소로 만든 신선한 샐러드가 차려지고... 멀리 나가지 않아도 집 앞, 텃밭에서 직접 농사지은 작물들로 아침상을 차릴 때의 기쁨!

이 소박한 풍요가 시골행을 결심한 계기가 되었고, 도시에서의 정신적 가난을 극복할 수 있게 해주었다. 농촌에 정착한 후 ‘자연’과 ‘농사’는 이철수를 변화시켰다. 일상적인 것들 속에서 풍족한 하루를 누릴 수 있음을 즐기고 감사하며 아침을 맞이한다.

“씨앗 하나를 심으면 씨가 수백 개씩 생기는 작물도 있잖아요. 그런 것 보고 있으면 경이롭죠.
조건을 가리지 않는 거예요. 어디 살아도 생명은 싹을 틔우려고 최선을 다하는 거죠.”

“농사지을 때, 그 일에 막 몰입하게 되는 순간들이 있어요. 그렇게 일하고 나면 묘한 기쁨이 있어요.
‘내가 참 잘 견뎠다.’, ‘사람으로 해야 할 최선을 다했다.’ 그런 생각이 드는 거죠.”

10월의 가을 날! 그는 가을걷이로 특히 바쁘다. 아내와 둘이서 1,000여 평의 논농사를 지으려니 일손이 턱없이 부족했던 때에 벼농사를 도와줄 ‘우렁이 머슴’을 들였는데, 열심히 일해준 우렁이들 덕분에 올해 벼농사도 보람차다! 가을 추수가 끝난 뒤, 이철수는 집에서 직접 쌀을 정미하여 주변 사람들과 복지 시설 등에 나누어 준다. 이철수의 나눔은 우리에게 한없이 베푸는 자연과도 닮았다. 이철수의 가을걷이는 농사를 통해 배운 그의 자연 철학이 배여있다.

“자연은 저절로 좋은 선생님이 되어 주는 것은 아니에요.
만날 준비가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

유기농 농사꾼에게 은행잎과 은행 열매도 가을의 축복이 된다. 노랗게 물들어 땅에 떨어진 은행잎과 열매를 수레에 쓸어 담는다. 가득 모은 은행잎과 열매로 직접 추출물을 만들어 ‘천연 살충제’로 쓴다. 자연으로부터 받은 도움을 허투루 쓰지 않고,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유기농 농사꾼 이철수. 자연의 유기적인 순환을 위해 오늘도 부지런히 움직인다.

“들일 마치고 고개 들어보니 해 있는데 달이 뜬다.
일월곤륜이 가난한 집 병풍이구나. 좋은 시절이다.”

해가 뜨면 밭에 나갔던 이철수가 저녁 어스름이 짙어지면, 그제야 조각칼을 손에 쥐는 단순한 일상의 나날. 농사꾼에서 다시 ‘판화가 이철수’가 되는 매일 밤. 다가오는 전시회를 준비하기 위해 목판을 사각사각 갈고 그림을 그려낸다. 그는 밭을 가는 일과 칼로 나무를 새기는 일이 비슷하다고 말한다. 그래서일까, 고된 손노동을 수반하는 판화예술을 40년 째 꾸준히 작업해 올 수 있었다. 농사를 지으며 목판 위에 담담하게 그려낸 일상의 미학! 농촌에서의 평온과 삶의 통찰이 새겨진 그의 판화작품은 오랜 세월 대중을 웃음 짓게 하고 위로하고 있다.

“아무것도 더 필요하지 않다. 좋은 날이다.”

아내 이여경과 함께 늦도록 농사일을 하고 나면 덤덤하게 하루가 저물어간다. 이철수가 흙과 자연으로부터 걷어 올린 삶의 통찰과 마음을 종이에 적어내면, 아내는 그의 손 글씨를 타이핑한다. 해가 저물고 달이 뜨도록 부부는 자연을 만지고 담아낸다. 별일 없는 하루에 단순한 삶의 회복을 새기며, 어제 같은 오늘이 또 흐른다.

“인생 길이 참 멀지요?
이만하면 괜찮은 걸요 뭐.”
Category
다큐멘터리 - Documentary
Tags
KBS, 다큐멘터리, doc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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