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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학교민주시민교육 국제포럼 4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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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서울시립대 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2019 학교민주시민교육 국제포럼’ 행사장 분위기는 이런 현장의 열기를 반영하듯 뜨거웠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이 참석해 거트 비에스타 아일랜드 메이누스대 교수의 기조 발제를 들었고,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민병희 강원도교육감은 ‘교육자치와 민주시민교육’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한겨레신문사가 주최하고 서울·경기·인천·강원 교육청과 징검다리교육공동체가 함께 주관한 이날 국제포럼에는 교사 등 500여명이 참석해 뜨거운 분위기를 이어갔다.



비에스타 교수의 기조 발제 ‘민주주의, 시민 그리고 교육: 의제(agenda)에서 원칙(princple)으로’는 정당과 투표 등 선거제도를 학생에게 알려주고, 토론 수업만 하면 민주시민교육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의 뒤통수를 때리는 내용이었다. 그는 민주시민교육이 하나의 과목(커리큘럼)으로 따로 분리되어서는 안 되고 학교의 전반적 교육과정과 학교 생활 전반에서 민주주의 원리를 구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주의라고 하면 자신이 원하는 것을 다 자유롭게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죠. 그러나 모든 개인이 자신의 자유만을 누리려고 하면, 다른 사람의 자유와 행동을 침범할 수 있지요. 자유, 평등, 연대라는 세가지 가치를 함께 추구하며 민주주의를 이루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민주주의는 타협과 ‘자기 제한’(self-restraint)을 요구합니다. 이런 자기 제한을 익히기 위해 민주주의는 교육을 필요로 하는 것이죠.”



비에스타 교수는 민주주의를 자연적인 것이 아니라 “역사적 발명품”이고 “정치적 프로젝트”라고 본다. 그는 이 프로젝트를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교육을 통해 민주시민을 잘 길러내야 한다고 설명한다. 모든 사람은 욕망을 갖고 있는데, 아동·청소년 시기에 자신의 욕망을 적절하게 제한할 줄 아는 방법을 배워야 민주시민으로 양성할 수 있다. 최근 높아진 서구의 포퓰리즘에 대한 지지는 이런 자기 제한의 실패 사례로 언급됐다.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권리만을 주장하며 난민을 추방하려는 극우 세력의 태도는 비민주주의이라는 것이다.

자기 제한은 자신을 파괴할 정도로 욕망을 억압해서도 안 되고, 자신의 욕망만을 극도로 추구하면서 ‘세계 파괴’를 해서도 안 되는 원리다. ‘자기 파괴’와 ‘세계 파괴’의 중간지대에 머물러야 하는데, 비에스타는 그것이 교육적 공간 속에서 길러질 수 있다고 본다. 그는 자기 제한력을 키우는 교육적 방법으로 정원 가꾸기나 동물 키우기, 석재나 목재를 다루는 기술 교육 등을 꼽았다. 정원 가꾸기나 동물 키우기가 생태 교육으로만 여겨지는 한국에서 이런 관점은 매우 신선했다.



“식물을 키우다 보면 식물을 내 욕망대로 빨리 자라게 할 수도 없습니다. 열심히 물을 주고 정성을 들여도 때로는 식물이 죽기도 하죠. 아이들은 엄청난 좌절감을 경험하죠. 그런 만남 속에서 아이들은 자신의 욕망을 직면하고 그 욕망을 판단하는 실제적 연습을 하며 자기 제한을 배웁니다.”

그는 아동 중심, 학생 중심을 지나치게 강조하며 학생들을 만족시키는 것에만 치중하는 교육도 위험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비에스타 교수는 “아이들이 원하는 것만 얻고 성장 과장에서 어떤 저항이나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면, 실제 현실 세계에서 자신의 욕망을 집합적 욕망으로 전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주의의 열쇠는 개인적인 욕망에 의해서만 추동되는 삶을 살지 않으며, 어떻게 하면 개인과 집단들의 욕망이 집합적으로 수행될 수 있는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데 있다”고 말했다.



취재: 양선아 기자 [email protected]



기획: 한겨레TV

제작: 큐사인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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