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촨의 성도 청두(成都)는 인구 2천만 명이 넘는 거대 도시지만 조금만 외곽으로 나가면 여전히 느긋함과 여유로움이 가득하다. 특유의 청두 분위기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찻집. 명나라 때 건설된 고대 마을 펑쩐(彭镇)에는 100년이 훌쩍 넘은 찻집들이 즐비한데 그중 요즘 핫한 찻집을 찾아간다. 펑쩐의 옛 찻집(彭镇老茶馆), 혹은 관음각(观音阁)이라 불리는 찻집은 50~60년 전 어느 날에서 시간이 멈춘 듯한 분위기와 독특한 차림의 주인장 모습에 사진작가 및 영상제작자들의 촬영지로 주목받고 있다. 차도 마시고, 귀 청소도 하고 청두의 옛 거리를 제대로 즐긴 큐레이터. 이제 쓰촨의 오지로 향한다. 해마다 3월이면 하얀 배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진촨현(金川縣)을 지나 단바현에 있는 티베트족 마을 중로장짜이(中路藏寨)에 닿는다. 독특한 건축 양식으로 이름난 단바현의 티베트족 마을은 예로부터 ‘천조지국(千碉之國)’, ‘천 개의 조루가 있는 나라’로 불렸다. 조루(碉楼)는 방어를 목적으로 세운 망루를 말하는데 외적을 피해 깊은 산속으로 숨어든 티베트족이 외부인의 침입을 감시하기 위해 세웠다. 단바현에 남아 있는 160여 개의 조루는 이제 이 땅의 위험이 아닌 아름다움을 확인하는 전망대로 사용되고 있다. 이어서 찾아간 또 다른 티베트 마을 양롱하더(羊茸哈德). 2008년 쓰촨 대지진 때 크게 피해를 당한 뒤 주민 전체가 이주한 마을로 티베트족 문화 체험과 산골 생활을 즐길 수 있는 오지의 핫 플레이스다. 특히 마을 근교에 있는 다구빙촨(达古冰川)은 세계적으로도 보기 희귀한 풍경. 해발 약 4,800m에 형성된 거대한 산악빙하로 1992년 발견돼 2000년대 들어서야 관광지로 개방되었다. 꽃바람 따스하던 마을에서 순식간에 한겨울의 빙하 세상을 탐험하고 루오지99리 온천 폭포(螺髻九十九里温泉瀑布)로 향한다. 굽이굽이 계곡을 따라 흘러내리는 따스한 폭포수에 몸을 담그면 어느새 여행의 피로까지 스르륵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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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큐멘터리 - Document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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