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 공공기관 직원들은 지난해 9월 난데없는 뮤지컬을 단체 관람했다. 기관장 A씨의 아들이 출연한 공연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직원은 "아들이 출연한 공연을 직원이 단체로 관람했다. 이후 기관장의 배임 의혹 등에 대해 (국민권익위원회에) 진정이 접수돼 중기청 감사실에서 감사를 벌였다"고 전했다.
A씨는 평소 직원들에게 "머리에 든 것이 없냐", "네 머릿속에는 콘크리트 밖에 없냐"는 등 자질이 의심스런 언행을 일삼았고, 기관에서 사용하는 물품 등을 가족과 지인이 운영하는 업체에서 구입하는 등 정실 경영을 되풀이하기도 했다.
중기청 감사 결과 이 같은 비위 사실 등이 확인됐고, 이후 A씨는 수억 원의 기관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의 사업자 입찰 과정에서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지난해 10월 옷을 벗었다. A씨는 2012년 공공기관장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은 상태였다.
◈ 간부들 자아 비판케 하는가 하면 보고서에 "귀신 씻나락 까는 소리" 막말도
지난달까지 한국철도시설관리공단 낙하산 이사장을 지낸 B씨 역시 재임기간 '무용담'을 적지 않게 남긴 최고경영자(CEO)다.
B씨가 이사장에 취임한지 100일만 인 지난 2011년 11월, 그는 직원 전원을 불러 모은 자리에서 간부 20여명에게 단상에 올라가 북한식 자아비판을 하도록 했다.
당시 자리에 참석했던 한 직원은 "한쪽 끝에서부터 마이크를 잡고 '저는 이런 업무를 하는데 제대로 하지 못해서 국가에 손해를 끼치고 잘못했습니다' 자아비판하게 만들었다"며 "잘못이 있으면 인사위원회에서 해야지 전 직원이 보는 앞에서 자아비판을 하도록 한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항공 물류 전문가로 철도시설 업무에는 어두운 B씨는 같은 달 기술본부에서 제출한 '2012년도 업무 추친계획서' 겉장에 자필로 "귀신 씻나락 까는 소리 그만하고, 어떻게 해서 목표 달성을 하겠는지 설명하세요"라고 자필로 적어 돌려보내 직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 공공기관의 기관장은 업무에 대해 아는 것이 없어 구설수에 올랐다.
해당 기관 관계자는 "임기가 3년 인데 기관 파악하는데 1년, 행사 쫓아다니는데 1년을 보내고 남은 1년은 자기 임기가 끝난 뒤 갈 자리를 생각하는데 보내다 보니 실질적인 정책을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은 많지 않다"고 전했다.
설령 업무에 정통한 인사가 오더라도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전문성을 무기삼아 정권의 홍위병으로 변신하기 일쑤다.
철도 민영화 논란의 당사자인 최연혜 코레일 사장이 대표적이다. 최 사장은 한국교통대학교 교수 시절엔 고속철도 민간개방은 국익에 역행한다며 반대했지만 낙하산 사장으로 온 뒤엔 수서발 KTX법인 설립에 앞장섰다.
◈ 기관장 자리 징검다리 삼는 낙하산 근절 없이 공공기관 개혁 요원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오건호 연구위원은 "똑같이 철도 전문가라고 하지만 철도전문가에 회사 측 의견을 그대로 따라 할 수 있는 전문가가 있고 비판적인 전문가가 있을 수 있는데 인사권자가 자신과 뜻을 같이 할 수 있는 전문가를 뽑기 마련"이라며 "(공공기관 임직원이 선임될 수 있는 전문)영역 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해당 영역에 있는 누구를 선임하느냐"라고 지적했다.
낙하산의 거취는 인사권자에게 달려있다 보니 정부 시책을 무비판적으로 따르거나 아니면 자신의 자리를 징검다리 삼기 위해 단기 성과에만 연연하게 된다는 것이 공공기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국토교통부 산하 한 준정부기관 관계자는 "기관에 취임한 뒤 기관에 대한 잠깐의 설명만을 듣고 자신이 이해한 선에서만 사업을 진행한다"며 "정부에서는 예산절감을 계속 요구하는데 꼭 필요한 예산이나 사업도 자신의 잣대로 칼질하고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전했다.
낙하산은 위에서 내려왔기 때문에 태생적으로 위(인사권자)를 쳐다보고 있을 수밖에 없다.
공공기관 경영진이 위만 바라보는 구조를 깨는 것이 공공기관 개혁의 시작이자 끝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익명을 요구한 직원은 "아들이 출연한 공연을 직원이 단체로 관람했다. 이후 기관장의 배임 의혹 등에 대해 (국민권익위원회에) 진정이 접수돼 중기청 감사실에서 감사를 벌였다"고 전했다.
A씨는 평소 직원들에게 "머리에 든 것이 없냐", "네 머릿속에는 콘크리트 밖에 없냐"는 등 자질이 의심스런 언행을 일삼았고, 기관에서 사용하는 물품 등을 가족과 지인이 운영하는 업체에서 구입하는 등 정실 경영을 되풀이하기도 했다.
중기청 감사 결과 이 같은 비위 사실 등이 확인됐고, 이후 A씨는 수억 원의 기관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의 사업자 입찰 과정에서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지난해 10월 옷을 벗었다. A씨는 2012년 공공기관장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은 상태였다.
◈ 간부들 자아 비판케 하는가 하면 보고서에 "귀신 씻나락 까는 소리" 막말도
지난달까지 한국철도시설관리공단 낙하산 이사장을 지낸 B씨 역시 재임기간 '무용담'을 적지 않게 남긴 최고경영자(CEO)다.
B씨가 이사장에 취임한지 100일만 인 지난 2011년 11월, 그는 직원 전원을 불러 모은 자리에서 간부 20여명에게 단상에 올라가 북한식 자아비판을 하도록 했다.
당시 자리에 참석했던 한 직원은 "한쪽 끝에서부터 마이크를 잡고 '저는 이런 업무를 하는데 제대로 하지 못해서 국가에 손해를 끼치고 잘못했습니다' 자아비판하게 만들었다"며 "잘못이 있으면 인사위원회에서 해야지 전 직원이 보는 앞에서 자아비판을 하도록 한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항공 물류 전문가로 철도시설 업무에는 어두운 B씨는 같은 달 기술본부에서 제출한 '2012년도 업무 추친계획서' 겉장에 자필로 "귀신 씻나락 까는 소리 그만하고, 어떻게 해서 목표 달성을 하겠는지 설명하세요"라고 자필로 적어 돌려보내 직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 공공기관의 기관장은 업무에 대해 아는 것이 없어 구설수에 올랐다.
해당 기관 관계자는 "임기가 3년 인데 기관 파악하는데 1년, 행사 쫓아다니는데 1년을 보내고 남은 1년은 자기 임기가 끝난 뒤 갈 자리를 생각하는데 보내다 보니 실질적인 정책을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은 많지 않다"고 전했다.
설령 업무에 정통한 인사가 오더라도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전문성을 무기삼아 정권의 홍위병으로 변신하기 일쑤다.
철도 민영화 논란의 당사자인 최연혜 코레일 사장이 대표적이다. 최 사장은 한국교통대학교 교수 시절엔 고속철도 민간개방은 국익에 역행한다며 반대했지만 낙하산 사장으로 온 뒤엔 수서발 KTX법인 설립에 앞장섰다.
◈ 기관장 자리 징검다리 삼는 낙하산 근절 없이 공공기관 개혁 요원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오건호 연구위원은 "똑같이 철도 전문가라고 하지만 철도전문가에 회사 측 의견을 그대로 따라 할 수 있는 전문가가 있고 비판적인 전문가가 있을 수 있는데 인사권자가 자신과 뜻을 같이 할 수 있는 전문가를 뽑기 마련"이라며 "(공공기관 임직원이 선임될 수 있는 전문)영역 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해당 영역에 있는 누구를 선임하느냐"라고 지적했다.
낙하산의 거취는 인사권자에게 달려있다 보니 정부 시책을 무비판적으로 따르거나 아니면 자신의 자리를 징검다리 삼기 위해 단기 성과에만 연연하게 된다는 것이 공공기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국토교통부 산하 한 준정부기관 관계자는 "기관에 취임한 뒤 기관에 대한 잠깐의 설명만을 듣고 자신이 이해한 선에서만 사업을 진행한다"며 "정부에서는 예산절감을 계속 요구하는데 꼭 필요한 예산이나 사업도 자신의 잣대로 칼질하고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전했다.
낙하산은 위에서 내려왔기 때문에 태생적으로 위(인사권자)를 쳐다보고 있을 수밖에 없다.
공공기관 경영진이 위만 바라보는 구조를 깨는 것이 공공기관 개혁의 시작이자 끝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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