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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 절대 하지 마라?! 서울 빌딩 숲에서 농사 짓는 법 대공개~ | 자연의 철학자들 59부 나는 도시에서 농부로 산다 (KBS 20230602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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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농부의 옥상 텃밭
도시에 사는 당신이 농사를 지어보고 싶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많은 사람은 일단 텃밭을 찾아 어딘가로 이동할 것이다. 그런데 여기, 자기 집의 20여 개 계단을 올라가서 텃밭을 가꾸는 사람이 있다. 도시농부 이창희(58) 씨. ‘화분 텃밭 수십 개가 무슨 농사야?’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에게는 천 평 못지않은 농지이고 자기만의 작은 우주다. 그만큼 자신이 쏟은 정성과 이 텃밭에 담고자 한 철학에 자부심이 있기 때문이다. 그의 열댓 평 텃밭에서 자라는 작물 수는 무려 50여 가지. 상추, 부추, 미나리 같은 잎채소뿐 아니라 호박, 포도 등 덩굴 작물도 다양하다. 저마다의 작물이 가진 본성이 신기하고 아름다워 욕심을 내다보니 해마다 작물 수가 늘어났다. 이 가운데 80% 이상은 직접 씨앗을 발아시켜 키우고 있다. 자식 같은 작물들이니 탄생부터 함께하고 싶어서이고, 한편으로는 자리를 옮기는 데 따른 몸살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 내 안으로 들어온 자연
창희 씨가 텃밭을 시작한 것은 6년 전. 금융 분야에서의 오랜 직장 생활에 지친 그는 자연에 대한 갈구가 컸다. 도시를 떠날 수 없는 현실적 한계를 고민한 끝에 역설적으로 남산이 있는 도심지역을 선택했다. 4층 옥상에 텃밭을 만들기 위해 그는 1층부터 4층까지 무거운 흙과 화분 등을 혼자 나르며 밭을 한 뼘 한 뼘 늘려왔다. 흘린 땀방울만큼, 텃밭에서 누리는 그의 행복은 크다. 가족들의 먹을거리를 상당 부분 자급자족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살아가던 무미건조했던 나날들이 식물의 성장과 함께 매일매일 새롭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도시를 마비시키는 비도 식물 성장을 돕는 고마운 단비가 됐다. 쉼 없이 비행하며 꽃가루를 모으는 꿀벌들을 통해서는 일개미처럼 살아가는 도시 직장인인 자신의 자화상을 만나며 위로를 받기도 한다.

■ 함께 가꾸는 행복
텃밭은 부부 관계의 변화도 이끌었다. 직장 생활 내내 주말이면 자연을 찾아 산이며 들로 나돌던 남편을 이해할 수 없었던 아내 류경아(54) 씨. 항상 대화에 껄끄러움이 생기고, 소통이 잘되지 않아 답답했던 경아 씨는 텃밭을 함께 가꾸며 비로소 남편을 이해하게 되었다. 작물의 성장을 보며 생명의 위대함과 소중함을 알게 되었고, 자급자족의 재미를 느끼며 남편의 자연 사랑을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키우는 작물을 매개로 부부간의 이야깃거리가 끊이지 않고, 웃을 거리도 부쩍 늘었다는 경아 씨. 남편과 함께 옥상 텃밭에 가는 일이 일상의 행복이 되었다.

■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라도... 자투리땅의 가치
화분 몇 개로 시작한 옥상 텃밭은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그를 도시의 자연인으로 변모시켰다. 농사를 지으며 작물 하나하나의 특성을 알게 되자, 숲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점심시간이면 샛강을 찾아 맨발로 땅과 만나며 자연을 즐기는 창희 씨. 도시의 숲을 통해 그는 자연의 힘을 새삼 실감하게 됐다. 햇빛과 물만 있으면 장소를 탓하지 않고 어디에서나 꿋꿋하게 살아남아 하나의 거대한 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식물들. 그 강인함을 체험하면서 그는 더욱 도심 속 빈 옥상이나 골목길의 작디작은 자투리땅도 아까워지고 있다.
한 뼘의 작은 농사로 시작해 큰 숲을 만나고, 다시 큰 숲의 다양한 생태계를 자신의 옥상 텃밭에 담아보려 애쓰는 도시농부. 그가 자기만의 작은 우주 속에서 누리는 행복을 만나보고, 이를 통해 도심 속 자투리땅의 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를 갖고자 한다.

내츄럴 휴먼 다큐 자연의 철학자들 - 59회 [나는 도시에서 농부로 산다] 2023년 6월 2일 방송

#자연의철학자들 #텃밭 #귀농
Category
다큐멘터리 - Documentary
Tags
KBS, 다큐멘터리, doc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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