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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학이 읽는 아바이 꾸난바이울릐의 '말에 대한 묘사'[시 읽는 토요일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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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에 대한 묘사 / 아바이 꾸난바이울릐
 
짙은 앞머리와 갈대 같은 귀를 가지고
긴 목과 흘겨보는 눈길은 정녕 야성적이어라.
드센 목덜미와 명주 같은 갈기,
목덜미 아래에는 큰 보조개가 있구나.
콧구멍은 넓고 입술은 크고 두툼하며
또 척추는 산줄기마냥 강하구나.
살진 근육으로 장난치며 가슴도 넓어
먹이를 포획한 매 마냥 억세고 거칠어라.
점토지대처럼 고르고 둥그런 말굽에
넓게 벌려 드리워진 종아리,
경쾌한 긴 다리로 걸음을 내딛는데
어깨뼈는 세상처럼 넓기도 하지.
갈라진 궁둥이, 오목한 몸통, 넓은 옆구리는
아무리 봐도 말안장에 제격이로구나.
메마르고 짧은 꼬리엔 뻣뻣한 털,
꼬리 밑은 불룩하고 튼실하게 살이 쪘구나.
낮은 복사뼈와 네모난 살덩어리,
잘 뛰고 튼튼한 둥근 엉덩이 좀 보게.
배 밑은 반듯하고 얇고 홀쭉한데
다리 사이에 눌려있는 통통한 고환주머니.
뼈마디는 유연하고 종아리는 넓어라
달릴 때는 바람처럼 경쾌하여라.
나는 그를 붙잡아 천막에 매어두고 싶네,
그가 눈을 흘기는 걸 홀로 보며 즐기려고.
그는 초원이 분노하도록 이를 갈며
곧장 달리고 그 주력은 빠르고 강하지,
경주에선 경쟁적이지만 달릴 땐 충직하고,
이런 말이 없다면 망신 아닌가.
말은 어찌나 빠른지 털모자가 치솟고
꾀꼬리처럼 절로 하늘을 오른 듯하여라.
이 귀한 말 타타르 산양보다 빨라
이것만 생각하면 기분이 나른해진다네!…
기획: 박유리, 남종영, 낭송: 김병학, 영상편집: 위준영, 사진 : 김태형, 이정아, 김봉규, 김명진, 이정용, 박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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