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버지를 그리다, 달고기 애! - 부산광역시 남구 대연동
부산의 자갈치시장, 수산물 천국이라 불리는 이곳을 매일 찾는 토박이 조문국(51세) 씨는 오늘도 어김없이 발걸음을 재촉한다. 예부터 부산에서 즐기던 달고기를 사기 위함인데. 달고기는 바닷속 바닥에서 사는 온대성 물고기로, 몸에 동그란 점이 마치 보름달을 닮았다 하여 ‘달고기’라고 부른다. 주로 부드러운 살을 먹지만, 미식가들은 알과 애에서 진정한 맛의 진가를 찾는다.
달고기를 생각하면 아버지가 떠오른다는 조문국 씨. 오랜만에 달고기 요리를 선보이기 위해 큰형 부부가 사는 고향 집으로 향한다. 달고기는 가족들 모두 아버지를 그리는 추억의 맛. 아버지는 배고프던 시절, 자갈치시장에 버려지는 달고기 애로 탕을 끓여 식당을 시작했다. 그 뒤를 이어 조문국 씨도 담백하고 고소한 맛의 애탕을 끓이는 요리사가 되었다. 재첩으로 우린 육수에 달고기 애와 양념을 넣고 끓이다가 마지막에 으깬 두부를 넣는데, 애탕에 고소함을 더하는 아버지만의 비법이다. 또한 이 집에는 조문국 씨와 아내 이주현(51세) 씨가 개발한 특별한 별미도 있다. 바로 아버지가 물려주신 비법 초장으로 만든 달고기 애 물회. 한 번 삶아낸 애에 갖은 채소와 동치미 양념 국물을 더하면 시원하고 감칠맛 나는 영양식이 완성된다. 거기에 달고기 살로 전을 부치고 칼칼한 조림까지 올리면 그리움의 밥상이 완성된다. 이들은 함께 밥상 위에서 아버지를 향한 따뜻한 기억과 맛의 추억을 그린다.
■ 애타도록 맛있다, 홍어 애! – 전라남도 순천시 장천동
순천의 도심에는 세월을 고스란히 품은 오래된 한정식집이 있다. 무려 60년이 훨씬 넘은 노포. 긴 시간을 이을 수 있던 가장 큰 이유는 함께 해온 식당 식구들 덕이다. 주방에는 평균 20년 이상 경력의 조리사들이 자신이 담당하는 주특기 요리를 준비하는데, 누구는 종일 연탄불 앞에서 고기를 굽고, 누구는 멀쩡한 밥솥을 두고 찌그러진 양은 냄비에 냄비 밥을 짓는다. 정성을 쏟아 상에 올리는 메뉴는 무려 26첩. 접시 위에 접시를 올려 상판째 이동하는 광경이 펼쳐진다. 산해진미가 가득하지만, 이것이 빠지면 말짱 도루묵! 바로 단골손님들 불러 모으는 홍어애탕이 그 주인공이다. 홍어애탕을 담당하는 서연심(75세) 씨는 이곳의 최고령 조리사인데, 자그마치 40년의 세월을 부엌에서 지냈다. 탕 끓이기의 시작은 홍어 삭히기다. 애와 궁합이 좋다는 볏짚으로 20일가량 삭혀 맛이 깊어지면 서연심 씨가 본격적으로 탕 끓이기에 나선다. 된장 푼 물에 홍어 애를 넣고 한소끔 끓인 후 불순물을 제거한다. 사실 말이 쉽지, 애탕 맛을 제대로 내기까지 실수와 실패의 연속이었다. 7년쯤 지나서야 맛 내기에 자신이 생겼다는데, 정성이 바로 애타도록 맛있는 그녀만의 비결이다. 한번 맛보면 애간장이 녹는다는 진정한 맛의 진수를 만난다.
■ 겨울 바다의 진수, 아귀 애! – 전라남도 여수시 남면
전라남도 여수의 섬인 금오도에서 더 깊이 들어가야 만날 수 있는 섬, 안도. 이맘때면 아귀를 잡느라 눈코 뜰 새 없는 김동수(78세) 씨, 이경심(77세) 씨 부부. 이른 아침 조업을 나간 부부의 어망에 튼실한 아귀가 한가득 올라온다. 육지에서 섬으로 시집와 처음 배를 탔던 이경심 씨는 듬직한 남편과 함께했기에 모진 세월을 견딜 수 있었다는데, 몇 해 전 다리 수술로 거동이 불편해진 남편을 대신해 궂은일은 도맡아 한다. 불편한 몸으로 조업하는 남편을 보는 것도, 자기 대신 궂은 일 도맡아 하는 아내를 보는 것도 부부의 마음은 애가 탄다. 그런 마음을 달래는 건, 갓 잡아 올린 아귀의 애다. 유난히 큰 입과 이빨을 가진 아귀는 그 자체로 요리해도 맛이 좋지만, 바다의 푸아그라로 불리는 아귀 애는 어부들도 귀하게 여기는 바다의 진미이다. 유난히 아귀가 지천인 안도에서는 아귀 요리할 때 애를 아끼지 않고 듬뿍 넣는데, 애 자체의 풍미가 음식에 깊은 맛을 더하기 때문이다. 살짝 데친 아귀 애를 잘게 으깨 넣은 아귀애찜과 큼직하게 썰어 넣은 아귀애탕은 세찬 바람 맞으며 고된 일을 한 부부의 영양식이다. 특히 이경심 씨가 아귀 애 다음으로 추천하는 아귀 내장의 숨은 맛은 쫀득한 식감의 아귀 대창이다. 해풍을 맞고 자란 방풍나물과 볶아내면 안도 아귀잡이 부부의 숨은 별미인 아귀대창볶음이 완성된다. 지난한 세월을 함께한 부부가 차려낸 푸른 바다의 선물, 아귀 애. 녹진하고 풍미 넘치는 밥상을 만난다.
※ 이 영상은 2025년 2월 20일 방영된 [한국인의 밥상 - “애타도록 맛있다!” 생선 애의 오묘한 세계]입니다.
#한국인의밥상 #홍어 #아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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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자갈치시장, 수산물 천국이라 불리는 이곳을 매일 찾는 토박이 조문국(51세) 씨는 오늘도 어김없이 발걸음을 재촉한다. 예부터 부산에서 즐기던 달고기를 사기 위함인데. 달고기는 바닷속 바닥에서 사는 온대성 물고기로, 몸에 동그란 점이 마치 보름달을 닮았다 하여 ‘달고기’라고 부른다. 주로 부드러운 살을 먹지만, 미식가들은 알과 애에서 진정한 맛의 진가를 찾는다.
달고기를 생각하면 아버지가 떠오른다는 조문국 씨. 오랜만에 달고기 요리를 선보이기 위해 큰형 부부가 사는 고향 집으로 향한다. 달고기는 가족들 모두 아버지를 그리는 추억의 맛. 아버지는 배고프던 시절, 자갈치시장에 버려지는 달고기 애로 탕을 끓여 식당을 시작했다. 그 뒤를 이어 조문국 씨도 담백하고 고소한 맛의 애탕을 끓이는 요리사가 되었다. 재첩으로 우린 육수에 달고기 애와 양념을 넣고 끓이다가 마지막에 으깬 두부를 넣는데, 애탕에 고소함을 더하는 아버지만의 비법이다. 또한 이 집에는 조문국 씨와 아내 이주현(51세) 씨가 개발한 특별한 별미도 있다. 바로 아버지가 물려주신 비법 초장으로 만든 달고기 애 물회. 한 번 삶아낸 애에 갖은 채소와 동치미 양념 국물을 더하면 시원하고 감칠맛 나는 영양식이 완성된다. 거기에 달고기 살로 전을 부치고 칼칼한 조림까지 올리면 그리움의 밥상이 완성된다. 이들은 함께 밥상 위에서 아버지를 향한 따뜻한 기억과 맛의 추억을 그린다.
■ 애타도록 맛있다, 홍어 애! – 전라남도 순천시 장천동
순천의 도심에는 세월을 고스란히 품은 오래된 한정식집이 있다. 무려 60년이 훨씬 넘은 노포. 긴 시간을 이을 수 있던 가장 큰 이유는 함께 해온 식당 식구들 덕이다. 주방에는 평균 20년 이상 경력의 조리사들이 자신이 담당하는 주특기 요리를 준비하는데, 누구는 종일 연탄불 앞에서 고기를 굽고, 누구는 멀쩡한 밥솥을 두고 찌그러진 양은 냄비에 냄비 밥을 짓는다. 정성을 쏟아 상에 올리는 메뉴는 무려 26첩. 접시 위에 접시를 올려 상판째 이동하는 광경이 펼쳐진다. 산해진미가 가득하지만, 이것이 빠지면 말짱 도루묵! 바로 단골손님들 불러 모으는 홍어애탕이 그 주인공이다. 홍어애탕을 담당하는 서연심(75세) 씨는 이곳의 최고령 조리사인데, 자그마치 40년의 세월을 부엌에서 지냈다. 탕 끓이기의 시작은 홍어 삭히기다. 애와 궁합이 좋다는 볏짚으로 20일가량 삭혀 맛이 깊어지면 서연심 씨가 본격적으로 탕 끓이기에 나선다. 된장 푼 물에 홍어 애를 넣고 한소끔 끓인 후 불순물을 제거한다. 사실 말이 쉽지, 애탕 맛을 제대로 내기까지 실수와 실패의 연속이었다. 7년쯤 지나서야 맛 내기에 자신이 생겼다는데, 정성이 바로 애타도록 맛있는 그녀만의 비결이다. 한번 맛보면 애간장이 녹는다는 진정한 맛의 진수를 만난다.
■ 겨울 바다의 진수, 아귀 애! – 전라남도 여수시 남면
전라남도 여수의 섬인 금오도에서 더 깊이 들어가야 만날 수 있는 섬, 안도. 이맘때면 아귀를 잡느라 눈코 뜰 새 없는 김동수(78세) 씨, 이경심(77세) 씨 부부. 이른 아침 조업을 나간 부부의 어망에 튼실한 아귀가 한가득 올라온다. 육지에서 섬으로 시집와 처음 배를 탔던 이경심 씨는 듬직한 남편과 함께했기에 모진 세월을 견딜 수 있었다는데, 몇 해 전 다리 수술로 거동이 불편해진 남편을 대신해 궂은일은 도맡아 한다. 불편한 몸으로 조업하는 남편을 보는 것도, 자기 대신 궂은 일 도맡아 하는 아내를 보는 것도 부부의 마음은 애가 탄다. 그런 마음을 달래는 건, 갓 잡아 올린 아귀의 애다. 유난히 큰 입과 이빨을 가진 아귀는 그 자체로 요리해도 맛이 좋지만, 바다의 푸아그라로 불리는 아귀 애는 어부들도 귀하게 여기는 바다의 진미이다. 유난히 아귀가 지천인 안도에서는 아귀 요리할 때 애를 아끼지 않고 듬뿍 넣는데, 애 자체의 풍미가 음식에 깊은 맛을 더하기 때문이다. 살짝 데친 아귀 애를 잘게 으깨 넣은 아귀애찜과 큼직하게 썰어 넣은 아귀애탕은 세찬 바람 맞으며 고된 일을 한 부부의 영양식이다. 특히 이경심 씨가 아귀 애 다음으로 추천하는 아귀 내장의 숨은 맛은 쫀득한 식감의 아귀 대창이다. 해풍을 맞고 자란 방풍나물과 볶아내면 안도 아귀잡이 부부의 숨은 별미인 아귀대창볶음이 완성된다. 지난한 세월을 함께한 부부가 차려낸 푸른 바다의 선물, 아귀 애. 녹진하고 풍미 넘치는 밥상을 만난다.
※ 이 영상은 2025년 2월 20일 방영된 [한국인의 밥상 - “애타도록 맛있다!” 생선 애의 오묘한 세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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