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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렁탕으로 독립운동가를 잔혹하게 고문했다? '광복절 기획' 대한 독립 밥상 [한국인의밥상 KBS 20210821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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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술사학자 유홍준 교수와 함께 찾은 독립운동의 산실, 안동 임청각
안동 임청각은 500여 년 전 낙동강 가에 지어진 아름다운 고택이다. 그러나 고성 이씨 종택인 이 아흔 아홉 칸 집은 1942년 절반이 헐려 사라졌다. 일제가 일부러 집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철길을 냈기 때문이다. 석주 이상룡을 비롯해 독립운동가 11명을 배출한 집안이라는 이유였다. 석주 이상룡 선생은 한일 강제병합 직후인 1911년 온 가족을 이끌고 만주 서간도로 망명했고. 광복군과 의열단의 모태가 된 신흥무관학교를 세워 무장독립운동의 초석을 다졌다. 당시 치열했던 독립운동 뒤에 감춰진 그들의 생활은 어땠을까.
서간도 독립운동가들의 고단했던 생활사는 석주 이상룡의 손부 허은 지사의 구술기록인 [아직도 내 귀엔 서간도 바람소리가]에 생생하게 실려있다. 미술사학자 유홍준 교수와 임청각을 찾아 퇴계 이황이 쓴 당호가 걸린 군자정과 망명 직전 신주를 땅에 파묻어 지금은 영정만을 모시고 있는 사당을 둘러보고 쌀 한 톨 구하기 힘들었던 서간도에서의 삶을 들어본다. 파와 간장으로만 만든 파국수를 맛보고, 염장해 둔 갈치에 묻은 소금까지도 반찬으로 삼았다는 서간도 독립운동가들의 밥상을 만나본다.

■ 봉오동 전투의 숨은 영웅, 최운산 장군의 밥상을 만나다
청산리 전투하면 김좌진 장군, 봉오동 전투하면 홍범도 장군으로만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봉오동 전투는 독립군과 일제가 맞붙은 최초의 대규모 전투로 크게 승리해 민족의 자긍심을 끌어올린 전투다. 그런데 이 봉오동 전투에는 숨은 영웅이 있었다. 바로 최운산 장군이다. 역사학자이자 독립운동가 한기악의 후손인 한홍구 교수와 함께 최운산 장군의 후손을 만나본다.
북간도에서 제일가는 부호였다는 최운산 장군은 지리적 요충지인 봉오동에 기지를 세우고 독립군을 양성했다. 독립군들이 배불리 먹고 더 잘 싸우길 바라며 망설이지 않고 전 재산을 내놓았던 최운산 장군은 결국 생활고와 일제의 고문 후유증에 시달리다 별세했다.
봉오동 전투는 대한독립군과 대한북로독군부 그리고 최운산 장군의 군무도독부가 연합해 대승한 전투였다. 최운산 장군의 봉오동 일대 소유지는 부산 땅의 6배에 가까웠다고. 그 땅에 독립군 3천여 명이 모여 전투를 준비하기도 했단다. 그렇다면 이 독립군들의 밥상은 누가 차렸을까? 바로 최운산 장군의 아내 김성녀 선생과 독립군의 가족들이었다. 손녀 최성주 씨가 독립군들을 당신 가족같이 살뜰하게 챙겨 먹였다는 할머니 김성녀 선생의 봉오동 음식을 재현한다. 삶은 무를 꼭 짜서 돼지고기와 함께 다져 넣었다는 만두와 흔한 소창이 아니라 막창이나 대창에 쌀과 찹쌀, 돼지고기를 다져 넣은 순대는 봉오동의 독립군들을 위한 특식이었단다.
또 이 댁에서는 가지를 손으로 뚝뚝 부러뜨려 돼지비계와 살코기를 듬뿍 넣는 독특한 된장찌개도 즐겨 먹는다는데. 이 또한 드넓은 목장을 운영하며 소를 판 돈으로 독립군을 위한 무기를 사들였던 시절의 음식이라고. 어려서부터 먹던 음식에 독립군의 역사가 흐른다는 것을 알고 자랑스러웠다는 최운산 장군의 손주들이 차리는 긍지 가득한 밥상을 맛본다.

■ 이름조차 남지 않은 거리의 독립운동가들을 기억하다
역사박물관이 된 옛 서대문 형무소. 이곳에 한 번 들어서면 잊을 수 없는 전시실이 있다. 유관순 열사, 도산 안창호 선생, 만해 한용운 선생에서부터 열다섯 살의 어린 학생까지 오천여 명이 넘는 독립운동가의 수형 기록 카드가 빼곡히 벽을 메우고 있는 민족저항실이 그곳이다.
이 전시실의 수형 기록표 대부분은 ‘대한독립만세’를 부르짖다 투옥된 독립운동가들의 기록이다. 그런데 이 수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의 10퍼센트 밖에 되지 않는다고. 독립운동의 기폭제가 된 3.1운동과 6.10만세운동 때 목숨을 걸고 캄캄한 밤까지 목이 쉬도록 거리에서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던 이들의 이름은 지금 대부분 남아 있지 않다.
‘2020 아시아 최고의 여성 셰프’를 수상한 한식 요리사 조희숙 씨가 당시 거리를 누비며 만세를 불렀던 무명의 독립운동가들이 먹었던 음식들을 재현해본다. 당시 기록에 의하면 거리를 누비며 만세를 부르는 이들에게 민가의 어머니와 할머니들이 급히 만든 떡과 물을 가지고 나와 나눠줬고, 어떤 이들은 집에서 삼베에 싼 주먹밥을 미리 챙겨서 만세를 부르다 먹기도 했다고 한다. 조희숙 씨가 이 기록에 셰프의 상상력을 보태 밥을 치대 만든 절편과 감자주먹밥을 만든다.
또 당시 서울 거리엔 100여 곳이 넘는 설렁탕 집이 있었다는 기사와 기록을 토대로 설렁탕도 끓여본다. 그러나 단지 맛을 위한 설렁탕은 아니다. 일제의 군량으로 공출되고 남은 소뼈와 부속으로 끓인 이 설렁탕은 일제가 우리 독립운동가들을 고문하는 데 썼다는 참혹한 기록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조희숙 셰프가 마지막으로 만드는 음식은 기록에 없는 것으로 ‘뚝배기에 담은 신선로’ 요리. 갖은 재료를 화려한 신선로 대신 소박한 뚝배기에 담아 끓이는 뜨끈한 한 그릇은 거리의 독립운동가들에게 바치는 조희숙 셰프의 헌정요리라고.
이름 없는 독립운동가들의 소박한 밥상과 함께 조국 광복을 위해 헌신했던 그들의 뜨겁게 빛나는 정신을 만나본다.

한국인의 밥상 (목요일 저녁 7시 40분 KBS1)
“광복절 기획 - 대한 독립 밥상” (2021년 8월 21일 방송)

#한국인의밥상 #광복절 #설렁탕
Category
다큐멘터리 - Documentary
Tags
KBS, 다큐멘터리, doc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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