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 (목요일 저녁 7시 40분 KBS1)
“맛도 사연도 치명적인 부산 복어 밥상” (2012년 3월 15일 방송)
■ 복어 잡는 뱃사람들의 생활이 깃든 기장군 학리 마을 복어김치국밥
기장군 학리는 부산에서 몇 남지 않은 복어 잡는 배가 있는 마을이다. 그래봐야 남은 배는 단 4척. 그중 2척은 작은 배라 근해 조업만 가능하고 남은 2척만이 먼 바다까지 나가서 복어를 잡는다. 오영수씨는 그중 한 척의 배를 소유하고 있는 선주. 학리 토박이로 그 역시 뱃사람이었다. 그가 즐겨 먹는 음식중 하나가 복어김치국밥. 복어에 신 김치와 콩나물을 넣고 맛을 낸 후 밥과 수제비에 까시리라는 해초를 넣고 걸쭉하게 끓여먹는 음식이다. 복어 잡느라 바쁜 배 위에서 춥고 배고플 때 간단하게 해 먹던 뱃사람들의 고된 생활이 깃든 것으로 학리 사람들이 오래 전부터 즐겨 먹어 온 향토음식이기도 하다. 또 부산 시내가 고향인 최복순씨에겐 시집 와서 남편에게 직접 조리법을 배운 음식이기도 하다.
쉽지 않은 복어 조업에 기운 빠진 남편 오영수씨를 위해 최복순씨가 차려내는 학리 마을의 겨울 보양식, 복어김치국밥과 겨울철 특별 간식 까막발 털털이로 차려낸 밥상과 만나본다.
■ 복국을 서민의 밥상에 올린 역사의 장소, 자갈치를 3대째 지켜온 복어 유통 전문점
자갈치 시장 일대는 20세기 초까지는 해수욕장이었다. 일제강점기인 1930년 이후 일본인들이 바다를 땅으로 메우고 이곳에 수산물시장을 세우면서 현재의 모습으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 마리로 사람을 33명이나 죽일 수 있는 치명적인 독을 가진 복어가 수산식품으로 일반인들에게 거래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였다고 한다. 맑은 탕으로 끓여먹던 복국이 콩나물을 넣은 서민음식으로 자리 잡게 된 것도 자갈치 시장에서였다. 이런 이유로 자갈치 시장에는 복어의 독 부위를 제거해서 판매하는 해체 전문점이 오래 전부터 운영돼 왔다.
외할머니와 어머니에 이어 3대째 자갈치 시장에서 복어 유통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창수씨. 온 집안이 40년 넘게 복어에 매달려 살고 있지만 그의 기억 속엔 온 식구가 함께 모여 복어음식을 먹어본 기억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복어를 해체해서 독 부위를 제거하고 전국에 유통하는 일이 새벽 4시부터 이어지는 고된 작업이기 때문이다. 대를 이어 자갈치 시장의 식구가 된 김창수씨는 가끔 직접 손질한 복어를 듬뿍 넣고 라면을 끓인다. 다른 곳에선 쉽게 먹을 수 있는 특별한 새참으로 자갈치 시장 식구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서다.
■ 해운대의 희로애락을 함께 한 이봉덕씨의 뚝배기 복국
해운대는 부산의 대표적 관광명소. 그러나 1960년대 이전까지 해운대는 민가도 몇 채 없는 황량한 갯가 마을이었다. 1970년대 해운대 신도시개발이 시작되면서 비로소 오늘의 모습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이런 해운대 역사를 더듬어 갈 때 빼놓을 수 없는 이가 이봉덕씨다. 42년째 해운대에서 복국을 끓이고 있는 여장부다. 집에서 엄마와 함께 있는 게 소원이라는 아들을 위해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해운대로 이사 와서 식당을 연 것이 1968년.
3년 넘게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해운대 백사장 주변에 호텔이 들어서면서 해장국으로 복국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다고 한다. 이후 이봉덕씨는 식으면 맛이 덜한 복국의 특성을 고려해서 쉽게 식지 않는 그릇인 뚝배기에 1인분씩 복국을 끓여 냈다. 자갈치 시장에서 그 맛을 알게 된 음식에 고향 전라도 그릇의 특성을 접목한 것이었다.
복국이 부산 갯가 사람들의 음식에서 전국구 해장국으로 발전하게 된 사연을 따라가 본다.
■ 복어 지느러미를 말려 일본에 수출하는 안말순씨의 밥상
부산 토박이 안말순씨는 복어 지느러미 말리는 일을 10년째 하고 있다. 복어 사러 다니면서 알게 된 자갈치 시장 복어 유통 전문점의 의뢰로 시작한 소일거리다. 생각보다는 손이 많이 가는 일이지만 안말순씨는 이 일이 즐겁다. 직접 번 돈으로 손주들 용돈도 챙겨주고 식구와 친한 이웃들을 위한 복어밥상도 차려낼 수 있어서다.
안말순씨에게 복국과 복어찜에 입맛 들이게 해준 것은 아버지였다. 어린 시절 삼천포에서 복어를 사오는 걸 즐겼던 아버지를 기억하는 안말순씨는 가족과 수술 한 친구들의 건강식으로 복어밥상을 차려낸다. 고단백 저지방에 동맥경화 예방에도 좋은 오메가3를 많이 함유한 식품이 복어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국인의밥상 #복어 #복국
※ [한국인의 밥상] 인기 영상 다시보기
[하이라이트] 10주년 특별기획 제2편-수고했어요, 그대 https://youtu.be/uxbWqsjivJ4
[풀버전] 벌교 갯벌의 귀한 선물 짱뚱어와 망둥이 https://youtu.be/sEHtdUEKMZA
[풀버전] 지리산 야생의 진수성찬 https://youtu.be/6kmLajzuFr8
[풀버전] 내사랑 뽈래기 통영 볼락 https://youtu.be/kKuk8I77NUA
[풀버전] 지리산 흑돼지, 마음을 살찌우다 https://youtu.be/-RWQ9J5GZpI
[풀버전] 너를 기다렸다 - 겨울 굴 밥상 https://youtu.be/d9J8eDpJlZs
[풀버전] 삼겹살, 참을 수 없는 즐거움! https://youtu.be/VB6XKo2qgz0
[풀버전] 한우애(愛) 빠지다! https://youtu.be/u6Js6kXeo8o
“맛도 사연도 치명적인 부산 복어 밥상” (2012년 3월 15일 방송)
■ 복어 잡는 뱃사람들의 생활이 깃든 기장군 학리 마을 복어김치국밥
기장군 학리는 부산에서 몇 남지 않은 복어 잡는 배가 있는 마을이다. 그래봐야 남은 배는 단 4척. 그중 2척은 작은 배라 근해 조업만 가능하고 남은 2척만이 먼 바다까지 나가서 복어를 잡는다. 오영수씨는 그중 한 척의 배를 소유하고 있는 선주. 학리 토박이로 그 역시 뱃사람이었다. 그가 즐겨 먹는 음식중 하나가 복어김치국밥. 복어에 신 김치와 콩나물을 넣고 맛을 낸 후 밥과 수제비에 까시리라는 해초를 넣고 걸쭉하게 끓여먹는 음식이다. 복어 잡느라 바쁜 배 위에서 춥고 배고플 때 간단하게 해 먹던 뱃사람들의 고된 생활이 깃든 것으로 학리 사람들이 오래 전부터 즐겨 먹어 온 향토음식이기도 하다. 또 부산 시내가 고향인 최복순씨에겐 시집 와서 남편에게 직접 조리법을 배운 음식이기도 하다.
쉽지 않은 복어 조업에 기운 빠진 남편 오영수씨를 위해 최복순씨가 차려내는 학리 마을의 겨울 보양식, 복어김치국밥과 겨울철 특별 간식 까막발 털털이로 차려낸 밥상과 만나본다.
■ 복국을 서민의 밥상에 올린 역사의 장소, 자갈치를 3대째 지켜온 복어 유통 전문점
자갈치 시장 일대는 20세기 초까지는 해수욕장이었다. 일제강점기인 1930년 이후 일본인들이 바다를 땅으로 메우고 이곳에 수산물시장을 세우면서 현재의 모습으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 마리로 사람을 33명이나 죽일 수 있는 치명적인 독을 가진 복어가 수산식품으로 일반인들에게 거래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였다고 한다. 맑은 탕으로 끓여먹던 복국이 콩나물을 넣은 서민음식으로 자리 잡게 된 것도 자갈치 시장에서였다. 이런 이유로 자갈치 시장에는 복어의 독 부위를 제거해서 판매하는 해체 전문점이 오래 전부터 운영돼 왔다.
외할머니와 어머니에 이어 3대째 자갈치 시장에서 복어 유통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창수씨. 온 집안이 40년 넘게 복어에 매달려 살고 있지만 그의 기억 속엔 온 식구가 함께 모여 복어음식을 먹어본 기억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복어를 해체해서 독 부위를 제거하고 전국에 유통하는 일이 새벽 4시부터 이어지는 고된 작업이기 때문이다. 대를 이어 자갈치 시장의 식구가 된 김창수씨는 가끔 직접 손질한 복어를 듬뿍 넣고 라면을 끓인다. 다른 곳에선 쉽게 먹을 수 있는 특별한 새참으로 자갈치 시장 식구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서다.
■ 해운대의 희로애락을 함께 한 이봉덕씨의 뚝배기 복국
해운대는 부산의 대표적 관광명소. 그러나 1960년대 이전까지 해운대는 민가도 몇 채 없는 황량한 갯가 마을이었다. 1970년대 해운대 신도시개발이 시작되면서 비로소 오늘의 모습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이런 해운대 역사를 더듬어 갈 때 빼놓을 수 없는 이가 이봉덕씨다. 42년째 해운대에서 복국을 끓이고 있는 여장부다. 집에서 엄마와 함께 있는 게 소원이라는 아들을 위해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해운대로 이사 와서 식당을 연 것이 1968년.
3년 넘게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해운대 백사장 주변에 호텔이 들어서면서 해장국으로 복국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다고 한다. 이후 이봉덕씨는 식으면 맛이 덜한 복국의 특성을 고려해서 쉽게 식지 않는 그릇인 뚝배기에 1인분씩 복국을 끓여 냈다. 자갈치 시장에서 그 맛을 알게 된 음식에 고향 전라도 그릇의 특성을 접목한 것이었다.
복국이 부산 갯가 사람들의 음식에서 전국구 해장국으로 발전하게 된 사연을 따라가 본다.
■ 복어 지느러미를 말려 일본에 수출하는 안말순씨의 밥상
부산 토박이 안말순씨는 복어 지느러미 말리는 일을 10년째 하고 있다. 복어 사러 다니면서 알게 된 자갈치 시장 복어 유통 전문점의 의뢰로 시작한 소일거리다. 생각보다는 손이 많이 가는 일이지만 안말순씨는 이 일이 즐겁다. 직접 번 돈으로 손주들 용돈도 챙겨주고 식구와 친한 이웃들을 위한 복어밥상도 차려낼 수 있어서다.
안말순씨에게 복국과 복어찜에 입맛 들이게 해준 것은 아버지였다. 어린 시절 삼천포에서 복어를 사오는 걸 즐겼던 아버지를 기억하는 안말순씨는 가족과 수술 한 친구들의 건강식으로 복어밥상을 차려낸다. 고단백 저지방에 동맥경화 예방에도 좋은 오메가3를 많이 함유한 식품이 복어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국인의밥상 #복어 #복국
※ [한국인의 밥상] 인기 영상 다시보기
[하이라이트] 10주년 특별기획 제2편-수고했어요, 그대 https://youtu.be/uxbWqsjivJ4
[풀버전] 벌교 갯벌의 귀한 선물 짱뚱어와 망둥이 https://youtu.be/sEHtdUEKM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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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버전] 너를 기다렸다 - 겨울 굴 밥상 https://youtu.be/d9J8eDpJlZs
[풀버전] 삼겹살, 참을 수 없는 즐거움! https://youtu.be/VB6XKo2qgz0
[풀버전] 한우애(愛) 빠지다! https://youtu.be/u6Js6kXeo8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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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큐멘터리 - Documentary
- Tags
- KBS, 다큐멘터리, doc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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