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 (목요일 저녁 7시 40분 KBS1)
“몸이 먼저 반응한다 우리 맛의 유전자, 메주” (2017년 2월 16일 방송)
겨우내 볕이 잘 드는 처마 밑에 대롱대롱 매달려 바람을 맞고 뜨끈한 아랫목에서 쿰쿰한 냄새를 풍기며 익어가던 메주
지금은 쉽게 보기 힘든 풍경이 되어 추억의 존재로 자리잡았지만 메주는 여전히 된장과 간장으로 오래도록 우리의 밥상을 지키고 있다
한국인이라면 모두가 기억하는 어머니의 맛, 몸이 먼저 반응하는 우리의 맛, 메주
구수한 장으로 차려낸 우리의 밥상을 만나보자.
■ 그리운 고향의 맛, 태백 새터민 허진씨의 된장
강원도 태백 절골에 사는 허진씨는 올해로 탈북한 지 10년째가 되는 새터민이다. 가족도, 친구도 모두 버리고 남한에서의 새로운 삶을 선택한 그녀이지만, 여전히 버리지 못한 것이 있다. 바로 어머니의 장맛이다. 때문에 허진씨가 태백에 정착한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바로 장을 담그는 일. “모든 음식의 기초는 장맛에서 시작된다.”는 어머니의 말씀이 새삼 떠올랐던 허진씨는 어머니의 장맛을 재현해 내기 위해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겪으며 매년 장을 담갔다. 그 결과, 허진씨의 장맛은 이웃에 소문이 났고, 허진씨네 앞마당은 언제나 맛있는 장으로 가득하다. 맛있게 담근 된장만 있으면 어떤 요리도 자신 있다는 허진씨. 어릴 때부터 귀한 손님이 오면 대접했다는 돼지껍질 묵, 돼지 피로 만든 피밥, 피밥과 찰떡궁합인 토장국 등 그리움의 맛을 가득 담은 허진씨의 식탁을 찾아가본다.
■ 부산 기장, 된장과 미역의 만남
요즘 부산 기장군의 대변항은 미역채취가 한창이다. 부산 기장의 앞바다는 한류와 난류가 만나 플랑크톤과 부유유기물이 풍부하고, 수온이 10~13℃를 유지해 미역이 자라는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이다. 때문에 기장의 미역은 예부터 임금님의 진상품으로 오르기도 했을 만큼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덕분에 이곳에서 미역양식을 하고 있는 최일천씨 부부도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고향에 돌아와 아버지의 미역 양식장을 물려받은 지 7년째, 최일천씨 부부는 생미역이 많이 나는 철이면 밥상에 특별한 음식을 자주 올린다. 바로 미역이 많이 나는 바닷가 마을에서 자주 먹는다는 설치국이다. 콩나물 데친 물을 식혀 살짝 익힌 콩나물과 생미역을 먹기 좋게 썰어 넣은 설치국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된장. 된장은 콩나물과 미역의 비릿한 맛을 잡아주고, 구수한 국물맛을 배가시킨다. 이열치열, 요즘처럼 추운 날엔 시원한 설치국 한 그릇으로 다시 바다로 나갈 힘을 얻는다는 최일천씨. 싱싱한 기장 미역으로 만든 설치국 한 그릇만 있으면 부부의 밥상은 더없이 풍성해진다.
기장군의 또다른 집에서는 오래전부터 미역을 넣은 된장을 만들고 있다. 함경남도 북청이 고향인 친정아버지로부터 된장 만드는 법을 배웠다는 이탄실씨. 어려웠던 시절, 일본에서 방올린을 공부할 정도로 신식남성이었던 친정아버지는 부엌에서 음식만드는 일을 즐겨 하셨다는데, 그 아버지의 손맛을 막내딸 이탄실씨가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결혼하고 부산의 기장에 자리를 잡으면서 아버지가 알려주신 된장에 기장의 미역을 넣어 미역된장을 만들었다는 탄실씨. 오래전 아버지가 해주셨던 맛의 기억을 더듬어 차려낸 밥상에 그녀가 부모님을 생각하며 직접 만든 구수한 노래까지 곁들여져진다.
■ 궁중장고를 재현하다 - 임금님의 어육장
우리의 조상들은 언제부터 된장을 먹었을까? 된장이 등장하는 최초의 기록은 $#39삼국사기$#39로 신문왕이 왕비를 맞으며 보낸 폐백품목에 된장이 들어 있는 것으로 보아 우리 선조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장을 먹었다고 짐작할 수 있다. 경기도 용인시에 살고 있는 권기옥씨는 4대째 궁중장을 재현해 만들고 있는 명장이다. 흥선대원군과 친분이 있었던 증외조부 덕분에 조선왕실의 장을 전수받을 수 있었다는데, 다양한 궁중장 중에서도 어육장은 소고기, 닭고기, 흰 살 생선인 병어, 민어, 전복, 두부 등 육해공의 귀한 재료를 메주와 함께 넣고 발효시키는 장이다. 일 년간 땅속에서 익힌 어육장은 간장을 거르고 다시 일 년 동안 숙성을 시키는데, 어육된장으로 끓이는 된장찌개는 어육의 맛있는 성분이 그대로 배어나와 깊고 진한 맛을 낸다. 또한, 어육간장을 사용해 만드는 궁중장김치도 겨우내 잃었던 입맛을 되살리는데 제격이다. 권기옥씨가 대를 이어 지켜온 귀한 어육장 맛을 함께 맛본다.
■ 햇장이 만들어지기 전 만드는 담북장
경기도 안성의 한 시골 마을. 설이 빨랐던 올해, 여느 해에 비해 장을 빨리 담갔다는 박금자씨네 장독에는 아직도 메주가 몇 개 남아있다. 햇장이 만들어지기 전 만들어 먹던 담북장을 담그기 위해서인데, 바짝 말린 메주를 빻아 만드는 담북장의 맛은 맛있는 간장이 좌우한다. 동네에서도 담북장을 맛있게 담그기로 유명한 박금자씨의 비결 역시 대대로 내려온 씨간장에 있다. 메주가루에 조선간장, 고춧가루 등을 버무려 따뜻한 집안에 두고 익히는 담북장은 일반 된장에 비해 염도가 낮아 음식을 만들 때 많이 넣어도 짜지 않다. 뿐만 아니라, 어떤 재료와도 잘 어울려 햇된장이 익기 전까지 요긴하게 쓰였다. 고등어와 시래기를 함께 조린 고등어 담북장조림, 돼지고기에 담북장을 버무려 석쇠에 구워낸 담북장돼지불고기, 푹 익힌 소고기를 잘게 찢어 담북장을 넣고 버무린 뜨끈한 담북장국 등 맛있는 담북장만 있으면 걱정이 없다는 박금자씨. 그녀의 담북장 맛에 반한 이웃들과 함께하는 풍성한 밥상을 소개한다.
#한국인의밥상 #매주 #어육장찌개
※ [한국인의 밥상] 인기 영상 다시보기
[하이라이트] 10주년 특별기획 제2편-수고했어요, 그대 https://youtu.be/uxbWqsjivJ4
[풀버전] 벌교 갯벌의 귀한 선물 짱뚱어와 망둥이 https://youtu.be/sEHtdUEKMZA
[풀버전] 지리산 야생의 진수성찬 https://youtu.be/6kmLajzuFr8
[풀버전] 내사랑 뽈래기 통영 볼락 https://youtu.be/kKuk8I77NUA
[풀버전] 지리산 흑돼지, 마음을 살찌우다 https://youtu.be/-RWQ9J5GZpI
[풀버전] 너를 기다렸다 - 겨울 굴 밥상 https://youtu.be/d9J8eDpJlZs
[풀버전] 삼겹살, 참을 수 없는 즐거움! https://youtu.be/VB6XKo2qgz0
[풀버전] 한우애(愛) 빠지다! https://youtu.be/u6Js6kXeo8o
“몸이 먼저 반응한다 우리 맛의 유전자, 메주” (2017년 2월 16일 방송)
겨우내 볕이 잘 드는 처마 밑에 대롱대롱 매달려 바람을 맞고 뜨끈한 아랫목에서 쿰쿰한 냄새를 풍기며 익어가던 메주
지금은 쉽게 보기 힘든 풍경이 되어 추억의 존재로 자리잡았지만 메주는 여전히 된장과 간장으로 오래도록 우리의 밥상을 지키고 있다
한국인이라면 모두가 기억하는 어머니의 맛, 몸이 먼저 반응하는 우리의 맛, 메주
구수한 장으로 차려낸 우리의 밥상을 만나보자.
■ 그리운 고향의 맛, 태백 새터민 허진씨의 된장
강원도 태백 절골에 사는 허진씨는 올해로 탈북한 지 10년째가 되는 새터민이다. 가족도, 친구도 모두 버리고 남한에서의 새로운 삶을 선택한 그녀이지만, 여전히 버리지 못한 것이 있다. 바로 어머니의 장맛이다. 때문에 허진씨가 태백에 정착한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바로 장을 담그는 일. “모든 음식의 기초는 장맛에서 시작된다.”는 어머니의 말씀이 새삼 떠올랐던 허진씨는 어머니의 장맛을 재현해 내기 위해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겪으며 매년 장을 담갔다. 그 결과, 허진씨의 장맛은 이웃에 소문이 났고, 허진씨네 앞마당은 언제나 맛있는 장으로 가득하다. 맛있게 담근 된장만 있으면 어떤 요리도 자신 있다는 허진씨. 어릴 때부터 귀한 손님이 오면 대접했다는 돼지껍질 묵, 돼지 피로 만든 피밥, 피밥과 찰떡궁합인 토장국 등 그리움의 맛을 가득 담은 허진씨의 식탁을 찾아가본다.
■ 부산 기장, 된장과 미역의 만남
요즘 부산 기장군의 대변항은 미역채취가 한창이다. 부산 기장의 앞바다는 한류와 난류가 만나 플랑크톤과 부유유기물이 풍부하고, 수온이 10~13℃를 유지해 미역이 자라는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이다. 때문에 기장의 미역은 예부터 임금님의 진상품으로 오르기도 했을 만큼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덕분에 이곳에서 미역양식을 하고 있는 최일천씨 부부도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고향에 돌아와 아버지의 미역 양식장을 물려받은 지 7년째, 최일천씨 부부는 생미역이 많이 나는 철이면 밥상에 특별한 음식을 자주 올린다. 바로 미역이 많이 나는 바닷가 마을에서 자주 먹는다는 설치국이다. 콩나물 데친 물을 식혀 살짝 익힌 콩나물과 생미역을 먹기 좋게 썰어 넣은 설치국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된장. 된장은 콩나물과 미역의 비릿한 맛을 잡아주고, 구수한 국물맛을 배가시킨다. 이열치열, 요즘처럼 추운 날엔 시원한 설치국 한 그릇으로 다시 바다로 나갈 힘을 얻는다는 최일천씨. 싱싱한 기장 미역으로 만든 설치국 한 그릇만 있으면 부부의 밥상은 더없이 풍성해진다.
기장군의 또다른 집에서는 오래전부터 미역을 넣은 된장을 만들고 있다. 함경남도 북청이 고향인 친정아버지로부터 된장 만드는 법을 배웠다는 이탄실씨. 어려웠던 시절, 일본에서 방올린을 공부할 정도로 신식남성이었던 친정아버지는 부엌에서 음식만드는 일을 즐겨 하셨다는데, 그 아버지의 손맛을 막내딸 이탄실씨가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결혼하고 부산의 기장에 자리를 잡으면서 아버지가 알려주신 된장에 기장의 미역을 넣어 미역된장을 만들었다는 탄실씨. 오래전 아버지가 해주셨던 맛의 기억을 더듬어 차려낸 밥상에 그녀가 부모님을 생각하며 직접 만든 구수한 노래까지 곁들여져진다.
■ 궁중장고를 재현하다 - 임금님의 어육장
우리의 조상들은 언제부터 된장을 먹었을까? 된장이 등장하는 최초의 기록은 $#39삼국사기$#39로 신문왕이 왕비를 맞으며 보낸 폐백품목에 된장이 들어 있는 것으로 보아 우리 선조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장을 먹었다고 짐작할 수 있다. 경기도 용인시에 살고 있는 권기옥씨는 4대째 궁중장을 재현해 만들고 있는 명장이다. 흥선대원군과 친분이 있었던 증외조부 덕분에 조선왕실의 장을 전수받을 수 있었다는데, 다양한 궁중장 중에서도 어육장은 소고기, 닭고기, 흰 살 생선인 병어, 민어, 전복, 두부 등 육해공의 귀한 재료를 메주와 함께 넣고 발효시키는 장이다. 일 년간 땅속에서 익힌 어육장은 간장을 거르고 다시 일 년 동안 숙성을 시키는데, 어육된장으로 끓이는 된장찌개는 어육의 맛있는 성분이 그대로 배어나와 깊고 진한 맛을 낸다. 또한, 어육간장을 사용해 만드는 궁중장김치도 겨우내 잃었던 입맛을 되살리는데 제격이다. 권기옥씨가 대를 이어 지켜온 귀한 어육장 맛을 함께 맛본다.
■ 햇장이 만들어지기 전 만드는 담북장
경기도 안성의 한 시골 마을. 설이 빨랐던 올해, 여느 해에 비해 장을 빨리 담갔다는 박금자씨네 장독에는 아직도 메주가 몇 개 남아있다. 햇장이 만들어지기 전 만들어 먹던 담북장을 담그기 위해서인데, 바짝 말린 메주를 빻아 만드는 담북장의 맛은 맛있는 간장이 좌우한다. 동네에서도 담북장을 맛있게 담그기로 유명한 박금자씨의 비결 역시 대대로 내려온 씨간장에 있다. 메주가루에 조선간장, 고춧가루 등을 버무려 따뜻한 집안에 두고 익히는 담북장은 일반 된장에 비해 염도가 낮아 음식을 만들 때 많이 넣어도 짜지 않다. 뿐만 아니라, 어떤 재료와도 잘 어울려 햇된장이 익기 전까지 요긴하게 쓰였다. 고등어와 시래기를 함께 조린 고등어 담북장조림, 돼지고기에 담북장을 버무려 석쇠에 구워낸 담북장돼지불고기, 푹 익힌 소고기를 잘게 찢어 담북장을 넣고 버무린 뜨끈한 담북장국 등 맛있는 담북장만 있으면 걱정이 없다는 박금자씨. 그녀의 담북장 맛에 반한 이웃들과 함께하는 풍성한 밥상을 소개한다.
#한국인의밥상 #매주 #어육장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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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
- 다큐멘터리 - Documentary
- Tags
- KBS, 다큐멘터리, doc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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