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만에 다시 만나 봄, 산골의 현자
강원특별자치도 홍천군의 첩첩산중 해발 800고지에 자리한 을수골. 지을 수 있는 농사도 몇 안 되는 산골짜기지만, 그곳에서 큰 욕심 없이 살아가는 을수골 터주 전광서(88세) 어르신과 아내 이복순(83세) 할머니를 1년 만에 다시 만났다.
부부는 여전히 감자와 약초 농사를 짓고 있었고, 벌들을 돌봤다. 현자(賢者)라 칭해도 부족함 없는 전광서 어르신의 입담 또한 여전했다. 달라진 게 있다면, 어린 백구와 오소리, 딱새 식구가 새로 늘었고, 어르신네 마당 건너편에 새 이웃이 들어와 집을 지었다는 사실.
다들 떠나기만 했던 골짜기에 새바람이 분 걸까. 어르신도 땅을 돋우고, 나무를 심어가며 새 집을 구상 중이었다. 이름하여 만 년 집. 을수골에서 나서 아흔 앞두도록 살고 있으니, 눈 감은 뒤에라도 을수골을 지킬 수 있도록 을수골 터주만의 영원한 집을 마련하는 것이다.
▶ 수수하지만 애틋하게, 바라 봄
산골의 현자에겐 달라진 점이 또 있었다. 인쟁기로 돌밭을 간 지 몇 분도 안 돼, 주저앉고 만다. 걸음이 더뎌졌고, 한숨 같은 아쉬움이 많아졌다. 젊은 날 직접 심었다는 마당의 꽃나무를 보며 내년에 또 돌볼 수 있을는지, 기약 못할 소망을 읊조리는 전광서 어르신.
쇠약해진 그의 곁에는 지난 65년간 그랬듯, 복순 할머니가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다섯 살 어리다는 죄 아닌 죄로, 밭일이며 집안일을 더 많이 해야 하지만, 백발 서방님의 존재만으로도 힘을 얻는다.
길고 지루한 장마철, 모깃불 피워 올린 까마득한 여름밤, 그리고 찾아오는 이 하나 없는 명절 아침에도 늘 함께인 두 사람. 수수하지만 애틋하게 서로를 챙기며 바라보는 그 마음이 사랑 아니고 무엇일까.
▶ 산골 현자가 전하는, 사랑이란
축축하게 비가 내리는 날, 마당에서 주홍빛 꽈리를 모으는 광서 어르신. 평생의 연인이자 은인이라는 복순 할머니에게 꽃다발 삼아 꽈리다발을 건네기 위해서다.
뒤늦게 알게 된 두 분의 사연은 기구했다. 아이를 낳지 못하는 아내를 둔 어르신은 부친의 성화에 못 이겨 새 짝을 찾아야 했고, 이 사실을 모른 채 복순 할머니는 사랑 하나 믿고 고갯길을 넘어 산골로 왔다.
평생을 함께 살았지만 20년 전에야 겨우 혼인신고를 했다는 두 어르신. 봄은 늦고 겨울은 길고. 먹을 거라곤 감자뿐인 깊고 외딴 산골짝에서 이때껏 살 수 있었던 건 서로가 있어서였다.
다시 1년, 두 어르신과 함께 보낸 지난 사계절 동안 제작진은 사랑의 정의를 새로이 내리게 됐다. 지난 1년간 촬영한 을수골의 사계절과 함께 다시 만난, 산골 현자가 들려주는 동화 같은 사랑 이야기를 전한다.
※ 이 영상은 2025년 2월 15일 방영된 [다큐 온 - 산골의 현자, 바라 봄]입니다.
#사랑 #노부부 #애틋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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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특별자치도 홍천군의 첩첩산중 해발 800고지에 자리한 을수골. 지을 수 있는 농사도 몇 안 되는 산골짜기지만, 그곳에서 큰 욕심 없이 살아가는 을수골 터주 전광서(88세) 어르신과 아내 이복순(83세) 할머니를 1년 만에 다시 만났다.
부부는 여전히 감자와 약초 농사를 짓고 있었고, 벌들을 돌봤다. 현자(賢者)라 칭해도 부족함 없는 전광서 어르신의 입담 또한 여전했다. 달라진 게 있다면, 어린 백구와 오소리, 딱새 식구가 새로 늘었고, 어르신네 마당 건너편에 새 이웃이 들어와 집을 지었다는 사실.
다들 떠나기만 했던 골짜기에 새바람이 분 걸까. 어르신도 땅을 돋우고, 나무를 심어가며 새 집을 구상 중이었다. 이름하여 만 년 집. 을수골에서 나서 아흔 앞두도록 살고 있으니, 눈 감은 뒤에라도 을수골을 지킬 수 있도록 을수골 터주만의 영원한 집을 마련하는 것이다.
▶ 수수하지만 애틋하게, 바라 봄
산골의 현자에겐 달라진 점이 또 있었다. 인쟁기로 돌밭을 간 지 몇 분도 안 돼, 주저앉고 만다. 걸음이 더뎌졌고, 한숨 같은 아쉬움이 많아졌다. 젊은 날 직접 심었다는 마당의 꽃나무를 보며 내년에 또 돌볼 수 있을는지, 기약 못할 소망을 읊조리는 전광서 어르신.
쇠약해진 그의 곁에는 지난 65년간 그랬듯, 복순 할머니가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다섯 살 어리다는 죄 아닌 죄로, 밭일이며 집안일을 더 많이 해야 하지만, 백발 서방님의 존재만으로도 힘을 얻는다.
길고 지루한 장마철, 모깃불 피워 올린 까마득한 여름밤, 그리고 찾아오는 이 하나 없는 명절 아침에도 늘 함께인 두 사람. 수수하지만 애틋하게 서로를 챙기며 바라보는 그 마음이 사랑 아니고 무엇일까.
▶ 산골 현자가 전하는, 사랑이란
축축하게 비가 내리는 날, 마당에서 주홍빛 꽈리를 모으는 광서 어르신. 평생의 연인이자 은인이라는 복순 할머니에게 꽃다발 삼아 꽈리다발을 건네기 위해서다.
뒤늦게 알게 된 두 분의 사연은 기구했다. 아이를 낳지 못하는 아내를 둔 어르신은 부친의 성화에 못 이겨 새 짝을 찾아야 했고, 이 사실을 모른 채 복순 할머니는 사랑 하나 믿고 고갯길을 넘어 산골로 왔다.
평생을 함께 살았지만 20년 전에야 겨우 혼인신고를 했다는 두 어르신. 봄은 늦고 겨울은 길고. 먹을 거라곤 감자뿐인 깊고 외딴 산골짝에서 이때껏 살 수 있었던 건 서로가 있어서였다.
다시 1년, 두 어르신과 함께 보낸 지난 사계절 동안 제작진은 사랑의 정의를 새로이 내리게 됐다. 지난 1년간 촬영한 을수골의 사계절과 함께 다시 만난, 산골 현자가 들려주는 동화 같은 사랑 이야기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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