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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ll] 건축탐구- 집 - 중년의 집 비탈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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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이 고향인 남편과 서울이 고향인 아내. 남편의 꿈은 영월이 아니어도 좋으니 산골 비탈진 땅에 집 한 채 지어보는 것. 그런데 꿈은 있으되, 현실감이 떨어진 것이 문제였다. 단풍으로 아름다운 영월 계곡에 백숙 먹으러 갔다가 백숙집 아저씨가 용이 승천한 자리라고 소개해 준 비탈진 땅을 덜컥 사버리고 만 것. 해발 500m가 넘는 이 비탈진 땅에 직영 공사로 집을 지으며 가장 힘들었던 것은 따로 있었다. 바로 토목 공사. 일하시는 분마다 터를 보고 가장 먼저 하시는 말씀이 토목 공사가 만만치 않겠다는 말. 모두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는데, 실제로 토목 공사비에만 1억이 넘었을 정도.

남편 연택씨가 직접 가마에 구워 제작한 타일로 벽 한 면을 채워 타일 아트를 하는 것도 모자라, 하나에 30kg이 넘는 포크레인 궤도로 계단을 만들어 부부의 로망이었던 다락방도 만들었다. 하지만 토목 공사만큼 힘들었던 것은 작업자들과의 의사소통. 작업자가 마음대로 만들어 버린 공정이 한두 개가 아니라고. 결국 남편 연택씨는 직접 발 벗고 나섰다. 거실에서 부엌으로 가는 공간 사이에 시공자 마음대로 만들어 버린 3단 계단은 남편 연택씨가 직접 4단 계단으로 다시 만들어 보랏빛 계단이 탄생했다. 또, 남편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지붕을 앞쪽이 낮게 만들어 버리는 바람에 반은 앞으로 쏠리는 경사, 반은 뒤쪽으로 쏠리는 경사가 되어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반반 지붕이 완성되었다.

6개월이면 된다던 건축 기간은 3년 가까이 늘어났지만, 기다린 시간을 보상이라도 받은 것처럼 부부의 마음에 든다고. 금손 남편이 지어준 세상 하나밖에 없는 집을 만나러 가보자.

멀리서 봐도, 가까이서 봐도 스산한 분위기를 뽐내는 동그란 집. 네모난 세상에 동그란 집이라니! 이유는 네모난 집은 재미가 없어서라고. 게다가 무려 해발 700m에 자리 잡고 있다. 기환씨의 로망이었던 산골에 집짓기를 위해 공기 좋고, 옆에는 계곡이 흐르는 땅을 일부러 찾았다. 그런데 첫 삽 뜬지가 5년이 넘었다는데...

호기롭게 시도한 첫 집은 흙 포대를 쌓아 흙집을 지을 계획이었는데, 한 단 쌓고서 미친 짓이라 생각 들어 단번에 포기했다. 기환씨는 혼자서도 짓기 쉬운 방법을 고심하여 스틸 하우스를 선택했다. 카고 크레인 2번 부른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공정을 기환씨가 직접 작업했다. 무거운 철제마저도 부부가 둘이 영차영차 옮겼다고. 외부는 페로 시멘트 공법을 이용해 독특한 질감으로 표현했고, 건강을 위해 전체적인 내부는 편백 나무로, 바닥은 황토 대리석으로 마감했다. 2층에는 계곡의 시원한 공기를 집안으로 끌어들이는 공기 순환 장치도 설치했다. 집 뒤에 흐르는 계곡 공기는 집 안으로 들어가고, 안에서의 답답한 공기는 밖으로 나가는 순환 장치를 직접 만든 것. 덕분에 여름에는 에어컨 없이 선풍기 1대면 충분할 정도로 시원해진다. 그러나 집 짓는 기간이 꽤 긴 세월이라는 것을 입증이라도 하듯 입주하기도 전에 집 곳곳에서는 하자가 하나둘씩 보인다. 2층 회색 시멘트벽 위에 군데군데 덧발라져 있는 하얀 방수 페인트가 그 증거다. 그래도 가족들에게 할 수 있다는 것을 꼭 보여주고 싶었던 중년의 아버지 기환씨의 꿈을 옆에서 응원해 준 아내 금주씨는 곧 입주할 생각에 뿌듯하기만 하다고.

기환씨와 금주씨의 사랑스러운 늦둥이 쌍둥이 남매, 윤석이와 지아의 생일에 맞춰 올해 12월 31일에 입주하는 것이 가족 모두의 목표라고 입 모아 말한다. 네 가족은 올해 안에 따뜻한 집 안에서 연말을 보낼 수 있을까? 남편의 로망인 산골에 집짓기 실현하다가 5년이 넘도록 미완성이라는 UFO를 닮은 집을 만나러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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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egory
다큐멘터리 - Documentary
Tags
EBS, EBS documentary, EBS 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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