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위안부 할머니들의 삶을 담고 있는 아주 작은 박물관, 마포구 성산동 성미산 기슭에 자리 잡은 ‘전쟁과 여성 인권 박물관’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전쟁과 여성 인권 박물관’은 참 어렵게 만들어진 공간입니다. 그 시작은 1992년 1월 일본대사관 앞에서, 위안부 할머니들이 일본 정부에 사과와 문제해결을 요구하는 집회였습니다. 이렇게 모인 할머니들이 박물관을 짓자고 뜻을 모아 조금씩 돈을 모으게 되고, 2003년에는 드디어 박물관 건립위원회가 결성됩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다보면 석쇄길에 도달하게 됩니다. 이 곳은 박물관과 뒷집의 축대가 만들어낸 긴 공간인데, 하얀 색 꽃이 피어나는 검은색 실루엣의 소녀들이 한쪽 벽에 그려져 있고, 반대쪽에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얼굴을 그대로 본뜬 부조가 마치 시간에 얼어붙은 듯이 벽에 박여있습니다. 쇄석들이 가득 찬 이 공간을 걸으면, 발밑에서 사그락거리는 돌 소리가 마치 할머니들의 애통한 울음처럼 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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