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솔길을 따라 걷다 보니 도동 마을의 맨 꼭대기 지세가 험해 깍개등이라고 불리는 곳에 이르렀다. 그곳에는 주름 골마저 맑은 윤영진 할아버지와 김태순 할머니가 48년 째 산밭을 일구며 살아가고 있다.
경주에서 결혼해 나물 농사를 짓기 위해 울릉도로 왔다. 삼나물, 명이, 고비 농사지어 다섯 남매를 키워냈다.
그 가파른 땅에서 청춘은 흘러가버렸을 테고, 자식들 육지로 보내 놓고는 시린 외로움도 있었을 거다.
결코 쉽지만은 않은 깍개등 오지 살이. 하지만 부부의 삶이 팍팍하게만 느껴지지 않는 까닭은 무엇일까?
밭일이 끝나면, 할아버지는 불을 피워 할머니의 목욕물을 데운다. 할머니는 반죽을 널찍하게 썰어서 좋아하는 울릉도 너른 국수를 끓인다. 손가락에 봉숭아물을 들이며 산골의 적적한 밤을 달랜다.
그렇게 서로를 감싸 안으면 오지의 고난과 고독이 아무 것도 아닌 게 된다. 몸은 산을 내려오지만 마음만은 그곳에 머물며 생각한다. 그렇게 나이 들어가겠노라고. 들꽃처럼 소박하고도 향기로운 두 분처럼 말이다.
#한국기행 #울릉도 #깍개등노부부
#러브스토리 #태풍매미
경주에서 결혼해 나물 농사를 짓기 위해 울릉도로 왔다. 삼나물, 명이, 고비 농사지어 다섯 남매를 키워냈다.
그 가파른 땅에서 청춘은 흘러가버렸을 테고, 자식들 육지로 보내 놓고는 시린 외로움도 있었을 거다.
결코 쉽지만은 않은 깍개등 오지 살이. 하지만 부부의 삶이 팍팍하게만 느껴지지 않는 까닭은 무엇일까?
밭일이 끝나면, 할아버지는 불을 피워 할머니의 목욕물을 데운다. 할머니는 반죽을 널찍하게 썰어서 좋아하는 울릉도 너른 국수를 끓인다. 손가락에 봉숭아물을 들이며 산골의 적적한 밤을 달랜다.
그렇게 서로를 감싸 안으면 오지의 고난과 고독이 아무 것도 아닌 게 된다. 몸은 산을 내려오지만 마음만은 그곳에 머물며 생각한다. 그렇게 나이 들어가겠노라고. 들꽃처럼 소박하고도 향기로운 두 분처럼 말이다.
#한국기행 #울릉도 #깍개등노부부
#러브스토리 #태풍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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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큐멘터리 - Document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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