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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성냥공장은 왜 사라졌을까? 대한민국 마지막 불꽃! 의성 성냥공장을 가다! (KBS 20130309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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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재발견 [의로운 선비의 고향 - 경북 의성]

1. “새봄을 부르는 알싸한 마늘향” - 의성마늘
의성이라고 하면 누구나 대번에 떠올리는 것이 바로 마늘이다. 의성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마늘산지중 하나로, 한반도 최초의 화산이라는 금성산의 영향을 받아 토질에 미네랄이 풍부하고 지대가 높아 일교차가 큰 등의 입지조건 덕분에 유난히 맛과 향이 진하고 저장성이 높다고 하는데.... 마늘싹이 올라오기 시작하는 요즘은, 밭고랑을 덮은 비닐에 구멍을 뚫어주는 작업이 한창이다. 고조선의 건국 신화에도 등장할 정도로 우리 민족과 오랜 세월을 함께 해온 마늘. 노화 방지와 항암 등에도 탁월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며 세계 10대 건강식품의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는데... 마늘 수확은 5-6월 이후지만, 저장성이 좋은 의성마늘은 겨우내 보관이 가능해 수익성이 좋은 요즘 출하가 한창이다. 연초록 마늘 싹들과 알싸한 마늘향이 가득한 의성에서, 이른 봄을 느낀다.

2. “의(義)와 예(禮)가 살아있는 선비의 고장” - 사촌마을
30여채에 이르는 한옥들이 들어선 유서 깊은 한옥마을인 사촌마을. 천연기념물이자 서애 류성룡 선생이 태어났다는 이야기가 전하는 가로숲, 조선 중기에 만들어져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로 꼽히는 만취당 등으로도 유명한데.... 조선시대까지도 온 마을에 기와집이 들어차 와해(기와의 바다)라 불렸던 이 마을은 민황후 시해 이듬해인 병신년 (1896년) 의병을 일으킨 이 마을을 멸하기 위해 일본군이 불을 질러 옛집들이 많이 없어졌다고 한다. 임진왜란과 병신 의병을 주도한 마을이자, 수많은 인재를 배출한 선비의 고장으로서 자긍심을 이어오고 있는 이 마을엔, 오래 전부터 내려온 전통이 있다. 바로 대보름 전날 밤 지내는 성황제와 마을의 모든 사람들이 함께 하는 줄다리기, 달집태우기가 그것인데.... 마을의 화합을 도모하고 풍년을 기원하는 이러한 행사를 통해 과거의 전통을 잇고 있는 사촌마을에서 국난 극복에 앞장서온 선비의 정신도 함께 생각해본다.

3. “2천년 전의 기억을 만나다” - 조문국 유적지와 안계평야
경상북도 가운데 위치한 의성은 예로부터 풍요로운 고장이자 교통의 중심지였다. 낙동강변 3대 누각이라는 관수루에 오르면, 의성의 젖줄인 위천과 낙동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데.... 불과 30여년 전 낙단교가 생기기 전까지, 이곳엔 낙동강 물류의 종착지인 낙정나루가 있었다. 낙동강 수십개 나루가운데 최대의 상권을 이룬 곳이자 영남대로를 잇는 핵심나루였던 이곳엔 저 멀리 남해에서 올라온 소금, 수산물 등이 총집결했고 5백여명에 이르는 역리(조선시대 역사 공무원)가 있을 정도로 그 규모가 컸다고 하는데.... 풍요로운 강은 평야로 흘러, 경북지역에서 가장 넓은 평야라는 안계평야를 만들었고, 이 풍요로움을 발판삼아 문화가 발달했다. 의성군 금성면 탑리, 조문국 유적지라 불리는 금성산 고분군엔 200여기가 넘는 대규모 고분군이 눈길을 끄는데... 삼한시대 주요 부족국가의 하나라는 조문국은 비록 기록에는 삼국유사에 ‘신라 벌휴왕 2년(185년) 신라가 조문국을 복속했다’는 단 한 줄만 남아 있을 뿐이지만, 발굴 당시 금동관과 다양한 무기, 신라와는 다른 의성양식 토기 등 독자적인 문화와 강한 세력을 형성했다고 추정되고 있다. 무려 2000년에 가까운 시간을 건너 한 시대를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는 역사의 흔적들을 만난다.

4. “잊혀진 추억이 머문 삶의 풍경들” - 마지막 성냥공장과 막걸리 양조장
의성은 천천히 걸어서 봐야 좋은 곳이다. 다른 지역에서는 대부분 이미 사라져버렸을 정겨운 풍경들이 한결같은 모습으로 맞아주는 곳-, 우리나라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성냥공장이 있는 곳도 바로 의성이다. 우리 생활의 필수품으로 한때는 ‘불같이 일어나라’는 뜻에서 집들이선물로도 인기였던 성냥. 하지만 1970년대 전성기를 이루던 성냥공장은 중국산 성냥과 라이터의 등장과 함께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는데.... 한창 때엔 직원만 250명이 넘었다는 공장엔 이제 9명만이 남아 명맥을 잇고 있다. 공장을 돌릴수록 적자지만, 한국 성냥의 명맥을 잇는다는 자부심으로 오늘도 공장 문을 열고 있다는 성냥공장에는 잊혀진 시대의 한 풍경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또 성냥공장에서 멀지않은 곳에 자리 잡은 한 막걸리 양조장은 아버지 대부터 70여년 이상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는데... 수십년 동안 써온 독엔, 오랜 세월 이어온 방법 그대로의 막걸리가 익어가고, 오십년이 넘게 사용해온 금고엔 수십년 전 월급장부 등 세월의 흔적이 가득하다. 수십여곳에 이르던 양조장이 대부분 문을 닫는 어려운 현실이지만, 옛 맛과 풍경을 여전히 지키고 있는 이곳엔 추억의 향기가 가득하다.

5. “전국 최고령 지역의 아름다운 하루” - 언제나 청춘!
젊은이들은 모두 도시로 떠나고 시골엔 노인들만 남은 고령화는, 요즘 세태중 하나다. 그중에서도 의성은 전체 인구의 38.5%가 65세 이상으로 (2012년 통계청 조사) 전국 평균(65세 이상 12%)의 3배가 넘을 정도로 고령화가 심각한 지역으로 꼽힌다. 그러나 의성의 노인들은 다른 지역과는 좀 다르다는데...! 낮에는 평범한 노인들처럼 밭일 등을 하며 지내는 최필조 할머니. 그런데 저녁이 되면 할머니의 변신이 시작된다. 몇 년 전부터 한 노인밴드에서 베이스기타를 연주하고 있는 것. 뿐만 아니라 드럼을 연주하는 김수연 할머니, 색소폰을 부는 할아버지 등 여울연주단 노인밴드대부분이 60세 이상 노인들로 구성돼있다. 이렇게 음악과 함께 하면서 건강도 되찾고 삶의 보람도 느끼고 있다는데... 또한 의성엔 올해 여든의 할머니가 운영하는 미용실이 있다. 23살부터 40여년 운영하던 미용실을 그만두고 집에서 지내던 할머니가 오랜 단골들의 성화에 다시 미용실을 연지 어느덧 8년째라는데.... 파마를 하던 손님들과 함께 수제비를 떠서 먹기도 하고, 수다도 떨며 함께 세월을 보내고 있다는 할머니의 미용실엔 언제나 즐거운 웃음이 넘쳐 흐른다.

6. 천년의 고찰 고운사 & 전통 연날리기
등운산 자락에 자리 잡은 천년 고찰 고운사. 산등성이에서 내려다보면 연꽃이 반쯤 핀 부용반개 형상을 하고 있다는 이곳은 신라 신문왕 원년 (681) 의상대사가 지었다고 전해진다. 일주문까지 이어지는 천년 금강송 숲길의 고즈넉한 아름다움과 함께 신라 말기 학자이자 문장가인 고운 최치원 선생이 전국을 떠돌다 정착했다는 곳으로도 유명한데... 물길을 거스르지 않기 위해 계곡 속 바위를 초석 삼아 거기에 맞춰 세우느라 제각각인 기둥의 길이가 자연적인 멋을 자랑하고 있는 가운루와 우화루 등 최치원이 지었다는 건물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개혁의 꿈을 품었으나 현실의 벽을 넘지 못하고 방랑객이 된 최치원의 흔적을 더듬어본다. 이렇게 오랜 역사의 흔적을 간직한 의성엔 사라져가는 우리의 옛 전통도 남아있는데... 수십년간 전통 연 만들기와 보존에 힘써온 아버지의 뒤를 이어 전통 연을 만들고 있는 김동찬씨. 그의 작업실엔 수십개의 연을 이어붙인 거대한 규모의 연을 비롯해 각양각색의 독특한 연들이 가득하다. 삼국시대 전쟁에서 신호로 사용되기도 했을 정도로 오랜 역사를 간직한 우리 연. 단순한 놀이 문화가 아니라 조상들의 얼과 문화가 담긴 전통 연을 만들고 날려보며 새봄의 희망을 기원해보는 건 어떨까.

#연천 #얼음트래킹 #민통선
Category
다큐멘터리 - Documentary
Tags
KBS, 다큐멘터리, doc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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