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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다운 나이에 만나 가난 때문에 도시로 홀로 나간 할아버지와 믿음 하나로 기다린 할머니. 어느 덧 팔순고개를 함께 넘어가는 노부부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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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작은 갯마을
들판을 달리는 조항인 할아버지를 만났습니다.

물때에 맞춰 바다로 가는 길.
마을 앞바다가 가로림만이네요.

감태는 추울 때만 잠깐 왔다가 사라지는 겨울 손님이죠.
귀한만큼 만나러 가는 길이 쉽지가 않습니다.
그야말로 뻘넘고 물 건너가는 험난한 여정
할아버지는 노구를 이끌고 묵묵히 갯벌로 향합니다.

그런데 갯벌 초심자들 발목이 잡히고 말았습니다.
갯벌 걷는 요령을 전수해도 한발 떼는 것이 이다지도 어렵다니 이게 바로 내공의 차이일까요?

그 때, 눈 앞에 보이는 풀밭!
가시파래라고도 불리는 감태.
머리카락보다 더 가늘죠.
감태는 청정한 갯벌에서만 자라는데요.
양식이 불가능해서 미식가들에게 귀한 대접 받는다고 합니다.
감태는 손으로 뜯어서 채취를 합니다.
그래서 밭에서 잡초를 메듯이, 갯밭에서 감태를 멘다고 하죠.

바다가 허락한 단 3시간. 싱그러운 감태를 얻기위해 종종걸음 치지만,
바다는 기다려주지 않죠.

발품 무색하게 해마다 고무대야가 가벼워집니다.
강산이 변하고 나이가 들어가는 건 모두 자연의 섭리일테죠.

갯벌에서 내내 찬바람 맞으며 작업하고도 잠쉬도 쉬지 않는 할아버지.
애가 타는 건 60년 단짝 할머니입니다.
3년 전만 해도, 부부가 함께 감태를 멨지만 무릎이 아파지면서 갯일을 내려놓았죠.
둘이 하던 일을 혼자 도맡은 할아버지가 염려되는데요.

갯가에서 고생한 할아버지를 위한 특별식.
갯일을 가지 말라고 해도 말을 듣지 않으니 어쩔 수 없죠.

햇살이 넉넉해지자 수확한 감태를 씻는 작업을 시작합니다.
감태에 있는 진액이 빠지도록 몇번씩 헹궈내는데요.
일일히 손으로 잡티를 다 걷어내야 좋은 감태를 얻어낼 수 있습니다.

그 시간 할아버지는 장작과 씨름 중!
할머니가 추울까봐 서둘러 들고왔죠.

스물셋 열아홉 꽃다운 나이에 부부의 연을 맺은 두 사람
어느 덧 팔순고개를 함께 넘어갑니다.

잡티를 걷어낸 고운 감태를 틀에 띄우는데요.
봄부터 가을까지 농사를 짓고 겨울에는 감태를 메는 부부.

할머니에게 고생만 시킨 것 같아 마음이 무겁습니다.
틀에 곱게 띄운 감태를 들고 햇볕에 곱게 말리러 갑니다.
집 바로 앞이 감태 말리는 밭.
햇빛과 바람 속에서 맛있게 말라갑니다.

겨울에 신기루처럼 나타났다가 봄이 오면 사라지죠.
감태가 마르는 동안 할아버지는 무언가 만들 모양인데요.

젊은 날 가난한 집안을 일으키기 위해 혼자 도시로 나간 할아버지
믿음 하나로 고단한 세월을 버텼던 할머니
어느 덧 머리엔 서리가 내려앉았지만 손은 더 단단해지고 부부의 정은 더 깊어졌습니다.

꽃신보다 고운 짚신입니다.

감태는 달콤한 물풀이라는 뜻인데요.
혹독한 겨울을 이겨낸 달콤함이 부부의 인생을 닮았네요.

감태가 갯벌에서 밥상까지 오르는 긴 여정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금태인 셈이죠.
최근 감태가 인기를 얻으면서 만인의 별미가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부부의 일상은 변함없겠죠.
그저 겨울을 보내고 농사 시작할 봄을 기다릴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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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egory
다큐멘터리 - Documentary
Tags
EBS, EBS documentary, EBS 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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