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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에서 뱃길로 4시간, 바람 때문에 여러모로 불편하긴 하지만 그만큼 자연의 혜택을 받고 살고 있다! 북서풍 부는 우이도의 이야기 (KBS 20200111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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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 세상 - 섬, 북서풍과 마주하다

▶ 바람이 섬에 가져온 것, 가난과 불편
차가운 겨울바람, 북서풍은 늘 큰 파도를 몰고 온다. 수시로 불어오는 북서풍 때문에 하루에 한 번 우이도로 향하는 정기배편이 끊기는 일이 잦다. 내해로 분류되는 신안 군도의 다른 섬들은 운항을 하지만 외해로 속한 우이도는 조그만 파도에도 배가 움직이지 않는다. 병원치료를 위해 목포를 나왔던 부부는 갑작스러운 풍랑주의보로 사흘 후에나 귀가할 수 있었다.
며칠째 걷지 못한 그물은 온통 파래에 점령당했다. 잦은 풍랑으로 여러 날 바다에 나오지 못한 탓이다. 파래로 뒤덮인 그물엔 물고기도 들지 않는다. 바람은 우이도를 가난하게 했다. 농지도 거의 없는 척박한 섬. 불편한 교통으로 개발도 되지 않은 섬이지만 박화진씨 부부와 우이도 주민들은 섬을 떠나지 않았다. 몸만 건강하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고 그들은 말한다. 자연이 주는 김, 미역, 굴, 조개, 그리고 겨울바람에 잘 말린 생선들은 관광객에게도 인기가 많다.

▶ 바람이 준 선물, 풍성사구와 관광객
우이도의 랜드마크는 풍성사구다. 풍성사구를 만드는 것도 북서풍이다. 북서풍은 북쪽 해안의 모래를 끌어올려 거대한 모래산을 만들었다. 동양 최대 규모의 이 모래언덕은 그 자연유산적 가치를 인정받아 국립공원으로 보호받고 있다. 관광객들은 이 모래산과 모래해변을 보고 즐기기 위해 우이도를 찾는다. 우이도 주민들은 관광객에게 음식과 잠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한 생업이 되었다. 노령화가 심각한 마을은 고된 바닷일이 아닌 관광업으로 수익을 낼 수 있게 되었다.
매서운 북서풍과 함께 날리는 모래는 아무래도 생활을 불편하게 한다. 겨울철은 집안의 모든 문을 닫지 않으면 모래가 집안까지 들어온다. 마을 입구에 방사벽을 세워 모래를 막아보지만 소용이 없다. 음식에 모래가 들어가는 것도 다반사다. 우이도에서는 “모래 서말은 먹어야 시집을 간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하지만 주민들은 모래가 줄어드는 것을 걱정한다. 모래는 시원한 국물을 내는 비단조개를 내어주기도 하고, 무엇보다 관광객을 몰고 오기 때문이다. 풍성사구의 훼손을 막고 예전모습으로 복원하기 위해 주민들과 국립공원이 함께 노력하고 있다. 출입을 막고 모래의 이동 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관측 장비도 설치해 놓았다. 한때 일본의 유리업체가 우이도의 모래를 사가려고 했을 때 주민들이 함께 나서 반대했다.

▶ 북서풍이 데려온 쓰레기들
거대한 사구를 형성할 정도로 거센 바람이 몰아치는 우이도, 겨울에는 그 바람이 더욱 거칠어진다. 아름다운 모래해변은 거센 북서풍으로 순식간에 쓰레기에 점령당한다. 대부분 어업이나 양식업에 쓰이는 어구들로 중국산이 많다. 쓰레기로 인해 모래의 흐름이 영향을 받아 풍성사구가 훼손되었다고 주민들은 말한다. 해양쓰레기는 관광업으로 먹고사는 우이도 주민들에게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다. 깨끗한 모래해변이 아니라 지저분한 쓰레기해변이란 인식이 생길까봐 걱정이다. 주민들과 지자체, 국립공원이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지만 거대한 북서풍의 위력을 감당하기 힘들다. 해양쓰레기에 대한 인식과 정부의 대책이 필요한 시기다.
우이도에서 태어나 살다 보니 벌써 70년이라는 박화진씨는 언제부턴가 조금씩 변하고 있는 고향 우이도가 안타깝기만 하다. 조상 대대로 기대어 살아 왔고 자식들을 남부럽지 않게 키우게 해 준 우이도의 고마운 자연이 더 이상 훼손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그는 오늘도 부지런히 쓰레기들을 치운다.

#우이도 #풍성사구 #바람
Category
다큐멘터리 - Documentary
Tags
KBS, 다큐멘터리, doc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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