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굴사(경상북도 경주시 양북면)
사찰에도 여러 종류가 있을텐데 이렇듯 가파른 비탈길에 세워진 사찰이라면
태생적으로 대중적 표교와는 거리가 멀었을겁니다.
구멍 송송 뚫린 석굴로 유명한 골굴사의 기원은 멀리 신라시대로 올라갑니다.
골굴사 창건 당시의 이야기를 소상히 전해 들었습니다.
겉에서 볼때는 목재를 주요 자재로 한 일반 사찰과 다를 바 없어보이지만
내부로 들어가면 법당 안은 자연의 돌로 이루어진 석굴임을 알 수 있습니다.
골굴사를 한국의 돈왕석굴이라 부르는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한 사람이 겨우 들나들까 말까 극락문답게 입구가 참 좁습니다.
극락문을 나섰는데도 천길 낭떠라지가 이어지는 걸 보니 무언가 극적인 마주침이 남았나보다 싶을 때 벼락처럼 다가온 마애여래불 중생을 압도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보물 제 581호
잔잔한 미소를 띈 채 마애여래불이 바라보고 계신 곳은 저 산 넘어 감포 앞바다 문무대왕님입니다.
골굴사는 불교의 전통수행법인 선무도 사찰로 널리 알려져 이를 배우고 자 외국인이 찾는 절로도 유명합니다.
특히 동물의 신체적 특징을 그대로 만들었다는 선무도 체조는 언제보아도 흥미진진한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선무도 체조는 또한 각종 질병에 대한 면역력을 키우거나 뼈와 근육을 강화시키는데도 탁월한 효능이 있다는데요.
유연성과 평형감각을 기르는 데도 그만일 듯 싶습니다.
마음과 몸 어떤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조화로운 다스림을 통해 깨달음을 얻고자 했던 부처의 가르침대로 불가에서는 심신의 단련이라는 전통을 이어왔습니다.
갑오개혁으로 신분제도가 폐지되기 이전까지 전국 도량에서는 심신단련에 애쓰는 승려들 보기가 어렵지 않았을겁니다.
그러니 골굴사에서는 끊어졌던 불교 무예의 명맥을 잇고 있는 셈입니다.
중 고등학교 역사시간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들었던 단어 “호국불교”를 생각해보더라도 스님들과 무예의 사이에는 깊은 인연이 있었을 것으로 짐작되는데요.
선문도에 입문한 지 올해로 9년 째 된다는 현기스님을 비롯해 무예자체에 관심을 보이는 일반인까지 현재 골굴사에는 열 명 넘는 인원이 수련에 임하고 있습니다.
주지스님 죽비소리에 맞춰 선문도의 품새라 할 수 있는 승형이 펼쳐집니다.
불가에서 몸을 다스린다는 것은 내 안에 근원을 찾는 여정
욕심과 집착에 가려진 내 안의 부처를 만나게 된다는 믿음입니다.
신체의 한계를 뛰어넘으며 정진하노라면 본래부터 흘렀을 생명의 기운에 다다을 수 있다는 것이 선무도 정신입니다.
비록 외양과 복색은 달랐겠지만 명승지를 돌며 호연지기를 길렀을 신라 화랑의 수련 광경이 바로 이랬을테지요.
나라를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는 화랑의 무사도 정신은 신라 삼국통일의 초석이 되었으며 공동체를 우선시하는 우리 민족 정서함양에도 기여한 바가 큽니다.
화랑도 수련의 기초가 되었던 무예
거기에 맞다아 있는 선무도 동작
하나하나가 지금 보니 예사롭지 않습니다.
잠들어있는 천지만물을 깨우며 뭇 생명을 미혹에서 깨우는 의식으로 사찰의 하루가 다시 시작됩니다.
선무도의 유명세 덕분에 템블스테이 명소가 된 골굴사는 첫번째 예불에도 참석자가 많습니다. 자연보다 한발 앞 서 새벽을 깨우고 나를 깨웁니다.
발우공양이 시작되었습니다.
승려의 밥그릇을 뜻하는 발우는 밥과 국 반찬 그리고 물을 담는 4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사찰에서 공양할 때는 이렇게 대중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이 원칙입니다.
밥 한술 뜨는데도 예법을 정하고 거기 맞춰 행동하는 것을 수양으로 삼았기 때문입니다.
음식은 먹을만큼만 담아 남거나 모자라지 않게 합니다.
발우공양 할 때는 유의해야 할 것이 많습니다
소리를 내지 말아야하고 맛이 있고 없슴을 가리지 말아야하며 말을 삼가 잡념이 일지 않게 해야합니다.
이것은 시주받은 공양을 함부로 여기지 않게 하기 위한 오랜 전통입니다.
밥을 다 먹고나면 받아두었던 물로 발우를 헹구고 깨끗히 닦아 처음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합니다.
음식으로는 배를 채우고 계율로는 정신과 마음을 채우는 것이 발우공양의 참 뜻입니다.
생명이 존재하는 한 늘 깨어있기를 앙망하는 불가의 법도대로 하루의 수련이 또 열립니다.
살생을 금하는 불교이니만큼 무예를 연마할 때 , 특히 도구를 쓸 때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굳어지면 열리기 어렵고 치우치면 조화를 꾀하기 힘드니 우주와의 합일을 바라는 수련의 길은 시간이 갈수록 어려워집니다.
예로부터 자연의 기운이 신묘한 곳은 존재와 우주의 비밀을 찾는 이들에게 크고 작은 깨달음을 선사해주었죠.
자연과 내가 둘이 아님을 머무르고 비워내고 다스리면서 꺠우쳐 주십시오.
고요하지만 단단한 그대들의 선택이 매일 한발짝씩 더 나아가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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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에도 여러 종류가 있을텐데 이렇듯 가파른 비탈길에 세워진 사찰이라면
태생적으로 대중적 표교와는 거리가 멀었을겁니다.
구멍 송송 뚫린 석굴로 유명한 골굴사의 기원은 멀리 신라시대로 올라갑니다.
골굴사 창건 당시의 이야기를 소상히 전해 들었습니다.
겉에서 볼때는 목재를 주요 자재로 한 일반 사찰과 다를 바 없어보이지만
내부로 들어가면 법당 안은 자연의 돌로 이루어진 석굴임을 알 수 있습니다.
골굴사를 한국의 돈왕석굴이라 부르는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한 사람이 겨우 들나들까 말까 극락문답게 입구가 참 좁습니다.
극락문을 나섰는데도 천길 낭떠라지가 이어지는 걸 보니 무언가 극적인 마주침이 남았나보다 싶을 때 벼락처럼 다가온 마애여래불 중생을 압도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보물 제 581호
잔잔한 미소를 띈 채 마애여래불이 바라보고 계신 곳은 저 산 넘어 감포 앞바다 문무대왕님입니다.
골굴사는 불교의 전통수행법인 선무도 사찰로 널리 알려져 이를 배우고 자 외국인이 찾는 절로도 유명합니다.
특히 동물의 신체적 특징을 그대로 만들었다는 선무도 체조는 언제보아도 흥미진진한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선무도 체조는 또한 각종 질병에 대한 면역력을 키우거나 뼈와 근육을 강화시키는데도 탁월한 효능이 있다는데요.
유연성과 평형감각을 기르는 데도 그만일 듯 싶습니다.
마음과 몸 어떤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조화로운 다스림을 통해 깨달음을 얻고자 했던 부처의 가르침대로 불가에서는 심신의 단련이라는 전통을 이어왔습니다.
갑오개혁으로 신분제도가 폐지되기 이전까지 전국 도량에서는 심신단련에 애쓰는 승려들 보기가 어렵지 않았을겁니다.
그러니 골굴사에서는 끊어졌던 불교 무예의 명맥을 잇고 있는 셈입니다.
중 고등학교 역사시간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들었던 단어 “호국불교”를 생각해보더라도 스님들과 무예의 사이에는 깊은 인연이 있었을 것으로 짐작되는데요.
선문도에 입문한 지 올해로 9년 째 된다는 현기스님을 비롯해 무예자체에 관심을 보이는 일반인까지 현재 골굴사에는 열 명 넘는 인원이 수련에 임하고 있습니다.
주지스님 죽비소리에 맞춰 선문도의 품새라 할 수 있는 승형이 펼쳐집니다.
불가에서 몸을 다스린다는 것은 내 안에 근원을 찾는 여정
욕심과 집착에 가려진 내 안의 부처를 만나게 된다는 믿음입니다.
신체의 한계를 뛰어넘으며 정진하노라면 본래부터 흘렀을 생명의 기운에 다다을 수 있다는 것이 선무도 정신입니다.
비록 외양과 복색은 달랐겠지만 명승지를 돌며 호연지기를 길렀을 신라 화랑의 수련 광경이 바로 이랬을테지요.
나라를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는 화랑의 무사도 정신은 신라 삼국통일의 초석이 되었으며 공동체를 우선시하는 우리 민족 정서함양에도 기여한 바가 큽니다.
화랑도 수련의 기초가 되었던 무예
거기에 맞다아 있는 선무도 동작
하나하나가 지금 보니 예사롭지 않습니다.
잠들어있는 천지만물을 깨우며 뭇 생명을 미혹에서 깨우는 의식으로 사찰의 하루가 다시 시작됩니다.
선무도의 유명세 덕분에 템블스테이 명소가 된 골굴사는 첫번째 예불에도 참석자가 많습니다. 자연보다 한발 앞 서 새벽을 깨우고 나를 깨웁니다.
발우공양이 시작되었습니다.
승려의 밥그릇을 뜻하는 발우는 밥과 국 반찬 그리고 물을 담는 4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사찰에서 공양할 때는 이렇게 대중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이 원칙입니다.
밥 한술 뜨는데도 예법을 정하고 거기 맞춰 행동하는 것을 수양으로 삼았기 때문입니다.
음식은 먹을만큼만 담아 남거나 모자라지 않게 합니다.
발우공양 할 때는 유의해야 할 것이 많습니다
소리를 내지 말아야하고 맛이 있고 없슴을 가리지 말아야하며 말을 삼가 잡념이 일지 않게 해야합니다.
이것은 시주받은 공양을 함부로 여기지 않게 하기 위한 오랜 전통입니다.
밥을 다 먹고나면 받아두었던 물로 발우를 헹구고 깨끗히 닦아 처음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합니다.
음식으로는 배를 채우고 계율로는 정신과 마음을 채우는 것이 발우공양의 참 뜻입니다.
생명이 존재하는 한 늘 깨어있기를 앙망하는 불가의 법도대로 하루의 수련이 또 열립니다.
살생을 금하는 불교이니만큼 무예를 연마할 때 , 특히 도구를 쓸 때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굳어지면 열리기 어렵고 치우치면 조화를 꾀하기 힘드니 우주와의 합일을 바라는 수련의 길은 시간이 갈수록 어려워집니다.
예로부터 자연의 기운이 신묘한 곳은 존재와 우주의 비밀을 찾는 이들에게 크고 작은 깨달음을 선사해주었죠.
자연과 내가 둘이 아님을 머무르고 비워내고 다스리면서 꺠우쳐 주십시오.
고요하지만 단단한 그대들의 선택이 매일 한발짝씩 더 나아가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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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큐멘터리 - Document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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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BS, EBS documentary, EBS 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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