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 (목요일 저녁 7시 40분 KBS 1TV)
“고향으로 돌아오다 - 동해 겨울 방어” (2015.12.31 방송)
겨울철 제주도에서 많이 잡힌다는 방어가 동해에서 풍어를 맞고 있다~!
여름과 겨울, 그 대우가 확연히 달라지는 방어!
겨울 제철 방어는 쫄깃쫄깃한 식감은 둘째 치고
기름이 꽉 차 돼지고기 부럽지 않은 고소한 맛을 뽐내는데~
제주에서는 낚시로만 방어를 잡지만, 동해안 지역에서는 정치망으로 방어를 잡는다.
바다에 그물을 미리 설치해놓고 방어가 들어오면 가둬놓는 방식의 정치망은
많이 들어올 때면 하루에 천 마리도 훌쩍 넘는단다.
여기에 수중 금강산으로 불리는 울진군 왕돌초는
대물 방어 낚시의 손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라고~
예전부터 동해안의 특산물로 꼽힐 만큼 많이 잡혔던 방어는
지금도 제사나 명절 때면 빠지지 않는데,
말리고, 간 독에 절이고, 짚에 싸서 보관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방어를 즐겼던 동해안 사람들~
크면 클수록 맛이 좋다는 방어의 고향 동해로 떠나본다.
■ ‘꺼치간’을 아십니까? 울진 사람들의 전통 방어 저장법
예부터 울진 구산리 사람들은 명절 때까지 방어를 오래 두고 먹기 위해 꺼치간을 해왔다. ‘꺼치간’ 영~ 생소한 이 말은 울진 사람들의 전통적인 방어 저장법! 잘 손질한 방어를 소금 간해 짚에 싼 후 처마에 걸어 보관하던 방식을 말한다. 옛날에는 방어를 많이 잡아도 대부분 외화벌이를 한다고 일본으로 수출을 해야 했기에, 구산리 사람들뿐만 아니라 동해안 사람들에게 방어는 늘 귀한 존재였다. 그래서 ‘꺼치간’으로 보관해 중요한 날만 조금씩 잘라 먹었던 것이다. 명절이나 제사 때마다 빠지지 않았던 방어! 종갓집 종손 김순현씨는 제사 때마다 대나무를 깎아 방어 살에 꿰어 방어대나무구이를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 시절엔 제사상에 방어 대나무구이를 얼마나 높이 쌓느냐에 따라 집안의 위세를 가늠하기도 했었단다. ‘꺼치간’은 그래도 좀 있는 집의 양식이었다. 가난한 사람들은 항구에서 방어를 소금간해 절인 ‘방어 절인 물’을 사다 먹었다. 항아리에 소금 간 한 방어를 보관하며 생긴 간물을 버리지 않고 그릇에 퍼서 밥할 때 같이 쪄 먹었는데, 그렇게 하면 밥도둑이 따로 없단다. 다시 찾아온 동해의 겨울 방어 풍어로 울진 구산리 사람들은 옛 방어음식을 만들어 먹는 재미에 푹 빠졌다. 제철 맞은 울진대게를 넣어 같이 끓여낸 방어대게매운탕은 고단한 삶을 살아온 구산리 사람들의 지난 세월에 대한 위로 같은 음식! 과거와 현재가 함께하는 구산리 사람들의 방어밥상을 만나본다.
■ 여기가 방어가 많이 나 방어동인기라~! - 울산 방어동 토박이 밥상
예전부터 방어가 많이 잡혀 ‘방어동’이라 불렸다는 방어동! 정말 그럴까? 사실 울산의 방어동은 일제 강점기 때는 일본인들이 이주어촌을 형성 할 만큼 어획량이 많았던 곳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과거 일본의 거대한 무역선이 항구에 방어를 싣고 가기위해 늘어서고 만선을 한 어선들이 줄줄이 방어를 옮기던 모습을 봤던 기억이 생생하다. 방어가 많이 잡히던 시절에는 지게로 방어를 옮기다가 선주 몰래 한 마리씩 보리밭에 숨겨놓고 친구들끼리 어울려 먹기도 했다고! 지금은 예전만큼은 많이 잡히지는 않지만, 겨울철이면 어김없이 정치망으로 방어가 올라온다. 그리고 방어동 토박이 들은 겨울이면 예나 지금이나 방어를 소금으로 간 해 옥상 위에 말려서 먹는다. 예전에는 모심을 때나 타작할 때면 새참으로 말린 방어를 시래기에 한 덩어리씩 감아 음식을 만들어 내가기도 했다고! 먹고살기 힘들었던 시절 마을 사람들은 방어를 이고 지고 동네마다 팔러 다니며 쌀로, 돈으로 바꿨다. 방어는 그렇게 고마운 존재이기도 했다. 제사 때면 했다는 방어간국과 방어전! 쌀뜨물을 붓고 간국을 끓이면 고기비린내도 잡아주고 구수한 맛이 살아난다. 특히, 여기서는 전을 부칠 때 달걀을 사용하지 않고 치자로 색을 내 전을 부치는데. 옛날에는 달걀도 귀하니 치자를 많이 사용하게 됐다고. 방어동 사람들의 세월이 녹아든 방어밥상이 차려졌다.
■ ‘방어는 동해에서 나는데 큰 것은 6,7척에 달한다’ - 전어지
동해로 돌아온 겨울 대물 방어를 잡아라~!
이른 새벽부터 울진 앞바다에는 낚시꾼들이 겨울 방어를 잡기 위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한다. 낚싯배에 몸을 실으면, 선장 임창순씨가 배를 몰고 왕돌초로 향한다. 3개의 거대한 봉우리로 이루어진 왕돌초는 수중금강산으로도 불리는데, 여기가 바로 방어의 산란장이다. 왕돌초는 높고 낮은 수중암초가 많아 플랑크톤이 많이 생기고 먹이사슬처럼 멸치와 그 멸치를 잡아먹기 위해 방어가 많이 몰려온다고! 배가 멈추면, 낚시꾼들은 일제히 가짜미끼를 달아 방어를 잡을 준비를 한다. 겨울에는 1m가 넘는 대물 방어들이 많이 잡히는데, 크면 클수록 맛이 좋고 기름이 꽉 차 있단다. 특히 뱃살부위와 배꼽살이 별미 중의 별미! 점심시간이 다돼가자 임창순씨의 손이 분주하다. 배 위에서 방어를 제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어초밥과 방어매운탕을 준비할 참이다. 방어 뱃살과 배꼽살은 물론이요, 쫄깃한 식감을 자랑하는 목살인 가마살까지 큼직큼직하게 썰어 방어초밥을 준비하고~ 방어 뼈와 대가리 여기에 내장까지 넣고 푹 끓여낸 방어매운탕은 우럭매운탕과는 차원이 다른 맛과 향을 선사한다고 하니! 김에 싸먹는 방어초밥과 뜨끈한 방어매운탕 국물의 조합이 참으로 궁금하다.
■ 10년 동안 생사고락을 함께한 울진 해녀 4인방
겨울철이면 방어 말고 제철인 것이 또 하나 있으니 바로 앙장구라고 불리는 말똥성게이다. 오늘도 말똥성게를 채취하기 위해 울진군 평해읍 해녀 어머니들은 바다로 나간다. 10년 동안 바다에서 생사고락을 함께한 울진군 해녀 4인방이다~ 그 중에서 제주출신인 손춘권씨는 일찍 부모를 잃고
친언니 손에서 키워져 17살에 해녀를 시작했다. 해녀 일을 하다 보니 울진군까지 오게 됐는데 그때 남편을 처음 만나 펜팔로 사랑을 키웠다고! 가족의 반대도 무릅쓰고 물 한 그릇 떠 놓고 어렵게 결혼했지만, 남편은 어린 자식들과 춘권씨만 남겨둔 채 간암으로 일찍 세상을 떠나버렸다. 남편이 보고파 울고 고생스러워 울던 지난 세월을 어찌 다 말로 할까. 이런 고단한 나날을 버틸 수 있었던 건 시누이 김칠령씨와 친구들이 도와줬기에 가능했다는 손춘권씨! 오늘은 시누이 김칠령씨가 겨울철 해녀 4인방의 몸보신을 위해 솜씨를 발휘했다. 울진말로 방어짐풀다라는 특이한 음식과, 방어물회, 거기다 오늘 채취해 싱싱한 말똥성게로 비빔밥을 해볼 생각이다. 항상 거친 바다를 맨몸으로 상대하는 해녀일은 추운 겨울이면 체력소모가 더한데 ‘방어짐풀다’는 몸보신하는 데는 그만이라고! 함께 먹어 더 꿀맛인 해녀 4인방의 방어 밥상을 만나본다.
■ 아버지의 맛~ 방어육회, 방어다짐- 대를 이은 배목수 오재현씨
울산 방어동에 가면 할아버지, 아버지의 뒤를 이어 배를 만드는 오재현씨의 작은 조선소가 있다. 목선이 사라진 지금은 수리하고 청소하는 일이 대부분이지만, 한 때는 수 십 척의 목선을 만들었었다. 오재현씨는 중학교를 졸업한 후부터 배 목수였던 아버지 밑에서 형들과 함께 배 만드는 일을 배웠다. 18살에 첫 배를 완성 했을 때, 아버지는 ‘1인자’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배 만드는 일에 뛰어난 재주를 보이니 아버지의 사랑도 듬뿍 받았던 재현씨. 그래서 아버지는 11남매 중 재현씨에게 조선소를 물려주셨다. 목선이 사라지면서 형제들은 다 배 목수 일을 그만두었지만, 재현씨만은 아버지가 물려주신 조선소를 놓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겨울철 방어로 음식을 할 때면 더욱 아버지 생각이 절실한데... 아버지가 일본 사람들에게 배워와 해 주셨던 방어다짐과 방어육회는 아버지를 떠올리게 하는 음식이다. 방어다짐은 방어 대가리와 여러 특수부위 살들을 같이 다져 초고추장과 고추냉이를 섞으면 끝! 또, 재현씨가 별미로 꼽는 뱃살과 등심살 사이에 있는 사잇살은 배와 함께 썰어 넣고 육회로 먹으면 소고기육회가 부럽지 않단다. 따끈한 국물로 몸을 녹여줄 방어묵은지찌개와 함께 먹으면 그 맛이 특히 좋다. 친구들을 불러내 같이 먹으며 옛 시절을 그리워하다보니 문득 아버지에게 제대로 효도한번 못해드린 게 내심 맘에 걸리는 재현씨. 언젠가는 목선이 다시 빛을 발하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다린다.
#방어 #방어회 #방어구이 #꺼치간 #방어육회 #방어매운탕 #울산 #울진 #해녀
“고향으로 돌아오다 - 동해 겨울 방어” (2015.12.31 방송)
겨울철 제주도에서 많이 잡힌다는 방어가 동해에서 풍어를 맞고 있다~!
여름과 겨울, 그 대우가 확연히 달라지는 방어!
겨울 제철 방어는 쫄깃쫄깃한 식감은 둘째 치고
기름이 꽉 차 돼지고기 부럽지 않은 고소한 맛을 뽐내는데~
제주에서는 낚시로만 방어를 잡지만, 동해안 지역에서는 정치망으로 방어를 잡는다.
바다에 그물을 미리 설치해놓고 방어가 들어오면 가둬놓는 방식의 정치망은
많이 들어올 때면 하루에 천 마리도 훌쩍 넘는단다.
여기에 수중 금강산으로 불리는 울진군 왕돌초는
대물 방어 낚시의 손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라고~
예전부터 동해안의 특산물로 꼽힐 만큼 많이 잡혔던 방어는
지금도 제사나 명절 때면 빠지지 않는데,
말리고, 간 독에 절이고, 짚에 싸서 보관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방어를 즐겼던 동해안 사람들~
크면 클수록 맛이 좋다는 방어의 고향 동해로 떠나본다.
■ ‘꺼치간’을 아십니까? 울진 사람들의 전통 방어 저장법
예부터 울진 구산리 사람들은 명절 때까지 방어를 오래 두고 먹기 위해 꺼치간을 해왔다. ‘꺼치간’ 영~ 생소한 이 말은 울진 사람들의 전통적인 방어 저장법! 잘 손질한 방어를 소금 간해 짚에 싼 후 처마에 걸어 보관하던 방식을 말한다. 옛날에는 방어를 많이 잡아도 대부분 외화벌이를 한다고 일본으로 수출을 해야 했기에, 구산리 사람들뿐만 아니라 동해안 사람들에게 방어는 늘 귀한 존재였다. 그래서 ‘꺼치간’으로 보관해 중요한 날만 조금씩 잘라 먹었던 것이다. 명절이나 제사 때마다 빠지지 않았던 방어! 종갓집 종손 김순현씨는 제사 때마다 대나무를 깎아 방어 살에 꿰어 방어대나무구이를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 시절엔 제사상에 방어 대나무구이를 얼마나 높이 쌓느냐에 따라 집안의 위세를 가늠하기도 했었단다. ‘꺼치간’은 그래도 좀 있는 집의 양식이었다. 가난한 사람들은 항구에서 방어를 소금간해 절인 ‘방어 절인 물’을 사다 먹었다. 항아리에 소금 간 한 방어를 보관하며 생긴 간물을 버리지 않고 그릇에 퍼서 밥할 때 같이 쪄 먹었는데, 그렇게 하면 밥도둑이 따로 없단다. 다시 찾아온 동해의 겨울 방어 풍어로 울진 구산리 사람들은 옛 방어음식을 만들어 먹는 재미에 푹 빠졌다. 제철 맞은 울진대게를 넣어 같이 끓여낸 방어대게매운탕은 고단한 삶을 살아온 구산리 사람들의 지난 세월에 대한 위로 같은 음식! 과거와 현재가 함께하는 구산리 사람들의 방어밥상을 만나본다.
■ 여기가 방어가 많이 나 방어동인기라~! - 울산 방어동 토박이 밥상
예전부터 방어가 많이 잡혀 ‘방어동’이라 불렸다는 방어동! 정말 그럴까? 사실 울산의 방어동은 일제 강점기 때는 일본인들이 이주어촌을 형성 할 만큼 어획량이 많았던 곳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과거 일본의 거대한 무역선이 항구에 방어를 싣고 가기위해 늘어서고 만선을 한 어선들이 줄줄이 방어를 옮기던 모습을 봤던 기억이 생생하다. 방어가 많이 잡히던 시절에는 지게로 방어를 옮기다가 선주 몰래 한 마리씩 보리밭에 숨겨놓고 친구들끼리 어울려 먹기도 했다고! 지금은 예전만큼은 많이 잡히지는 않지만, 겨울철이면 어김없이 정치망으로 방어가 올라온다. 그리고 방어동 토박이 들은 겨울이면 예나 지금이나 방어를 소금으로 간 해 옥상 위에 말려서 먹는다. 예전에는 모심을 때나 타작할 때면 새참으로 말린 방어를 시래기에 한 덩어리씩 감아 음식을 만들어 내가기도 했다고! 먹고살기 힘들었던 시절 마을 사람들은 방어를 이고 지고 동네마다 팔러 다니며 쌀로, 돈으로 바꿨다. 방어는 그렇게 고마운 존재이기도 했다. 제사 때면 했다는 방어간국과 방어전! 쌀뜨물을 붓고 간국을 끓이면 고기비린내도 잡아주고 구수한 맛이 살아난다. 특히, 여기서는 전을 부칠 때 달걀을 사용하지 않고 치자로 색을 내 전을 부치는데. 옛날에는 달걀도 귀하니 치자를 많이 사용하게 됐다고. 방어동 사람들의 세월이 녹아든 방어밥상이 차려졌다.
■ ‘방어는 동해에서 나는데 큰 것은 6,7척에 달한다’ - 전어지
동해로 돌아온 겨울 대물 방어를 잡아라~!
이른 새벽부터 울진 앞바다에는 낚시꾼들이 겨울 방어를 잡기 위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한다. 낚싯배에 몸을 실으면, 선장 임창순씨가 배를 몰고 왕돌초로 향한다. 3개의 거대한 봉우리로 이루어진 왕돌초는 수중금강산으로도 불리는데, 여기가 바로 방어의 산란장이다. 왕돌초는 높고 낮은 수중암초가 많아 플랑크톤이 많이 생기고 먹이사슬처럼 멸치와 그 멸치를 잡아먹기 위해 방어가 많이 몰려온다고! 배가 멈추면, 낚시꾼들은 일제히 가짜미끼를 달아 방어를 잡을 준비를 한다. 겨울에는 1m가 넘는 대물 방어들이 많이 잡히는데, 크면 클수록 맛이 좋고 기름이 꽉 차 있단다. 특히 뱃살부위와 배꼽살이 별미 중의 별미! 점심시간이 다돼가자 임창순씨의 손이 분주하다. 배 위에서 방어를 제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어초밥과 방어매운탕을 준비할 참이다. 방어 뱃살과 배꼽살은 물론이요, 쫄깃한 식감을 자랑하는 목살인 가마살까지 큼직큼직하게 썰어 방어초밥을 준비하고~ 방어 뼈와 대가리 여기에 내장까지 넣고 푹 끓여낸 방어매운탕은 우럭매운탕과는 차원이 다른 맛과 향을 선사한다고 하니! 김에 싸먹는 방어초밥과 뜨끈한 방어매운탕 국물의 조합이 참으로 궁금하다.
■ 10년 동안 생사고락을 함께한 울진 해녀 4인방
겨울철이면 방어 말고 제철인 것이 또 하나 있으니 바로 앙장구라고 불리는 말똥성게이다. 오늘도 말똥성게를 채취하기 위해 울진군 평해읍 해녀 어머니들은 바다로 나간다. 10년 동안 바다에서 생사고락을 함께한 울진군 해녀 4인방이다~ 그 중에서 제주출신인 손춘권씨는 일찍 부모를 잃고
친언니 손에서 키워져 17살에 해녀를 시작했다. 해녀 일을 하다 보니 울진군까지 오게 됐는데 그때 남편을 처음 만나 펜팔로 사랑을 키웠다고! 가족의 반대도 무릅쓰고 물 한 그릇 떠 놓고 어렵게 결혼했지만, 남편은 어린 자식들과 춘권씨만 남겨둔 채 간암으로 일찍 세상을 떠나버렸다. 남편이 보고파 울고 고생스러워 울던 지난 세월을 어찌 다 말로 할까. 이런 고단한 나날을 버틸 수 있었던 건 시누이 김칠령씨와 친구들이 도와줬기에 가능했다는 손춘권씨! 오늘은 시누이 김칠령씨가 겨울철 해녀 4인방의 몸보신을 위해 솜씨를 발휘했다. 울진말로 방어짐풀다라는 특이한 음식과, 방어물회, 거기다 오늘 채취해 싱싱한 말똥성게로 비빔밥을 해볼 생각이다. 항상 거친 바다를 맨몸으로 상대하는 해녀일은 추운 겨울이면 체력소모가 더한데 ‘방어짐풀다’는 몸보신하는 데는 그만이라고! 함께 먹어 더 꿀맛인 해녀 4인방의 방어 밥상을 만나본다.
■ 아버지의 맛~ 방어육회, 방어다짐- 대를 이은 배목수 오재현씨
울산 방어동에 가면 할아버지, 아버지의 뒤를 이어 배를 만드는 오재현씨의 작은 조선소가 있다. 목선이 사라진 지금은 수리하고 청소하는 일이 대부분이지만, 한 때는 수 십 척의 목선을 만들었었다. 오재현씨는 중학교를 졸업한 후부터 배 목수였던 아버지 밑에서 형들과 함께 배 만드는 일을 배웠다. 18살에 첫 배를 완성 했을 때, 아버지는 ‘1인자’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배 만드는 일에 뛰어난 재주를 보이니 아버지의 사랑도 듬뿍 받았던 재현씨. 그래서 아버지는 11남매 중 재현씨에게 조선소를 물려주셨다. 목선이 사라지면서 형제들은 다 배 목수 일을 그만두었지만, 재현씨만은 아버지가 물려주신 조선소를 놓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겨울철 방어로 음식을 할 때면 더욱 아버지 생각이 절실한데... 아버지가 일본 사람들에게 배워와 해 주셨던 방어다짐과 방어육회는 아버지를 떠올리게 하는 음식이다. 방어다짐은 방어 대가리와 여러 특수부위 살들을 같이 다져 초고추장과 고추냉이를 섞으면 끝! 또, 재현씨가 별미로 꼽는 뱃살과 등심살 사이에 있는 사잇살은 배와 함께 썰어 넣고 육회로 먹으면 소고기육회가 부럽지 않단다. 따끈한 국물로 몸을 녹여줄 방어묵은지찌개와 함께 먹으면 그 맛이 특히 좋다. 친구들을 불러내 같이 먹으며 옛 시절을 그리워하다보니 문득 아버지에게 제대로 효도한번 못해드린 게 내심 맘에 걸리는 재현씨. 언젠가는 목선이 다시 빛을 발하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다린다.
#방어 #방어회 #방어구이 #꺼치간 #방어육회 #방어매운탕 #울산 #울진 #해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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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큐멘터리 - Document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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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다큐멘터리, doc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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