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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700M 산마루 위 호수도 산도 발 아래에 놓이는 고지대 길조차 없었던 곳에 터 잡은 엄마와 얼마 전 엄마를 따라 터 잡은 이모가 이웃으로 사는 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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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700M 화산 산마루 위에 엄마 집에서는 호수도 산도 발 아래에 놓입니다.
맞닿은 하늘은 우리집 마당

사방이 시원하게 뚤린 산봉우리에 엄마는 터를 잡았습니다.
작년부터는 이모네가 뒤따라와 이웃이 되었다죠.

처음엔 묵은 더덕밭과 우거진 숲풀이 뒤엉켜 길조차 없었다는 이 곳.
오랜만에 숨은 더덕캐기 제대로 주소를 찾은걸까요?
수십번 호미질한 끝에야 겨우 두어뿌리 건졌습니다.
한 여름 알리는 산딸기 덕에 잠시 쉬어갑니다.

산비탈 오르내리며 삼사십년 밭을 일구어온 이들조차 살아볼 엄두를 못내는곳이라죠.
산 좋고 물까지 좋은건 비밀. 한여름에도 오소소 소름이 돋는 계곡은 온통 다슬기밭입니다.

숲에서 같이 놀던 바람도 산비탈을 올라 땀을 식히는 오후
삼복 더위 복달임 준비하시는건가요?
아궁이 불에 오히려 아랫목이 후끈후끈
지대가 워낙 높아 복더위도 발을 못붙이는 집은 여름밤을 지내려면 지금부터 불을 지펴야 한다고 하네요.
다들 내려가라 말렸지만 뚝심있게 밀어붙여 기어이 자리잡은 집
더덕 삼계탕도 풍경이 도와주니 더욱 맛깔납니다.

이제 툇마루에 누워 낮잠이라도 자면 산과 하늘과 태양을 한꺼번에 받아들여 꿈속도 달달할 것 같습니다.
꽃물도 그곳에서는 태양빛이 가까워 더욱 아름답고 진하게 물든다고 하죠.
병아리같은 손녀처럼 연노랑 예쁘게 물든 천이 햇살에 따끈하게 구워집니다.
쩔쩔 끓는 온돌방에서 먹는 얼음수박은 또 어찌나 단지요.
시시각각 변하는 절경에 잠 못드는 밤

깊은 숨을 내뿜으며 산이 먼저 꺠어납니다.
며칠이 지났을까요? 외갓집에 놀러오면 하루가 쏜살같습니다.
울퉁불퉁 고사길 시동이 살짝쿵 꺼져도 등줄기 오싹하지 않으니 어찌 유쾌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살구새참 준비완료
마을 어른들과 함께 총출동
조심조심 깊은 산속으로 들어섭니다.
여린 생명들을 품은 울창한 숲은 아직도 나물이 지천이라고 하죠.
바지런히 딴 나물들 너도 나도 모아 햇볕에 말리는데에는 엄마네 집만한 명당도 없죠. 나물 너는 동안 구지뽕 나무에 조청까지 또 일을 벌입니다.
오늘도 시끌벅적
화산마을에 오고부터 왜인지 날마다 즐겁고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죠.
사람들도 풍경이 되는 곳
어디에 있던지 한 폭의 그림이 됩니다.
더 바랄 게 뭐 있을까요?
눈에 더 담을 수 없을만큼 하늘을 품은 구름 위의 집에 사는데 말이죠." #한국기행 #휴먼 #다큐 #첩첩산중 #산골 #귀촌 #귀농 #화산 #은퇴 #노후 #고지대 #화산 #산골살이 #엄마 #이모 #가족 #외가
Category
다큐멘터리 - Documentary
Tags
EBS, EBS documentary, EBS 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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