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인의 리딩쇼 - 지구를 읽다 (토요일 저녁 10시 25분 KBS1)
“우아하고 쓸쓸한 도시의 정원” (2022년 9월 24일 방송)
■ ‘모조된 자유’ 안의 동물
수컷의 표범은 약 시속 60Km를 달리며 사냥한다.
그러나 동물원에서 태어난 표범 ‘직지’는 사냥하는 대신 먹이를 기다린다. 정해진 시간에 먹이를 먹고, 사육사를 기다리는 것이 직지의 일상이다. 그렇다면 동물원에서 태어나 사람의 손에 자란 표범 ‘직지’는 야생동물일까? 어렸을 때부터 동물을 좋아해 사육사가 꿈이었다는 권혁범 씨. 울타리 안에서 온종일 자신을 기다리는 ‘직지’를 볼 때마다 복잡한 마음이 든다. 그러나 그는 동물원의 존폐를 논하기 전, 이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힘쓰는 게 먼저라 말한다. 철창 안의 동물은 동물원에만 존재하는 건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육되고 있는 곰은 약 330마리. 40여 년 전, 정부의 장려로 웅담과 쓸개 채취를 목적으로 수입한 곰들이 이제는 열악한 환경 속에 방치되어 있다. 생태계 교란과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살아 선 철창 밖을 나갈 수 없는 신세’가 된 것이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야생에서의 삶을 박탈당한 사육곰들을 구조해 보호하는 도지예, 이순영, 김민재 활동가. “가둬둘 수밖에 없다면, 시멘트 바닥이 전부였던 곰들이 더 많은 것을 누리고 선택할 수 있는 삶을 주고 싶다.”는 이들을 만나본다.
■ 편리한 도시 그리고 위태로운 지구
숲의 속도로 살아가는 야생의 동물에게 빠르게 변하는 도시의 삶은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
총 113,405Km의 도로, 고층빌딩, 투명한 유리 벽, 콘크리트 농수로 등 무분별한 개발은 인간을 편리하게 만들지만, 인간과 함께 살아가야 할 야생의 동물에게는 위험천만한 공간일 수밖에 없다. 우리가 더 빠른 길, 편리한 도시를 만들 때 숲은 사라지고 야생의 동물은 벼랑 끝에 서게 됐다. 멸종위기 동물을 연구하는 국립생태원 우동걸 박사는 지구는 이미 기울어져 있다고 말한다. 기울어진 지구에서 생물 다양성이 줄어들면 우리는 어떻게 될까?
지난 3월 발생한 경북 울진의 산불로 서울 면적의 약 35%에 달하는 숲이 사라졌다. 불이 난 지역은 다양한 야생동물들의 생의 터전이자 멸종 위기 동물 산양의 한반도 최남단 서식지였다. 이들의 서식지가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려면 최소 30년에서 백여 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그곳에 살았던 동물은 또 어디로 가야 할까? 지구라는 별에 우리는 모두 똑같은 세입자이기에 그들과 함께 살아가야 할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우동걸 박사 그리고 동물원에서 동물원 밖의 멸종 위기 동물을 복원하는 수의사 김정호 씨, 조난한 야생동물을 구조하고 치료해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등 벼랑 끝에 몰린 야생동물들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다양한 리더(Reader)들을 만난다.
■ 고래의 바다에서 자유를 찾다
2013년 7월 18일, 제주 앞바다에서 불법으로 포획되어 국내 수족관에서 생활하던 남방큰돌고래 ‘제돌이’가 고향인 제주 바다로 돌아갔다. 이후 약 9년이 지난 2022년 8월 4일, 마지막으로 수족관에 남아있던 남방큰돌고래 ‘비봉이’가 고향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제돌이’에 이어 ‘비봉이’의 방류를 책임지고 있는 김병엽 교수는 ‘수족관에 살던 고래가 다시 바다로 돌아와 살아가는 이 모습 자체가 경이롭다.’고 말한다.
제주도 비양도의 비양봉 앞 바다에서 포획되어 수족관에 온 남방큰돌고래, ‘비봉이’
약 17년이라는 긴 세월 수족관에 살았던 ‘비봉이’ 는 함께 있던 고래들이 하나둘 수족관을 떠나자 우울증을 앓았다고 한다. 외로웠던 비봉이는 그림자에 비친 자기 모습을 벗 삼아 유영하며 긴 시간을 견뎠다. 수족관의 물, 냉동 생선과 사람에 익숙해진 비봉이는 이제 바다로 돌아간다. 어렴풋하게 떠오르는 야생의 기억을 되살려, 다시 자유의 바다로 돌아가는 비봉이에게 우리는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동물원 #자유 #인간
“우아하고 쓸쓸한 도시의 정원” (2022년 9월 24일 방송)
■ ‘모조된 자유’ 안의 동물
수컷의 표범은 약 시속 60Km를 달리며 사냥한다.
그러나 동물원에서 태어난 표범 ‘직지’는 사냥하는 대신 먹이를 기다린다. 정해진 시간에 먹이를 먹고, 사육사를 기다리는 것이 직지의 일상이다. 그렇다면 동물원에서 태어나 사람의 손에 자란 표범 ‘직지’는 야생동물일까? 어렸을 때부터 동물을 좋아해 사육사가 꿈이었다는 권혁범 씨. 울타리 안에서 온종일 자신을 기다리는 ‘직지’를 볼 때마다 복잡한 마음이 든다. 그러나 그는 동물원의 존폐를 논하기 전, 이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힘쓰는 게 먼저라 말한다. 철창 안의 동물은 동물원에만 존재하는 건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육되고 있는 곰은 약 330마리. 40여 년 전, 정부의 장려로 웅담과 쓸개 채취를 목적으로 수입한 곰들이 이제는 열악한 환경 속에 방치되어 있다. 생태계 교란과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살아 선 철창 밖을 나갈 수 없는 신세’가 된 것이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야생에서의 삶을 박탈당한 사육곰들을 구조해 보호하는 도지예, 이순영, 김민재 활동가. “가둬둘 수밖에 없다면, 시멘트 바닥이 전부였던 곰들이 더 많은 것을 누리고 선택할 수 있는 삶을 주고 싶다.”는 이들을 만나본다.
■ 편리한 도시 그리고 위태로운 지구
숲의 속도로 살아가는 야생의 동물에게 빠르게 변하는 도시의 삶은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
총 113,405Km의 도로, 고층빌딩, 투명한 유리 벽, 콘크리트 농수로 등 무분별한 개발은 인간을 편리하게 만들지만, 인간과 함께 살아가야 할 야생의 동물에게는 위험천만한 공간일 수밖에 없다. 우리가 더 빠른 길, 편리한 도시를 만들 때 숲은 사라지고 야생의 동물은 벼랑 끝에 서게 됐다. 멸종위기 동물을 연구하는 국립생태원 우동걸 박사는 지구는 이미 기울어져 있다고 말한다. 기울어진 지구에서 생물 다양성이 줄어들면 우리는 어떻게 될까?
지난 3월 발생한 경북 울진의 산불로 서울 면적의 약 35%에 달하는 숲이 사라졌다. 불이 난 지역은 다양한 야생동물들의 생의 터전이자 멸종 위기 동물 산양의 한반도 최남단 서식지였다. 이들의 서식지가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려면 최소 30년에서 백여 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그곳에 살았던 동물은 또 어디로 가야 할까? 지구라는 별에 우리는 모두 똑같은 세입자이기에 그들과 함께 살아가야 할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우동걸 박사 그리고 동물원에서 동물원 밖의 멸종 위기 동물을 복원하는 수의사 김정호 씨, 조난한 야생동물을 구조하고 치료해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등 벼랑 끝에 몰린 야생동물들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다양한 리더(Reader)들을 만난다.
■ 고래의 바다에서 자유를 찾다
2013년 7월 18일, 제주 앞바다에서 불법으로 포획되어 국내 수족관에서 생활하던 남방큰돌고래 ‘제돌이’가 고향인 제주 바다로 돌아갔다. 이후 약 9년이 지난 2022년 8월 4일, 마지막으로 수족관에 남아있던 남방큰돌고래 ‘비봉이’가 고향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제돌이’에 이어 ‘비봉이’의 방류를 책임지고 있는 김병엽 교수는 ‘수족관에 살던 고래가 다시 바다로 돌아와 살아가는 이 모습 자체가 경이롭다.’고 말한다.
제주도 비양도의 비양봉 앞 바다에서 포획되어 수족관에 온 남방큰돌고래, ‘비봉이’
약 17년이라는 긴 세월 수족관에 살았던 ‘비봉이’ 는 함께 있던 고래들이 하나둘 수족관을 떠나자 우울증을 앓았다고 한다. 외로웠던 비봉이는 그림자에 비친 자기 모습을 벗 삼아 유영하며 긴 시간을 견뎠다. 수족관의 물, 냉동 생선과 사람에 익숙해진 비봉이는 이제 바다로 돌아간다. 어렴풋하게 떠오르는 야생의 기억을 되살려, 다시 자유의 바다로 돌아가는 비봉이에게 우리는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동물원 #자유 #인간
- Category
- 다큐멘터리 - Documentary
- Tags
- KBS, 다큐멘터리, doc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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