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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ll] 건축탐구- 집 - 예술가는 어떤 집에 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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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 넘치는 디자이너의 집

‘북 프로듀서’ 이나미 씨는 ‘디자이너들의 디자이너’라고 불린다. 북 프로듀서로서의 작업물과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서울디자인위크' 등에서 기획과 감독으로 보여준 역량 때문이라는데. 이나미 씨의 ‘집’은 2013년 파주출판도시 2단지 조성계획이 발표되면서 시작되었다. 망설이다 제출한 제안서가 최종심사를 통과한 것이다.

이나미 씨는 처음엔 의뢰만 하면 건축가가 알아서 멋진 집을 설계해주는 줄 알았다는데. 건축가가 꼭 맞는 집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건축주가 어떤 집을 원하는지 명확해야 한다는 것을 일이 진행된 후에 알게 되었다. 그제서야 ‘어떤 집을 지어야 하는가’ 고민했지만,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답이 먼저 나와야 했다. 이나미 씨는 그때부터 차근차근 삶을 복기해나갔다고.

처음에는 디자인 스튜디오로 시작했지만, 2019년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거주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일할 때 집중할 수 있도록 곳곳에 만들어둔 주거 공간들이 제 몫을 하기 시작한 것. ‘미음’자 모양의 집은 중정으로 엇갈리게 출입구를 내 독립적인 공간을 만들었다.

화장실에서도 디자이너의 남다른 감각이 엿보인다. 화장실 문 위에는 미국 디자인스쿨에서 교수로 있는 동생의 ‘남녀 속옷’ 그림이 붙어 있다. 뿐만 아니라 잠금장치는 미닫이문의 파인 홈에 나뭇가지를 꽂아 문이 열리지 않게 하는 방식이다. 이는 디자인 스튜디오 시절, 디자이너들이 모여 회의를 하다 한 직원이 낸 멋진 아이디어라고.

이나미 씨의 디자인은 비단 작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들과의 ‘관계 디자인’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 중 대표적인 경우가 ‘노아 씨’! 이나미 씨는 노아 씨와의 관계를 딸의 딸이라고 말한다. 이나미 씨는 손녀와 할머니라는 호칭이 독창성과 개성을 억압할 수 있다 생각했다고. 그렇기 때문에 부러 노아 씨가 태어난 순간부터 ‘노아 씨’, ‘나미 씨’ 라고 불렀다고 한다. 지금 나미 씨와 노아 씨는 세상 둘도 없는 ‘베프’다.

책 디자인을 넘어 삶을 디자인하는 이나미 씨.
디자이너의 상상력이 만발한 집에 초대한다.

뜨겁게 빛나는 유리공예가의 집

유리 예술가 안나리사 씨와 홍성환 씨는 핀란드 유학 시절 사랑에 빠져 2005년 결혼했다. 첫딸을 낳을 때까지는 핀란드에서 머물렀지만, 안나리사 씨는 남편의 나라에서 잠깐이라도 살아보고 싶어 한국으로 왔다는데. 길어야 3년 정도일 줄 알았던 한국 생활은 서울에서 남양주로 작업실을 옮겨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2007년 즈음, 부부는 살림집과 작업실을 겸할 집을 짓기로 했다. 그런데 목적지인 양평으로 향하다 길을 잘못 든 탓에 남양주까지 와버렸다는데. ‘여기까지 온 김에 한군데만 더 보자.’ 하면서 부동산에 들어갔더니 지금의 집터를 보여줬다고. 기초 설계는 전문가에게 맡겼지만 대부분의 공사는 홍성환 씨가 직접 했다고 한다.

남편 홍성환 씨의 남다른 감각은 집안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밋밋한 바닥이 싫어 남겨뒀던 바닥의 벽돌 틈에 손님들의 구두 굽이 자꾸 빠지자 틈을 메워야만 했다. 단순히 레진만 부어 틈을 메울 수도 있었지만, 홍성환 씨는 다른 방법을 생각했다. 아이들이 마당에서 주워온 조약돌과 작업 후 나온 폐유리, 아이들과 반려견 마루의 사진을 넣어 함께 메운 것이다. 부엌도 마찬가지였다. 마음에 드는 싱크볼을 찾지 못하자 마트에서 파는 양푼을 싱크볼로 설치해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싱크볼을 만들었다.

이 집의 하이라이트는 응접실을 지나 가장 큰 공간을 차지하는 용해로와 작업실이다. 처음 집을 지을 때부터 용해로가 들어갈 공간을 계산하고, 용해로를 중심으로 다른 부분은 조금씩 확장했다고. 안나리사 씨는 용해로가 이 집의 ‘심장’이라고 한다.

유리처럼 반짝이는 감각으로 집을 가꾸는 유리예술가 부부.
부부의 환상적 호흡으로 완성된 집을 만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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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egory
다큐멘터리 - Documentary
Tags
EBS, EBS documentary, EBS 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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