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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ll] 건축탐구- 집 - 취미가 집이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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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꽃과 나무로 가득 채운 집

경기 양평, 집짓기 힘든 경사지에 우뚝 선 세 채의 집. 탄화목과 흰색 스타코에 적벽돌까지 서로 다른 외장재로 마감해 통일감이라곤 없어 보이는데, 사실 이 모든 게 정원을 위한 설계였단다.

실내 인테리어 디자이너였던 남편. 어느 날 꽃과 나무에 마음을 빼앗겨 조경 작업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본래 가진 남다른 감각으로 정원 박람회에서 수상까지 했다는 건축주. 아예 가든 디자이너로 직업까지 바꿨을 정도로 정원에 진심이었다. 그렇게 오랜 세월 수많은 정원을 가꾸며 사람들의 로망을 이뤄줬던 그. 하지만 정작 자신이 원하는 정원을 만든 적은 없었다고.

이제는 나만의 가든을 만들기 위해 고향에 내려왔다는 건축주는 오로지 정원을 위한 집을 짓기 위해 덜컥 경사지를 샀다. 주변의 만류에도 고집을 꺾지 않았던 건, 지형을 이용한 정원을 만들어 내겠단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남편이 만든 정원은 무려 20개! 구역별로 테마가 다르다. 물을 싫어하고 해를 좋아하는 식물은 양지바른 곳에 드라이 정원을 구성하고, 집에 가려 그늘이 지는 곳엔 음지 정원을 만들었다. 향기 나는 식물만 모아 심은 향기 정원도 있을 정도. 건축주가 심한 경사지를 택한 건, 사실 식물마다 사는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각 식물의 특징을 테마 삼아 정원을 만들다 보니 스무 개나 만들어진 것. 꽃과 나무가 사는 규칙에 맞춰 산다는 건축주는 이 집을 지은 뒤 부지런해졌단다.

이곳에선 집도 정원의 오브제. 처음엔 기역형의 큰 집으로 설계했으나, 집과 공용 공간이 섞이는 게 싫었던 아내의 반대로 역할에 따라 세 동으로 나뉘었다. 가든 디자이너로 일하는 남편의 사무실, 정원을 보러온 손님들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공용 공간, 그리고 아내와 아이들이 놀러 와서 머무는 주말주택까지 총 세 채! 각 집의 외장재를 다른 소재로 마감한 것도 정원을 더 다채롭게 디자인하기 위해서다.

사실 통일감 없어 보이는 이 집들에도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는데, 그건 바로 홈통이 없다는 것. 집의 내구성을 지키는 것보다 자연 낙수를 식물들이 받는 게 더 중요해 빗물받이를 달지 않았단다.

정원으로 난 창 하나만으로도 공간을 가득 채운다는 오늘의 집. 정원이 취미이자 직업이 된 남편 덕에 주말마다 오색의 정원 속에서 살게 됐다는 아내.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누리기 위해 꽃과 나무로 가득 채운 정원 집을 탐구한다.

야구 찐팬이 지은 야구장 집

경기 화성, 야구에 진심인 사람들이 모여 지었다. 남편은 롯데 팬! 아내는 두산 팬! 야구 시즌이 시작되는 봄이면 각자의 팀을 응원하는 목소리로 들썩이는 집. 야구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집을 작은 야구장으로 만들었다는데, 이 집을 설계한 건축가 역시 사회인 야구팀 감독을 할 정도로 팬이란다.

이왕 짓는 거 특이하게 짓자 마음먹었다는 부부. 그런데 구장을 꿈꾸며 무심코 그려본 집 도면이 건축가의 1차 설계도와 놀랍도록 비슷했다고. 건축가와 건축주로 만난 사람들끼리 집이 아닌 야구 얘기로 1시간을 떠들고 보니, 야구와 집짓기가 운명 같았단다.

두 사람이 집을 야구장으로 만들기 위해 가장 공들인 건, 바로 마당! 그라운드 모양에 천연 잔디까지 하려니 예산이 부족해 집 면적까지 줄여가며 만들었다. 마당의 곡면에 맞춰 데크를 깔아 관중석을 만들고, 게스트룸 대신 더그아웃이라 불리는 반 야외공간까지 넣었다. 아이 방은 야구장의 VIP 라운지 같은 느낌이 들도록 돌출된 모양! 공간이 더욱 강조될 수 있도록 이곳만 다른 외장재로 마감했다.

겉으로 보기엔 부부의 야구장이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아이들의 놀이터가 된다. VIP 라운지가 위치한 2층은 모든 방이 연결되어 있어 정해진 동선이 없다. 덕분에 아이들에겐 마음껏 술래잡기할 수 있는 공간. 거실엔 춤추는 걸 좋아하는 아이들을 위한 작은 무대도 마련하고, 다락은 첫째 공부방이 됐다. 안방은 북향에 제일 구석으로 밀려났지만, 부부는 아이들이 예체능 분야에서 풍부한 사람이 되길 바랐다.

이 집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바로 욕실! 집에서 제일 좋은 자리를 차지했다는데, 널찍하니 안방보다도 크다. 붉은 타일로 강조된 넓은 욕조는 바로 아빠의 로망. 남편 준우 씨에겐 어린 시절 가족들과 함께 동네 목욕탕에 갔던 날이 가장 따뜻했던 기억으로 남았다. 아이들에게도 좋은 추억을 선물해 주고 싶어 볕 좋은 남향 자리를 욕조에 내줬다는 남편. 덕분에 이 집의 욕실은 제일 환하고 즐거운 공간이 됐다.

홈에 돌아오면 득점하고 이기는 스포츠인 야구. 남편에겐 이 야구장 집이 돌아오기만 해도 응원 받는 공간이 되길 꿈꾼단다. 집에 사는 지금, 이 순간이 늘 행복해지길 바란다는 부부. 두 사람의 꿈의 구장을 탐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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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egory
다큐멘터리 - Documentary
Tags
EBS, EBS documentary, EBS 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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