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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듯 없는 듯, 존재감이 미약하여 여태 드러나지 않았던 조수웅덩이의 화려하고 신비한 세계! (KBS 20131220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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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파노라마 '대양을 담은 바다, 조수웅덩이'

아이들도 만만해서 놀기 좋은 곳. 바닷가의 작은 우물, 조수웅덩이. 그 작은 웅덩이에 큰 바다가 담겨있다!
있는 듯 없는 듯, 얼핏 보면 보잘 것 없는 그곳.
존재감이 미약하여 여태 드러나지 않았던 조수웅덩이의 화려하고 신비로운, 작지만 큰 세계.

■ 생명의 순환이 이뤄지는 곳 조수웅덩이
조수웅덩이에는 밤이 없다. 한 밤중에도 조명을 비추면 플랑크톤이 달려들고, 플랑크톤을 잡아먹기 위해 새우들이 나타난다. 이 새우를 먹기 위해 물고기 떼도 몰려들기 시작하고 그 물고기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잡아먹힌다. 조수웅덩이에서 시작된 먹이사슬의 고리는 점점 바다로 연결돼 나간다. 조수웅덩이는 바다의 생명을 키워나가는 텃밭이다. 제주도 같은 바위 조간대의 조수웅덩이는 지구상에서 종 다양성의 밀집도가 가장 높은 공간이다. 큰 물고기로부터 피신한 치어와 작은 물고기들의 피난처일 뿐만 아니라 바다에 사는 식물군의 대부분을 발견할 수 있다.

■ 베도라치의 부정(父情)
조수웅덩이의 작은 굴속에서 저울베도라치 한 쌍이 한창 산란중이다. 어디선가 나타난 암컷 한 마리가 적극적으로 구애를 하지만 수컷 저울베도라치는 그 유혹을 단호하게 뿌리친다. 굴속에 이미 알을 낳기 시작한 암컷이 있기 때문이다. 굴 밖 다른 암컷의 구애는 끈질기게 이어지지만 수컷은 눈 하나 깜짝 않는다. 그러나 수컷은 암컷이 산란을 마치자 가차 없이 내쫓아버린다. 알을 낳은 이후부터는 어미라 할지라도 위험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컷은 알을 보호하기 위해 잠시도 자리를 뜨지 않는다. 혼자 남은 수컷은 쉴 새 없이 지느러미를 움직여 알들에게 신선한 산소를 공급하며 지극정성을 쏟는다.

■ 화려하고 아름다운 바다의 수족관
조수웅덩이에 화려한 꽃이 피었다. 꽃의 정체는 다름 아닌 거북손. 딱딱하게 굳어서 죽어있는 것 같던 거북손은 밀물이 들어오자 화려한 촉수를 내뻗으며 꽃이 된다. 꽃갯지렁도 이에 질세라 아름다운 촉수를 뽑아내며 꽃으로 변신한다. 파란갯민숭달팽이도 화려함으로 따지자면 그에 못지않다. 작은 웅덩이 안에 아름다운 빛깔과 독특한 모습을 한 다양한 생물들이 가득하다. 청정한 바다환경과 복잡한 모양의 다공질 현무암으로 이루어진 제주 바위 조간대의 환경은 해양생물의 서식에 좋은 조건이다. 눈높이를 낮춰 조수웅덩이 속으로 들어가면 마치 잘 꾸며 놓은 수족관 같은 아름다운 광경이 펼쳐진다.

■ 조수웅덩이가 살아야 바다가 산다
조수웅덩이는 육지와 바다의 중간지점이다. 육지와 바다 양쪽 모두로부터 영양성분이 유입된다. 좁은 공간에 여러 종이 살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끝이 안보일 정도로 넓은 바다도 그 시작은 언제나 연안이다. 물론 바다 한가운데서도 생산 활동은 일어나지만 연안으로부터 영양분과 무기질을 끊임없이 공급받아야만 바다가 산다.
그런데 최근 제주의 조수웅덩이가 위협받고 있다. 조수웅덩이의 위기는 바다의 위기다. 제주 바다 종 다양성의 매력에 빠져 캐나다에서 온 론 노즈워시는 지난 10년 사이 제주의 생태가 급격하게 변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제주 조수웅덩이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조수웅덩이 #작은우물 #수족관
Category
다큐멘터리 - Documentary
Tags
KBS, 다큐멘터리, doc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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