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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명작다큐] 63년의 그리움, 내 딸 미요코 - 전쟁으로 잃어버린 딸을 찾아 나선 재일학도의용군 출신 할아버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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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파노라마
“63년의 그리움, 내 딸 미요코” (2013.7.25 방송)

재일학도의용군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한 김운태씨.
전쟁이 끝나고도 끝내 일본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일본에 두고 온 세 살배기 딸 미요코를 그리워했다. 지난 2013년 4월, 63년 만에 겨우 다시 일본을 찾았지만 미요코의 행방을 알 수는 없었다. 김운태씨의 소원은 ‘아빠’라고 부르는 미요코의 목소리를 한번만이라도 다시 듣는 것인데...

■ 낯선 고향의 전쟁터를 선택하다
1950년 9월, 642명의 재일 동포 청년들이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기억에도 없는 낯선 고향을 지키려고 그들은 일본에서의 안정적인 삶을 포기해야 했다. 하지만 조국의 위기 앞에 두려울 것이 없었고, 일본의 미군 기지에서 3일간의 훈련을 받고 현해탄을 건넜다. 청춘을 바쳐 나라를 지킨 이들은 재일학도의용군이다. 그들의 선택에는 혹독한 대가가 따랐다. 일본으로 돌아간 사람보다 돌아가지 못한 사람이 더 많았다. 135명이 전쟁터에서 목숨을 잃었고, 242명은 일본의 가족에게 돌아가지 못했다.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의 발효로 주권을 회복한 일본이 허가 없이 떠난 청년들의 재입국을 거부한 것이다. 결국, 재일 동포 청년들은 연고도 없이 말도 통하지 않는 한국에 홀로 남겨졌다.

■ 나라를 지키고 가족을 잃다
16살에 진학을 위해 일본으로 간 김운태씨는 해방 후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니가타에 정착했다. 전쟁 소식을 듣고 참전을 결심했을 때 그에게는 일본인 아내와 어린 딸이 있었다. 자신의 목숨과 가족보다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것이다. 1950년 9월 그는 인천상륙작전에 참여했고, 12월에는 미군들과 함께 일본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1951년 3월, 그는 한 번 더 지원해 한국의 전쟁터로 향했다. 그때 일본을 나온 것이 가족과의 마지막이었다. 겨우 세 살배기였던 미요코도, 둘째의 산달을 기다리던 만삭의 아내도 더는 볼 수 없었다. 다시 돌아갈 수 있을 거란 믿음으로 3년을 기다렸지만 끝내 돌아가지 못했다. 아내는 출산했는지, 둘째는 아들인지 딸인지, 미요코는 잘 지내는지도 그는 알지 못했다. 일본으로 보낸 수십 통의 편지도 전해지지 않았다. 그렇게 63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의 기억 속 미요코는 여전히 세 살이었고, 출정할 때 가지고 온 흑백사진만으로 63년의 그리움을 달래야 했다.

■ 가족을 찾아 63년 만에 니가타로
2013년 4월, 김운태씨는 민단의 일본 초청을 계기로 미요코를 찾아 나섰다. 생활고와 재혼해서 꾸린 가정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그동안은 차마 미요코를 찾을 수 없었다. 결국 63년 만에 딸 미요코를 찾아 니가타로 가는 길, 미요코를 찾게 된다는 기대감에 김운태씨의 가슴이 떨렸다. 하지만 다시 찾은 니가타는 더 이상 그의 기억 속의 니가타가 아니었다. 미요코의 생년월일을 단서로 정보 조회를 신청했지만, 정보조회를 신청할 자격이 없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63년 전 일본을 떠난 그의 기록이 남아있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 기대는 절망이 됐고 그에게 다른 방법은 없었다. 그는 한참 동안 옛날 집 앞을 서성이다 발걸음을 돌렸다.

■ 김운태씨와 미요코는 다시 만날 수 있을까?
2013년 6월 16일, 일본 전역에 김운태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2013년 6월 6일 [KBS 파노라마] "아버지의 나라 - 재일동포 청년들의 선택"을 통해 김운태씨의 이야기가 방송된 후, 일본 아사히신문에서 김운태씨를 취재한 것이다. 아사히신문의 보도는 미요코를 찾을 마지막 희망이었다. 그러나 보도 후 한 달이 되도록 미요코에 대한 제보는 없었다. 그러던 중, 일본 아사히신문사에 자신이 미요코라며 한 여성이 찾아왔다. 그녀는 김운태씨가 63년 동안 그리워했던 미요코일까? 김운태씨의 가족 찾기에 [KBS 파노라마]가 동행했다.

이제는 ‘아빠’라고 부르는 미요코의 목소리라도 다시 듣는 것이 소원이라는 김운태씨. 그가 다시 미요코를 만날 수 있을까? 63년을 그리워한 그리움, 평생을 그리워했지만 만나지 못했던 김운태씨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Category
다큐멘터리 - Document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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