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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에서 가장 고독한 한국 노인! 남자 고독사 비율 여성보다 월등히 높은 이유는 '이것' (KBS 20170406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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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이 모르는 고독한 죽음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8월, 대전의 한 가정집에서 80대 노인이 숨진 채 발견됐다. 아내가 세상을 떠난 뒤 혼자 살던 박씨노인이었다. 이웃들이 지켜 본 박씨 노인의 모습은 쓰레기를 버리러 나오거나 외출할 때 뿐. 다리가 아픈지 신발을 끌고 다니는 노인 정도로 기억하는 것이 전부였다. 10년 가까이 이곳에 살았지만 이웃과 교류는 없었다. 그나마 인근에 살던 아들이 수시로 드나들며 안부를 챙긴 덕분에 박노인의 주검은 일찍 발견될 수 있었다.
같은 마을에서 숨진채 발견된 최씨노인은 1주나 지나서야 이웃에게 발견됐다. 여러세대가 사는 다가구 주택이었지만 혼자 사는 독거노인은 여기서도 고립된 섬이었다. 8월에만 대전시 동구에서 3명의 노인이 숨진 채 발견됐다. 모두 외롭게 혼자 살던 독거노인이었다. 이곳에 거주하는 독거노인은 세 노인의 주검이 남의 일 같지않다. ‘밤이 무섭다’고 증언한다.

■ 이 땅에서 늙어 간다는 것
대한민국에서 노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일까? 얼마나 많은 노인들이 홀로 살아가고 있는 걸까?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지난 2천년 전체인구의 7.2%를 돌파해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으며, 2017년 올해 하반기엔 인구의 14%를 넘어서는 고령사회로 접어들고, 앞으로 10년 후엔 인구의 21%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로 접어들 예정이다. 혼자 사는 독거노인 또한 고령화 속도만큼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2000년 54만명에서 2016년 144만명으로 늘어났다.
노화는 누구에게나 평등하다. 그러나 노화의 흔적은 환영받지 못한다. 고령자를 꺼리는 사회적 분이기 때문에 최홍선(71)씨는 성형수술을 받았다. 나이 많다는 이유로 관리소장직에서 쫓겨난 후 일자리를 얻기위한 절박한 심정으로 성형을 선택한 것.
평균수명 80세 시대. 은퇴 후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 불안한 삶을 살아야 하는 노인들. 이들은 눈앞에 닥친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이며 또 어떻게 살아갈까?

■ 가장 견디 힘든 건 ‘고독’
결국 늙는다는 것은 신체적인 노화로 끝나지 않는다. 늙으면 쓸모없는 존재가 된다는 사회적 편견이 더해져 이 땅에서의 노년은 두려운 그 무엇이 되어버렸다. 그 중에서 노인들이 가장 견디기 힘든 건 홀로 외롭게 늙어가야 하는 것!
퇴직금과 국민연금까지 자식 사업밑천으로 모두 쏟아부은 80세의 고대진씨. 폐지를 주워 생계를 이어간다. 새벽부터 온종일 허리가 휘도록 일한 댓가는 8천원 남짓. 고된 일과를 마치고 귀가해도 기다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법원 기능직 공무원으로 은퇴한 이장헌씨는 올해 나이 89세다. 아내가 세상을 떠난 뒤로 10년 째 혼자산다. 정기적으로 찾아오는 자식도 있고,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힘겹기는 마찬가지. 외로워 아내 얘기만 나와도 눈물부터 흘린다.
그나마 건강이 허락지 않으면 홀로 고립된 삶을 살아야 한다. 76세의 장정숙씨는 1년 째 집밖으로 나가지 못했다. 취재진에게 나갈 수 있다면 시장에 한 번 가 보고 싶다던 장정숙씨는 목욕탕에서 쓰러진 채 3일 만에 발견됐다. 엠블란스를 타고 병원으로 실려간 것이 1년 만의 외출이었던 것.

■ 사람이 그립다
강원도 인제군 산골마을. 마을 주민 대부분이 혼자 사는 노인들이다. 평균 연령 72세. 아흔 살의 할아버지는 아내와 사별한 뒤 도시의 아들 집에 살다가 갑갑해 돌아왔다. 허리 굽은 장씨 할머니도 혼자 산지 25년 째. 일주일에 세 번 찾아오는 만물트럭 송씨 부부가 할머니의 손발이 되어준다. 그러다보니 몇 시간씩 만물트럭을 기다리기도 한다.
도시의 노인들이 콜라텍에 가는 것도 같은 이유다. 현재 제기동과 청량리 일대에는 연령대별로 즐길 수 있는 콜라텍이 6군데 정도 있다. 서울에 있는 콜라텍은 400여곳. 그 중 100곳 정도가 노인전용 콜라텍이다. 노인들이 콜라텍에 드나든다고 이상한 눈으로 보는 이들도 있지만 콜라텍을 찾아 외로움을 해소하는 노인들이 그만큼 많다는 것. 사람이 그리워 콜라텍에서, 만물트럭에서...각자의 방식으로 외로움을 해소하고 노인들은 집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돌아간 집에는 외로움만 가득하다.

■ OECD 국가 중 가장 고독한 한국노인
‘곤경에 처했을 때 기댈 가족이나 친구가 있나?
실제로 우리나라 노인들은 OECD국가 중 가장 고독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5월 OECD가 발표한 ‘2016년 더 나은 삶 지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사회적 관계 부문에서 10점 만점 중 0.2점을 받아 OECD회원국 중 꼴찌를 기록했다. 15세~29세의 긍정적인 답변율은 93.26%로 전체 평균보다 높았지만, 50세 이상 중고령층은 60.91%로 조사 대상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우리나라 노인자살율은 세계 1위. 서울시 자살예방센터에 걸려오는 노인들의 전화는 외로워 죽고 싶다는 하소연이 대부분이다. 생활고와 질병에 이어 ‘고독’이 노년의 삶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노인은 암으로 죽는 게 아니라 고독해 죽는다는 말까지 생겨났을 정도로 심각하다.

■ 대안을 찾아서..., 의령 중촌마을 6할매들의 주거공동체
결국 이 나라에서 노후의 삶이란 요양시설이냐, 독거냐의 선택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렇다면 외롭지 않게 노후를 보낼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인가?
의령군 중촌마을에 특별한 집이 있다. 날이면 날마다 잔치집처럼 북적거리고, 음식냄새 진동하는 이 집에는 6명의 할매들이 함께 산다. 올해 나이 87세의 왕언니 김봉선할매부터, 베짱이 둘째 언니 한영순(86), 수줍음이 많지만 할말은 다하는 셋째 언니 허월분(80) 할매 등 각자 자기 소유의 집도 있고, 부양능력이 있는 자식도 있지만, 모두 혼자 살던 독거노인이었다. 꽃다운 나이에 한 동네로 시집 와 수십년 동안 이웃으로 살아온 중촌마을 할매들이 남편이 세상을 뜬 뒤로 김봉선 할머니 집에 모여살게 된 것. 우리나라에서 시작된 노인주거공동체의 씨앗이 뿌려진 셈이다. 과연 중촌마을 6총사 할매들의 주거공동체는 노년의 삶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 이 영상은 2017년 4월 6일 방영된 [목요기획 - 어디서 누구와 살아야 할까? 고독] 입니다.

#노령화 #고독사 #독거노인
Category
다큐멘터리 - Documentary
Tags
KBS, 다큐멘터리, doc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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