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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잃고 두 아이 홀로 키우는 마방 엄마의 15년 인생│"내 자식에게만은 물려주고 싶지 않아요" │티벳에서 중국까지 노새 짐꾼의 하루│길 위의 인생│#골라듄다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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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영상은 2015년 12월 1일에 방송된 <다큐 영화 길 위의 인생 - 매리설산, 마방 엄마>의 일부입니다.

위뻥 마을의 마방, 이쉬취리
이쉬취리(35)씨는 오늘도 길을 걷는다.
언제나 그녀의 뒤를 따르는 네 마리의 노새
티베트 불교의 성지인 매리설산을 마주하기 위해 찾아오는
순례자나 여행객을 태우는 것이 마방, 이쉬취리씨의 일이다.
성산에 조금이라도 가까이 닿고자 하는 사람들의 간절한 마음까지 태우고
이쉬취리씨는 지난 십오 년간, 같은 길을 수백 번 오르내렸다.
차가 다닐 수 없는 설산 자락 깊은 골짜기 마을, 위뻥
이곳의 교통수단은 노새뿐이기에 마방의 역할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해가 질 때까지 걸음을 멈출 수 는 날도 있고
달걀과 물로 배를 채워야 하는 날도 허다하지만
이쉬취리씨가 노새를 아끼는 마음은 천상 마방이다.
매일 아침, 가장 좋은 보리를 말리고 볶아 노새에게 먹이고
걸음 가벼울 날 없는 노새가 아프지는 않을까
매일 그 등을 쓰다듬고 어루만져주는 이쉬취리씨
산길을 오르다 보면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지만
그녀는 절대 노새를 타는 법이 없다.
“온종일 등에 짐과 사람을 업고 다니는데 얼마나 힘들겠어요.
노새들이 안쓰럽고 미안해서 탈 수 없어요.”

어머니에게서 딸로 대물림 되는 삶
이취취리씨의 어머니도 마방이었다.
어머니는 일찍 세상을 떠난 남편을 대신해 마방 일을 했다.
험난한 길을 걷고 또 걸어 삼남매 키워낸 어머니
단 한 번도 위뻥마을을 떠나본 적 없는 이쉬취리씨가
살기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어머니를 따라 마방 길에 오르는 것이었다.
그렇게 마방 일을 물려받은 지 십 오년
어머니의 삶은 마치 숙명처럼 딸에게 대물림 되었다.
이쉬취리씨는 오래전 남편을 잃고 두 아이를 홀로 키운다.
영원히 녹지 않는 설산의 눈처럼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고난의 대물림
이쉬취리씨의 단 하나의 소원은 고된 삶의 대물림을 끝내는 것이다.
자식만큼은 공부를 시키고 싶은 글 모르는 엄마 이쉬취리씨는
12살 아들과 8살 딸을 도시의 학교로 보내고 홀로 마을에 남아있다.
하루에도 수십 번 찾아오는 그리움과 고독을 엄마라는 이름으로 견뎌내는 이쉬취리씨.
그녀는 설산 자락을 따라 부는 칼바람도 두렵지 않은 악착같은 엄마다.
주말마다 아이들을 보러가는 길은 꼬박 하루가 걸리지만
이쉬취리씨에게 그 길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길이다.
다리 건너 흙길 지나고, 비탈길 지나 만나는 아이들의 웃음은 고단함마저 잊게 한다.

변하는 위뻥, 사라지는 마방의 길
최근 위뻥 마을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흙길이었던 마을 골목마다 시멘트가 덮이고
밀려드는 신식건물에 전통가옥도 몇 채 남지 않았다.
이쉬취리씨는 할아버지가, 어머니가 노새를 몰고 다녔던 길이
하나 둘 사라지는 것을 보는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살기 위해, 자식들 위해 선택한 마방의 길을
언제까지 지킬 수 있을지 이쉬취리씨는 알 수 없다.
“지금처럼 마을이 빠르게 변한다면 마방이 사라질지도 모르겠어요.”
오랜 시간 동안 마방의 역할이 조금씩 변해 온 것처럼
지금 위뻥 마을은 또 다른 변화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노새와 함께 걷는 것이
자식을 지키는 유일한 길이라는 이쉬취리씨
위뻥의 마지막 마방일지도 모르는 그녀는 오늘도 길을 걷는다.

✔프로그램명: 다큐 영화 길 위의 인생 - 매리설산, 마방 엄마
✔방송 일자: 2015년 12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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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egory
다큐멘터리 - Documentary
Tags
EBS, EBS documentary, EBS 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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