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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선의 길이만 200km! 수많은 생명들의 보금자리 '천수만' 갯벌이 있다. 풍요의 땅 충남 홍성 (KBS 20130511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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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재발견 [그 땅엔 풍요가 흐른다 - 충남 홍성]

▶ “봄이 무르익는 홍성” - 결성농요 / 주꾸미 잡이
만물이 살아나는 봄, 겨우내 얼어붙었던 땅이 촉촉한 기운을 머금기 시작하면 농사꾼들의 마음도 분주해진다.
예로부터 농경문화가 발달한 우리나라에는 각 지역의 특색이 담긴 농요가 전해오는데... 홍성에는 결성농요가 있다. 농사일의 피로를 잊고 능률을 높이기 위해 불렀던 농요에는 흔히 일 년간의 농사 과정과 농민들의 삶의 애환이 담겨있기 마련인데, 그 흥겨운 노랫소리와 함께 한해 농사의 시작을 함께 해본다. 또한 ‘봄 주꾸미, 가을 낙지’란 말이 있듯이 홍성 앞바다에선 바다의 봄나물이라 불리는 주꾸미 잡이가 한창이다. 소라나 조개껍데기 안에 알을 낳는 주꾸미의 습성을 이용해 잡을 때도 독특하게 소라 껍데기로 잡는다는데... 5-6월이 산란기인 주꾸미는 3월 중순부터 5월까지 알이 꽉 차 가장 맛있다. 봄이 무르익고 있는 홍성의 아름다운 들녘과 바다 풍경을 담는다.

▶ "생명의 바다, 천수만" - 천수만 / 바지락 잡이
홍성 땅 서쪽을 차지하고 있는 천수만. 이곳이 새들의 낙원이라 불리게 된 것은 1990년대 초 천수만 방조제 건설로 거대한 담수호와 수십만평에 달하는 간척지가 조성된 이후부터다. 새로이 형성된 담수호와 수십만평에 농경지에서 풍부한 먹잇감을 제공하고 사방에 펼쳐진 갈대밭은 은신처로 천혜의 서식환경이 된 것이다. 특히 겨울이면 하늘을 새까맣게 뒤덮은 철새들의 군무가 장관을 이루는 동북아 최대의 철새 도래지다. 지금 겨울철새들은 거의 떠났지만, 도요새 등이 새롭게 찾아와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고 있는데... 또한 남북으로 뻗은 해안선의 길이만 200km에 달하는 천수만. 세계 5대 갯벌로 손꼽히는 기름진 뻘밭에는 수많은 생명을 품고 있는데, 이 맘 때면 천수만에는 통통하게 살이 오른 바지락이 제철이다. 풍요로운 바다에 기대 평생을 살아온 사람들의 삶의 풍경과 함께, 천수만 가득한 생명의 기운을 느껴본다.

▶ “내포의 중심을 품은 용봉산”
용의 몸에 봉황의 머리를 얹어놓은 형상이라는 용봉산은 이름과 달리 낮고 아담한 산이다. 그러나 등산로에 발을 들여놓으면 신록을 배경삼아 좌우로 펼쳐지는 기암괴석의 퍼레이드에 압도되고 만다. 높이 381m로 규모는 작은 편이지만 지세와 경치가 뛰어나 충청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용봉산에는 이름난 명소도 많은데.... 홍성 출신의 명장 최영장군이 호연지기를 길렀다는 활터를 비롯해 병풍바위와 악귀봉 등 아름다운 암릉길이 이어져 시선을 붙잡는다. 또한 고려시대 불상인 홍성신경리마애석불과 백제시대의 고찰 용봉사 등 내포문화의 중심지로 문화 발전을 이끌었던 홍성의 옛영화를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정상에 오르면 홍성의 아름다운 풍경이 한눈에 펼쳐지는 용봉산에서 홍성의 역사와 문화를 다시한번 돌이켜본다.

▶ “역사와 함께 해온 삶의 이야기” - 광천 새우젓 / 옹기장인
홍성군 광천읍 옹암리. 1931년 장항선 개통으로 광천은 수많은 어선과 해산물은 물론 새벽길을 달려와 새우젓을 사려는 상인들로 성시를 이루는 전국 새우젓 상권의 중심이기도 했다. 그러나 60년대부터 불기 시작한 서해안 갯벌의 간척사업으로 옹암포는 포구로서의 구실을 잃고 말았는데... 쇠락해가던 마을을 되살린 것은 바로 토굴 새우젓이었다. 1960년대 마을의 한 주민이 금광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폐광 안에 새우젓 독을 저장하니 맛도 좋고 보존성도 뛰어났다는 것. 이후 마을 이곳저곳에 토굴이 뚫렸고, 새우젓 숙성에 더할나위없는 조건을 갖추고 있어 전국에서 이름난 새우젓 마을이 되었다. 또한 오래 전 이 지역이 새우젓으로 번영하던 시절, 인근 지역엔 옹기를 만드는 가마가 여러개 늘어서 있었다고 한다. 흔히 숨 쉬는 그릇이라 불리는 옹기가 새우젓 숙성에 최적이었기 때문인데... 시대의 변화와 함께 옹기도 점점 사라져가는 상황에서도, 200여년째 대를 이어 옹기를 만들어온 사람들이 있다. 오래 전부터 사용해온 전통가마에 불을 지피며 소박한 서민의 그릇의 명맥을 이어온 옹기장이를 만난다.

▶ “종가 음식 이야기” - 조응식 가옥 / 음식방문과 종가음식
내륙 깊숙이 바다가 파고드는 구조를 지닌 홍성은 예로부터 해상교통과 육로가 모두 발달해 사대부들이 낙향해 지은 집들이 많았다. 9가지 보물이 있다는 보계산 자락, 담양 전씨 일가가 400년 이상 집성촌을 이뤄온 거북이마을을 비롯해 오래된 고택들도 많은데... 조선 시대 첨자공 조태벽이 병자호란 때 낙향해 터를 잡았다는 조응식 가옥 또한 그가운데 하나다. 집 앞으로는 연못이 조성되고 뒤로는 소나무숲이 감싸고 있어 조선시대 가옥 특유의 조형미가 살아있는 이 가옥에는 귀중한 책 한권이 전해온다. 대대로 집안의 맏며느리에게 이어져왔다는 [음식방문]. 150여년전 이 집안의 숙부인 전의이씨가 썼다는 이 책에는 70여가지의 음식조리법이 정갈한 필체로 적혀있는데... 대부분의 종가엔 종부의 손에서 손으로 이어온 내림음식이 있기 마련이지만, 이렇게 문서화된 레시피가 전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한 가문의 역사는 물론, 우리의 소중한 전통이 깃들어있는 종가의 음식 이야기를 함께 해본다.

▶ “아버지의 사랑이 만든 수목원” - 그림이 있는 정원
푸르른 신록과 꽃이 어우러지는 수목원은 봄 기운을 만끽할 수 있는 곳으로 손꼽힌다. 홍성에는 그 아름다움과 함께 가족의 따뜻한 사랑과 예술의 향기를 만날 수 있는 곳이 있다. 소나무를 중심으로 1500여종의 식물과 갖가지 꽃들이 화려한 풍경을 뽐내는 이곳은 원래 버려진 야산이었다. 그런 곳을 이렇게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가꾼 사람은 일흔이 넘은 나이의 임진호씨. 그에겐 20여년 전, 사고로 전신마비가 된 아들 임형재씨가 있다. 혼자 힘으론 침대에서 일어나 앉을 수도 없는 아들에겐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세상의 전부였고, 그 아들을 위해 아버지는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그리고 십수년의 세월이 흘러 어느덧 3만평에 이르는 거대한 수목원이 만들어진 것이다. 사고가 난 후 꼬박 7년을 누워만 지내던 아들은 아버지의 사랑이 만들어낸 이 수목원에서 구필화를 그리기 시작했고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두 번이나 입상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아버지의 사랑과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 그리고 역경을 딛고 꽃피워낸 예술혼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임형재 화백의 그림들은 더없는 감동으로 다가온다.

#천수만 #주꾸미 #정원
Category
다큐멘터리 - Documentary
Tags
KBS, 다큐멘터리, doc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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