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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2회 - 유랑의 멜로디, 머무는 노래 김두수
2015-10-01
온전히 자유로울 수 없기에 자유를 갈망하는 인간, 그래서 자유를 노래하는 김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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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랑의 멜로디, 머무는 노래
김두수
# 자유를 찾아서
파르라니 떨리는 목소리로 속세로부터 초탈한 듯 노래하는 ‘아트 포크 음악가’ 김두수. 아주 많은 사람들이 아는 뮤지션은 아니지만 그의 음악을 아끼는 사람들은 안다. 자유롭지 못한 인간의 가장 자유로운 음악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의 음악에서 단순한 음률을 넘어선 어떤 고귀한 철학 혹은 숭고한 종교 같은 느낌이 전해진다는 것을. 그것은 아마도 1986년 데뷔 이래 30여년의 세월동안 단 6장의 정규 앨범을 내놓으며 사이사이 여백의 시간들을 충분히 부유하며 사유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1986년, 1집 「시오리길」의 수록곡 ‘철탑 위에 앉은 새’란 노래가 심의불가 판정을 받고 절망한 김두수는 앨범 활동을 접는다. 기획사를 옮겨 2년 후, 2집 「약속의 땅」을 발표하지만 이번에는 병마가 발목을 잡았다. 가까스로 다시 3년 만에 「보헤미안」(1991)이란 타이틀의 3집 앨범을 완성했지만 건강이 좋지 않아 역시 앨범 활동은 불가능했다. 이후 대관령 산골에서 몸과 마음을 추스르던 그는 무려 11년 만인 2002년,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으로 꼽히는 4집 「자유혼」을 발매한다. 하지만 국내에서보다 외국에서 더욱 주목받던 그는 5집 앨범 「열흘 나비」(2007)를 일본 음반사를 통해 내놓게 된다. 이후 자신의 노래 ‘보헤미안’처럼 일본과 유럽 각지 투어를 돌기도 한 그는 자신의 정서와 맞닿아있는 유럽 집시 음악을 접목시키겠다는 꿈을 안고 체코로 떠난다. 그리고 그곳에서, 햇수로 무려 8년 만의 정규 앨범인 「곱사무舞」(2015)를 탄생시킨다.
# 떠도는 가인歌人
그는 이번 6집 앨범 「곱사무舞」를 프라하 인근 시골 마을에 머물며 보헤미안의 기질을 지닌 체코 뮤지션들과 함께 작업했다. 녹음에 참여한 연주자들은 체코 국립 오케스트라의 수석 플루트 주자인 마틴 체흐(Martin Čech), 세계적인 영화음악가 엔니오 모레코네의 공연 동반자인 아코디언 연주자 파벨 드레셔(Pavel Drešer) 등 체코 현지의 저명한 뮤지션들이다. 그 밖에 첼로/바이올린/트럼펫 등을 더해 전작들과 달리 다채로운 소리와 이국적인 정취가 스며들어 있다. 녹음은 이번 앨범에 베이시스트와 엔지니어로 참여한 체코 뮤지션 얀 체르니(Jan Cerny)의 숲 가까이에 있는 조용한 스튜디오에서 진행하고, 마스터링 과정을 생략해 자연스러운 연주의 질감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이는 바람, 지는 바람, 돌아갈 곳 잊었네/ 피는 사랑, 지는 사랑, 머무는 법 잊었네/
망각의 꽃을 심은 그 푸른 언덕 위에/ 욕망의 탈을 벗고 곱사춤을 추는 사람” -곡 ‘곱사무’ 중
현대인의 왜곡된 자아를 그린 자화상이란 의미를 담은 타이틀 ‘곱사무’가 암시하듯, 노랫말은 한 편의 문학 작품이다. “‘사람의 생과 여정’, ‘자연과 우주와의 교섭’이란 주제에 천착해 왔고, 이는 앞으로도 계속 탐구해야 할 주제”라고 말하는 그의 모토가 여실히 담겨있다. 온전히 자유로울 수 없기에 자유를 갈망하는 인간, 그래서 자유를 노래하는 김두수.
몸도 마음도 서늘해지는 가을의 문턱, 삶이라는 고독한 여행길에 갇혀있는 이라면 그의 음악 철학으로 사색해보길 바란다. 혹여 이해하기 어렵더라도 그의 음악은 음률 자체로도 아름답고 경이롭기에 어느 순간 묵직한 뜨거움이 자연스레 차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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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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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수
# 자유를 찾아서
파르라니 떨리는 목소리로 속세로부터 초탈한 듯 노래하는 ‘아트 포크 음악가’ 김두수. 아주 많은 사람들이 아는 뮤지션은 아니지만 그의 음악을 아끼는 사람들은 안다. 자유롭지 못한 인간의 가장 자유로운 음악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의 음악에서 단순한 음률을 넘어선 어떤 고귀한 철학 혹은 숭고한 종교 같은 느낌이 전해진다는 것을. 그것은 아마도 1986년 데뷔 이래 30여년의 세월동안 단 6장의 정규 앨범을 내놓으며 사이사이 여백의 시간들을 충분히 부유하며 사유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1986년, 1집 「시오리길」의 수록곡 ‘철탑 위에 앉은 새’란 노래가 심의불가 판정을 받고 절망한 김두수는 앨범 활동을 접는다. 기획사를 옮겨 2년 후, 2집 「약속의 땅」을 발표하지만 이번에는 병마가 발목을 잡았다. 가까스로 다시 3년 만에 「보헤미안」(1991)이란 타이틀의 3집 앨범을 완성했지만 건강이 좋지 않아 역시 앨범 활동은 불가능했다. 이후 대관령 산골에서 몸과 마음을 추스르던 그는 무려 11년 만인 2002년,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으로 꼽히는 4집 「자유혼」을 발매한다. 하지만 국내에서보다 외국에서 더욱 주목받던 그는 5집 앨범 「열흘 나비」(2007)를 일본 음반사를 통해 내놓게 된다. 이후 자신의 노래 ‘보헤미안’처럼 일본과 유럽 각지 투어를 돌기도 한 그는 자신의 정서와 맞닿아있는 유럽 집시 음악을 접목시키겠다는 꿈을 안고 체코로 떠난다. 그리고 그곳에서, 햇수로 무려 8년 만의 정규 앨범인 「곱사무舞」(2015)를 탄생시킨다.
# 떠도는 가인歌人
그는 이번 6집 앨범 「곱사무舞」를 프라하 인근 시골 마을에 머물며 보헤미안의 기질을 지닌 체코 뮤지션들과 함께 작업했다. 녹음에 참여한 연주자들은 체코 국립 오케스트라의 수석 플루트 주자인 마틴 체흐(Martin Čech), 세계적인 영화음악가 엔니오 모레코네의 공연 동반자인 아코디언 연주자 파벨 드레셔(Pavel Drešer) 등 체코 현지의 저명한 뮤지션들이다. 그 밖에 첼로/바이올린/트럼펫 등을 더해 전작들과 달리 다채로운 소리와 이국적인 정취가 스며들어 있다. 녹음은 이번 앨범에 베이시스트와 엔지니어로 참여한 체코 뮤지션 얀 체르니(Jan Cerny)의 숲 가까이에 있는 조용한 스튜디오에서 진행하고, 마스터링 과정을 생략해 자연스러운 연주의 질감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이는 바람, 지는 바람, 돌아갈 곳 잊었네/ 피는 사랑, 지는 사랑, 머무는 법 잊었네/
망각의 꽃을 심은 그 푸른 언덕 위에/ 욕망의 탈을 벗고 곱사춤을 추는 사람” -곡 ‘곱사무’ 중
현대인의 왜곡된 자아를 그린 자화상이란 의미를 담은 타이틀 ‘곱사무’가 암시하듯, 노랫말은 한 편의 문학 작품이다. “‘사람의 생과 여정’, ‘자연과 우주와의 교섭’이란 주제에 천착해 왔고, 이는 앞으로도 계속 탐구해야 할 주제”라고 말하는 그의 모토가 여실히 담겨있다. 온전히 자유로울 수 없기에 자유를 갈망하는 인간, 그래서 자유를 노래하는 김두수.
몸도 마음도 서늘해지는 가을의 문턱, 삶이라는 고독한 여행길에 갇혀있는 이라면 그의 음악 철학으로 사색해보길 바란다. 혹여 이해하기 어렵더라도 그의 음악은 음률 자체로도 아름답고 경이롭기에 어느 순간 묵직한 뜨거움이 자연스레 차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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