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깊은 골짜기
매원골로 가는 올솔길에서 자봉스님을 만났습니다.
산 아래 세상을 만나고 거처로 돌아가는 길이지요.
스님이 오가는 이들을 위해 오랜 세월 땀 흘려 만든 길입니다.
겨우 내 사람 발길 뜸 했던 계곡은 천천히 봄맞이 채비를 합니다.
계곡 물소리를 도반삼아 부지런히 언덕을 오르면 스님의 거처가 있습니다.
12년 전 매원골로 들어온 스님은 화전민이 살던 폐가를 수리해 거처로 삼았습니다.
전기와 수도가 들어오지 않는 심신산골에서 홀로 정진하는 중이지요.
산 아래에서 콩을 구해온 스님
육식을 하지 않는 불가에서 콩은 귀한 양식이죠.
대부분 농사를 지어 자급자족 하지만 콩만은 예외입니다.
공양간에서는 샘물을 식수로 쓰고 있지요.
콩은 시간에 맡겨두고 점심 공양을 준비하는 스님
아궁이에서 꺼낸 숯불로 음식을 하는데요.
불씨를 간직한 숯불을 오랜시간 지키는 게 산중생활의 비법
다만 불씨가 약해서 요리하는 내내 불씨를 키워야하죠.
산 아래에서는 손쉽게 얻는 것들이 이곳에서는 시간을 들이고 정성을 보태야
비로소 마주하게 됩니다.
그 과정이 모두 수행이라 여기는 스님
그 사이 깊은 산골에도 새로운 계절이 오고 있습니다.
찬 바람 누구러지자 그간 미루어두었던 나무를 하러 가는 스님.
산중이라 봄이와도 5월까지는 아궁이에 불을 떼어야 하죠.
죽은 나무를 거두고 뗼감을 만드는데요.
월동준비로 모아놓은 떌감이 계절을 어찌알고 계절을 고했죠
한 눈에 보아도 묵직해 보이는데요. 토굴까지 옮길 수 있을까요?
지리산 품에서 시작한 산중생활이 어느 덧 30여 년.
지게를 지는 건 스님의 일상이 되었습니다.
늘 한결같은 걸음이지요.
“힘든 것이 인생인데 어찌 힘든 것을 마다하겠어요”
오로지 자신이 감당해야 할 무게인 셈이죠.
그저 묵묵히 받아들입니다.
찰나에 순간이 지나면 고요함이 자리잡습니다.
계곡 옆 수행자의 집에 구수한 냄새가 진동합니다.
이제 스님이 나설 차례이죠.
삶은 콩이 먹음직스러운데요.
어린시절 어머니가 청국장 만들 때 어깨넘어로 배웠다는 스님.
혼자하는 살림이라 간소하긴 해도 정성을 다합니다.
작은 토굴에서 한자리 차지했습니다.
14살 나이에 수행을 시작한 뒤 30년을 방황했던 스님
홀로 참회의 업보를 짊어지고 지리산 깊은 계곡으로 들어왔죠.
쉼 없이 흐르는 물소리는 어느 날은 번뇌였고 또 어느 날은 깨달음이었습니다.
무수한 계절을 보내고 나서야 괴로운 마음 내려놓고 풍경을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찾은 건 작은 것에도 만족하는 마음
어둠을 몰아내고 맞이한 생활
김치 한통 생겨들고 토굴을 나서는 스님
불일암으로 가는 길 험한 비탈길의 연속입니다
수행자에게는 험난한 길도 깨달음을 위한 과정인걸까요?
그렇게 30분을 걸어 불일암에 도착했습니다.
또 다시 수행의 길을 떠나는 스님.
그 여정의 끝에는 봄이 기다리고 있겠지요.
#한국기행 #다큐 #스님 #참회 #참선 #휴먼 #다큐 #암자 #토굴 #자연인 #계곡 #방황
매원골로 가는 올솔길에서 자봉스님을 만났습니다.
산 아래 세상을 만나고 거처로 돌아가는 길이지요.
스님이 오가는 이들을 위해 오랜 세월 땀 흘려 만든 길입니다.
겨우 내 사람 발길 뜸 했던 계곡은 천천히 봄맞이 채비를 합니다.
계곡 물소리를 도반삼아 부지런히 언덕을 오르면 스님의 거처가 있습니다.
12년 전 매원골로 들어온 스님은 화전민이 살던 폐가를 수리해 거처로 삼았습니다.
전기와 수도가 들어오지 않는 심신산골에서 홀로 정진하는 중이지요.
산 아래에서 콩을 구해온 스님
육식을 하지 않는 불가에서 콩은 귀한 양식이죠.
대부분 농사를 지어 자급자족 하지만 콩만은 예외입니다.
공양간에서는 샘물을 식수로 쓰고 있지요.
콩은 시간에 맡겨두고 점심 공양을 준비하는 스님
아궁이에서 꺼낸 숯불로 음식을 하는데요.
불씨를 간직한 숯불을 오랜시간 지키는 게 산중생활의 비법
다만 불씨가 약해서 요리하는 내내 불씨를 키워야하죠.
산 아래에서는 손쉽게 얻는 것들이 이곳에서는 시간을 들이고 정성을 보태야
비로소 마주하게 됩니다.
그 과정이 모두 수행이라 여기는 스님
그 사이 깊은 산골에도 새로운 계절이 오고 있습니다.
찬 바람 누구러지자 그간 미루어두었던 나무를 하러 가는 스님.
산중이라 봄이와도 5월까지는 아궁이에 불을 떼어야 하죠.
죽은 나무를 거두고 뗼감을 만드는데요.
월동준비로 모아놓은 떌감이 계절을 어찌알고 계절을 고했죠
한 눈에 보아도 묵직해 보이는데요. 토굴까지 옮길 수 있을까요?
지리산 품에서 시작한 산중생활이 어느 덧 30여 년.
지게를 지는 건 스님의 일상이 되었습니다.
늘 한결같은 걸음이지요.
“힘든 것이 인생인데 어찌 힘든 것을 마다하겠어요”
오로지 자신이 감당해야 할 무게인 셈이죠.
그저 묵묵히 받아들입니다.
찰나에 순간이 지나면 고요함이 자리잡습니다.
계곡 옆 수행자의 집에 구수한 냄새가 진동합니다.
이제 스님이 나설 차례이죠.
삶은 콩이 먹음직스러운데요.
어린시절 어머니가 청국장 만들 때 어깨넘어로 배웠다는 스님.
혼자하는 살림이라 간소하긴 해도 정성을 다합니다.
작은 토굴에서 한자리 차지했습니다.
14살 나이에 수행을 시작한 뒤 30년을 방황했던 스님
홀로 참회의 업보를 짊어지고 지리산 깊은 계곡으로 들어왔죠.
쉼 없이 흐르는 물소리는 어느 날은 번뇌였고 또 어느 날은 깨달음이었습니다.
무수한 계절을 보내고 나서야 괴로운 마음 내려놓고 풍경을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찾은 건 작은 것에도 만족하는 마음
어둠을 몰아내고 맞이한 생활
김치 한통 생겨들고 토굴을 나서는 스님
불일암으로 가는 길 험한 비탈길의 연속입니다
수행자에게는 험난한 길도 깨달음을 위한 과정인걸까요?
그렇게 30분을 걸어 불일암에 도착했습니다.
또 다시 수행의 길을 떠나는 스님.
그 여정의 끝에는 봄이 기다리고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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